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매일 먹고 마시는 먹을거리가 바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먹을거리가 바로 보약이며 한약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즉 밥, 먹을거리가 바로 보약이며 한약인 것이다.
향과 씹히는 맛으로 자주 식탁에 오르는 도라지와 더덕이 한약재로 쓰일 때는 약재명이 '길경'과 '사삼'으로 불린다. 과음 후의 건강 음료로 마시는 칡은 '갈근', 율무는 '의이인', 무씨는 '나복자', 살구씨는 '행인'이다. 이외에도 계피, 대추, 생강 등 여러 가지 먹을거리가 한약재로 쓰인다.
식약동원(食藥同原)이라는 말이 있다. 음식과 약의 그 근본 뿌리는 같다는 뜻인데, 우리가 먹을거리와 한약재를 잘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가는 말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보약하면 한의원이나 경동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식약동원이라는 말의 의미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보약재(한약재)도 우리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듯 우리가 식단을 차릴 때, 건강을 위해 좀더 좋고 필요한 음식을 준비하듯이 보약도 조금만 안내를 받으면 가정에서 쉽게 달여 먹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 머리말 중에서
보약이나 한약은 살찐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얘기가 있다.
“이 한약 먹으면 살 많이 찌나요?”
“처방하실 때, 살 안 찌게 해주셔야 합니다. 꼭요!”
결론부터 말하면, 한약은 살을 찌게 할 수도 있고 살을 빠지게 할 수도 있고 전혀 살과 무관할 수도 있다. 왜 그럴까? 한약은 오직 한 가지 처방만으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약에는 녹용이나 인삼만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에 따라 처방되는 약재들이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처방전이 있을 수 있다.예를 들어 소화기능이 떨어져서 입맛이 없어지고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의 처방은 소화기능을 살려주는 한약재를 쓰기 때문에 입맛이 살아나게 된다. 그때 소화기능이 떨어져서 영양 흡수가 잘 안되어 빠졌던 체중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평소에 혈액순환이 안 되고 몸이 냉해서 잘 붓는 사람은 혈액순환이 잘 되고 몸이 따뜻해지는 처방을 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부기도 빠지게 되고 몸이 가벼워져서 활동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여러모로 체중은 빠지게 된다.이렇듯 개인의 체질과 상태를 체크해서 처방되는 한약은 모두가 보약이 아닐뿐더러 모두 살을 찌게 만들지도 않는다.
보약은 봄가을에 먹어야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보약은 봄가을에 복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일리가 있는 말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봄철에는 위장기능이 약한 어린들이 식욕을 돋우고 성장에 도움을 주는 보약 계통을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가을철에는 호흡기계가 약한 어린이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고 잘 견딜 수 있도록 면역계에 도움을 주는 보약 계통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별히 보약을 복용해야 하는 시기가 따로 없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러고 보면 사계절이 전부 보약의 시기이기도 하다. 질병을 앓고 나서 체력이 떨어졌을 때, 집중적인 과로와 피로가 쌓일 때,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맘이 지쳐갈 때,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몸이 민감해질 때, 수술이나 출산 후 등 각 개인의 체질과 처한 환경에 따라 보약의 도움으로 건강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가 바로 모약 먹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라 하겠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