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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라 안 될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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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라 안 될 줄 알았어

: 어학연수 핑계로 무작정 멕시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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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60g | 140*190*15mm
ISBN13 9791189930769
ISBN10 1189930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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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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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없이 잘 굴러가던 나의 일상이었지만, 내 가슴 속에서 누군가가 자꾸 물었다. ‘이게 진짜 네가 원하던 삶이야?’ 정확히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다른 것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점점 더 강해졌다. 하지만 이미 20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던 나이, 뭔가 다시 시작하기엔 두려웠다.
--- p.15, 「마음 속에 피어난 작은 불씨」 중에서

나도 잘 알지는 못했다. 결혼 적령기에 안정적인 직장을 두고 철저히 혼자서 낯선 곳으로 떠나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걸 얻을 수 있을지,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알았다. 지금도 나는 잘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리라는 것을. 만약 이번 결정으로 인해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나는 그 안에서 대안을 찾을 것이라 믿었다. 인생에 있어 6개월, 1년 정도 잠시 다른 길을 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았다.
--- p.23, 「너는 나와 다른 선택을 하길」 중에서

내가 공부할 우남 대학교의 어학당인 세페에서는 외국 학생들을 위해 주거 리스트 홈페이지를 제공한다. 여기에 조건에 맞는 하숙집 몇 개를 골라 미리 이메일을 보냈고 어학당 등록 날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중략) 멕시코에서는 우리처럼 전세나 계약 기간 없이 보증금으로 한 달 치를 선금으로 내는 것이 보통이다. 집을 나갈 때는 나가기 한 달 전에 주인에게 통보하고 마지막 달 월세로 대체하거나 돌려받으면 되는 시스템이라 큰 목돈이 들어가지 않아 편리했다. 보통 학교 주변 하숙집의 시세는 2016년 당시 2,800~4,000페소(한화 17만 원~25만 원 사이, 현재 렌트비 시세는 3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정도였다. 우리나라보다 약간 저렴한 시세다.
--- p.66~68, 「나의 보금자리를 찾아서」 중에서

나만 수업 시간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도 같이 웃고 싶은데 웃을 수 없는 기분. 곁눈질로 주변을 살피며 눈치껏 수업을 따라갔다. (중략) 자신 없는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어 친구들과도 깊게 사귀지 못했고 초반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학교와 집을 반복하며, 나는 점점 말을 잃어갔다. 조바심이 일었다. 어떤 결심을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것밖에 못 하면 어쩌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해져 갔다.
--- p.73, 「새 학기의 시작」 중에서

멕시코에서 살사는 남녀노소 많은 사람이 추는 대중적인 춤이다. 많은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고 학교에서 배우거나 따로 배운 적 없이 자연스럽게 파티하러 다니며 습득하기도 한다고 한다. (중략) 둘러보니 다들 저마다의 스타일로 살사를 즐기고 있었다. 주로 턴을 하는 사람, 손과 발을 현란하게 놀리는 사람, 상대의 눈을 보며 교감에 더 집중하는 사람. 어떤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와 아들, 아빠와 딸, 부부, 친구와 삼촌, 나이를 가리지 않고 함께 춤을 즐기는 게 참 인상적이었다. 춤 실력과는 상관없이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니 참 예뻐 보였다.
--- p.86~88, 「살사, 넌 매력이다」 중에서

가족들은 나를 위해 불꽃놀이를 해준다며 집 밖으로 나를 이끌었다. 멕시코에서는 생일이나 특별한 날 자주 불꽃 놀이를 한다. 잘 모르는 외국인들은 총소리라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타닥타닥 타오르는 불꽃들. 검은 하늘을 수놓는 불빛을 보며 너무나 행복하고 사랑받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울어버렸다. 이렇게 따뜻한 환대라니. 정말 감사했다. 멕시코 사람들이 정이 많다더니 생각보다 더 친절하고 순수하다. 멕시코에서의 하루하루가 감동이고 사랑이다. 참 오길 잘했다.
--- p.92, 「따뜻한 환대」 중에서

멕시코에서 죽음은 무섭거나 슬픈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들은 죽음이란 이승에서 할 일을 다 마치고 쉬는 것이라 생각한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 Coco]에서도 다루고 있듯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은 자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다면, 고인은 다른 세상에서 영원히 산다고 믿는다.
--- p.179, 「죽음,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는 것」 중에서

“이제 스페인문화도 우리의 한 부분이야. 이제 따로 떼어 볼 수가 없어. 그들은 우리의 일부이고, 이것은 부인할 수 없지. 그들이 우리의 문명을 짓밟긴 했지만, 그 대신 그들의 문화를 전파했고, 그들과 결혼을 한 사람들 사이에 아이가 생겼고, 이제 혼혈, 원주민, 유럽계 사람들 모두가 멕시코 사람이야. 그렇게 오랜 기간 섞이고 함께해서 지금의 이 나라가 되었단다. 우리는 그들의 문화와 우리 고유의 문화를 결합해서 새로운,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지.”
--- p.219, 「멕시코 가족, 마리솔과 다니엘」 중에서

어찌 되었건 나는 그래도 멕시코의 이 당당함이 좋다. 선을 가르지 않는 포용력이 좋다. 개성을 존중하는 다양성이 좋다.
--- p.229, 「멕시코는 모든 걸 용서해」 중에서

“운전을 배운다고 생각하세요. 운전은 면허만 딴다고 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운전할 줄 알아야 하지요? 턱걸이로 따서 장롱면허인 사람이 많듯이 시험만 통과하는 것이 목적인가요?(중략) ¡Paso a paso 빠소 아 빠소! 한발 한발 성실히 내딛다 보면 어느새 멀리 와 있는 날 보고 놀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니 용기를 내세요.”
--- p.231, 「Paso a Paso 조금씩 천천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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