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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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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센스

: 뇌주름에 새겨진 감각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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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614g | 153*224*30mm
ISBN13 9788964620328
ISBN10 89646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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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감각을 믿고, 우리의 감각이 우리에게 현실세계에 대한 객관적이고 완벽하고 정확한 자료를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틀린 믿음이다. 우리 두뇌는 우리 현실을 구축하며, 우리가 기대하고, 상상하고, 바라는 것을 틀로 삼아 모든 입력을 조형한다. 우리 뇌는 독자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 광파를 자신이 예상한 영상으로, 음파를 소음에서 음악까지 다양한 패턴으로 조형한다. 우리의 촉각은 가단성可鍛性 있고 가변적이며 조정할 수 있다. 우리는 기대했던 맛을 느끼고 기대했던 냄새를 맡게 된다. 정확히 똑같은 환경에서도, 여러분과 내가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지고 냄새 맡은 것이 전혀 다를 수 있다?또한 감각이 수집한 정보에 관해 저마다 다른 결론을 끌어낼 수도 있다. 우리의 개인적 세계는 우리 뇌가 감각이라는 원자재를 가지고 세운 건물이다. 그 원자재는 건축 과정에서 엄청나게 조정된다. ---p.16

“오랫동안 운동과학은 거의 모든 실험에서 주도적인 팔이 움직이는 방식을 살펴보았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어쩌다 양쪽 팔 모두로 시각이 아니라 고유수용감각―신체의 공간감각―에 의지해 움직임을 똑같이 따라하는 실험을 해보게 됐는데, 정말이지 특이한 결과를 얻었어요. 비주도적인 팔이 주도적인 팔보다 더 잘한다는 거였지요.” 고블은 자신이 발견한 결과를 의심했다. 확인하고 또 확인해도 절차상 잘못된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아서, 고블은 혹시 자기보다 먼저 그런 결과를 보고한 사람이 없었는지 알아보려고 연구문헌을 뒤졌다. 아니나 다를까, 거의 30년 전부터 오랫동안 간과된 논문에서 비슷한 결과를 발견했는데, 팔이 아니라 엄지손가락을 가지고 한 실험이었다. 피험자들은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하는 과제를 주로 쓰는 손보다 그렇지 않은 손으로 더 잘했지만, 그 연구팀에서는 누구도 그런 특이성에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주로 쓰는 팔과 손이 항상 모든 일을 더 잘하지 않나? 고블이 발견한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에 위배되었다. “그 순간 우리가 정말로 뭔가를 잡아냈구나 싶었어요.” ---pp.66~67

테레사는 후각상실 탓에 어른이 되고 나서도 계속 힘들었다고 한다. 아기를 낳았을 때는 언제 기저귀를 갈아야 할지를 알 수가 없었다. 하루 종일 기저귀를 들춰보다 마침내 일정표를 만들어서 그 시간에 맞춰 기저귀를 갈았다. 실수로 유독한 화장실 청소 세제를 한데 뒤섞는 바람에 어지럼증을 느낀 적도 있었다. 테레사는 오랫동안 미용사로 일했지만, 염색약과 파마약 냄새를 맡지 못했다. 화학물질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다. 테레사는 말한다. “저는 심한 냄새들을 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마치 냄새가 코를 건너뛰어 곧장 위로 가는 것처럼 속이 메스꺼울 때가 많았어요.” 테레사는 강박적으로 청결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자신이 입냄새가 나는지 안 나는지 알 수 없어서 양치질을 너무 자주 했다. 달력에는 10대인 아들들이 샤워를 해야 할 때를 적어놓았다. 엄마가 되어서 아들이 몸에서 냄새가 나는지도 모르고 있으면 어쩌나 걱정스러워서였다. 테레사는 향수를 뿌리지 않는다. “옛날이라면 ‘음, 너 좋은 냄새 난다!’ 하는 말을 듣고 싶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딱 한 번 향수를 써보려고 했는데,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식구들이 질식할 뻔했어요.” ---pp.125~126

미시간 연구팀은 쥐의 신체에서 염분을 박탈하는 실험을 통해 소금물에 대한 쥐의 정상적 반응을 변화시켰다. 이 쥐들은 소금 용액을 맛본 뒤 혀를 내밀고 앞발을 핥았는데, 흡사 설탕물에 대해서 하는 행동과 같았다. 이전에 보였던 소금에 대한 혐오 반응에서 완전히 반전해, 비호감이 호감으로 변한 것이다. 동물들이 어떤 용액을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배쪽창백의 신경세포는 더 빨리 활동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소금물에 대한 반응속도가 좋아하는 설탕물보다 훨씬 느렸다. 그렇지만 쥐 체내에 소금이 결핍되었을 때는 배쪽창백 촉발속도가 갑절이 되어, 설탕물이 촉발한 속도를 따라잡거나 넘어섰다. 연구자들은 실제 맛뿐만 아니라 예상된 맛에 대한 반응도 추적했다. 배쪽창백의 좋아하기 담당 신경세포들은 설탕이 기대될 때 급속히 활동을 개시하고 맛없는 소금을 예상하고 있을 때는 거의 활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쥐들에게서 염분을 박탈하자, 보상 관련 신경세포들은 소금이 기대될 때 급속히 활동을 개시했다. 그것은 신경세포가 맛(좋아하기)이 아니라 ‘원하기’에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쥐들은 진한 소금 용액을 갑자기 좋아하게 되지는 않지만 소금을 원한다. ---pp.177~179

뇌의 감각정보처리 역할을 그토록 강조했으니, 감각기관 자체를 수동적 수용체로 생각하고 싶을 법도 하다. 눈은 그저 빛의 파장을 전송하는 정도, 코는 그저 분자를 수집하는 정도로. 하지만 그 시각은 틀렸다. 감각기관은 감각정보의 1차 처리를 맡는다. 망막의 이미지는 어떤 자극이 시각겉질을 향해 급파되기 훨씬 전에 연쇄적 화학작용을 통해 형성된다. 코가 작동하고 있지 않다면 뇌의 후각중추들도 작동할 수 없다. 코에서 생성되는 자극의 패턴들은 뇌가 냄새를 감지하고 식별하려 할 때 얻을 수 있는 자료의 전부다. 혀의 맛봉오리가 손상을 입으면 미각은 사라진다. 피부에 있는 신경말단이나 기계자극수용체가 손상을 입으면 촉각의 다양한 감흥은 모조리 사라진다. 감각기관이 하는 일은 그저 정보를 받고 전송하는 것 이상이다. 감각신경이 보내는 자극이 없으면 신생아 뇌의 각 전담영역들은 결코 정상적인 기능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p.271

내가 생각하기에 틀림없이 공감각자인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그것을 결코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 내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은 19세기의 프랑스 화학자 셉티무스 피스인데, 그는 냄새가 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소리가 귀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한 사람이다. 피스는 냄새를 음악으로 느꼈고 음악가들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단위로 냄새를 구분했다. 피스는 ‘무겁다’고 여겨지는 냄새에 낮은음자리표를 배정했다. 날카롭고 톡 쏘는 냄새는 높은음자리표 높이에 두었다. 그는 1857년에 이렇게 썼다.

냄새는, 소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확실히 어느 정도 후각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음악의 옥타브처럼 냄새에도 옥타브가 있다. 어떤 냄새들은 한 악기의 조성들처럼 동시에 풍긴다. 아몬드, 헬리오트로프(연보라색 꽃이 피는, 향기가 좋은 정원식물), 바닐라, 오렌지 꽃 같은 것들은 한데 뒤섞여서 각각 정도만 다른 거의 비슷한 느낌을 낸다.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섞여 더 높은 옥타브의 냄새를 형성하는 것들로는 시트론, 레몬, 오렌지 껍질, 버베나(마편초과의 화초)가 있다. 같은 방식으로 세미오더라는 비유를 들 수 있는데, 로즈와 로즈제라늄의 향은 이분음표이고, 약간의 곡물과 네롤리(운향과 식물의 꽃)는 검은 건반의 음을 내고 오렌지 꽃이 그 뒤를 따른다. 그러고 나서 파촐리(꿀풀과 관목), 백단향, 비티버트 등 많은 향들이 서로 충돌한다. ---pp.335~336

미국인 내과의사 사일러스 와이어 미첼(1829~1914)은 유령감각과 헛통증을 두루두루 다루는 글을 썼는데, 그의 지식은 대체로 필라델피아에 있는 터너스 레인 병원에서 얻은 것이었다. 거기서 미첼은 미국 내전에서 사지를 잃은 병사들을 치료했다. 미첼은 헛유방통증(환상유방통)의 사례도 보았고, 심지어 성기를 잃은 남자들이 겪는 발기 인식 사례도 접했다. 1872년에 출간된 저서 『신경손상과 그 결과들』에서 미첼은 이렇게 말한다.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들은 거의 모두 그 잃어버린 부위에서 지속적이거나 간헐적인 환상을 느꼈다. 마치 자신의 감각적 유령과도 같은 그것은 어떤 때는 더없는 불편을 초래했고, 가끔은 미약하게 느껴졌는데, 한 대 맞거나 툭 건드리거나 바람이 불기만 해도 깨어날 수 있었다.” 미첼은 90건의 절단 사례 중에서 유령감각이 없는 경우를 네 번밖에 보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 부위가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고 느꼈다. 미첼의 환자 한 사람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실제로 있는 다리보다 없는 다리를 더 확실히 느낀다고 말하더라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첼은 유령감각을 경험한 환자들의 사례연구 몇 건을 발표했는데, 때로는 일상적인 활동에 지장이 갈 정도였다.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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