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괴롭힘과 따돌림을 하려고 해도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사소한 장난에도 과민반응하게 되어 잦은 다툼을 일으키고, 또 다른 아이를 괴롭히거나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다른 아이를 따돌리기도 하고 또 따돌림을 당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만약 내 아이가 이런 말과 행동을 자주한다면, 사춘기 이전에 부모의 도움이 시급하다는 사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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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 교실에서 아이들은 “선생님, ○○이가 ○○를 때렸어요!”, “선생님, ○○가 욕했어요!” 등 언제고 교사에게 달려와 친구의 잘못을 이르기 바쁘다. 만약 이 아이들이 부모와 소통이 원활한 가정에서 자랐다면 어땠을까? 아마 교사에게 이르기 전에 친구와 대화를 통해 그 일을 해결해 보려고 시도할 것이다. 또 어떤 아이들은 “선생님, 이거 할까요?”, “선생님, 물 마셔도 돼요?”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교사에게 물어본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가정에서 부모에게 존중을 받는다면 일일이 허락을 구하지 않고도 많은 경우에서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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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욱이에게는 감정을 알아주는 소통법을 교육하고 훈련시켰다. 그리고 부모의 싸움이 재욱이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에게 이해시켰다. 또한 재욱이가 부모의 다툼으로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었던 감정들을 표현하도록 도왔다. 재욱이는 감정을 받아주고 표현하도록 돕자 다행히도 쓰러지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고, 마침내 더 이상 쓰러지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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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는 집에 오면 학교 얘기를 전혀 안 해서 너무 답답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옆집 사는 같은 반 친구한테나 듣는다니까요.”
몇 년 전 학교에서 진행했던 부모교육의 첫 시간에 민호(초1) 어머니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고민을 들은 나는 그저 빙그레 웃으며 총 8회 차로 마련된 부모교육 시간에 빠지지 말고 꼭 참석하시라고만 말씀을 드렸다. 이후 민호 어머니는 교육시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셨지만 무슨 일이 있는지 매번 숨을 헐떡이며 교육시간 직전에야 도착하곤 하셨다. 그렇게 3회 차로 접어들던 어느 날, 조금 일찍 교육실에 도착한 민호 어머니는 분주하게 교육 준비 중이던 나를 보자 밝게 웃으셨다.
“선생님, 저희 아이가 요즘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얘기해요. 친구 얘기도, 선생님 얘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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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이는 “공부해”라는 말보다 “우리 같이 놀자”라는 말을 엄마, 아빠로부터 듣고 싶다고 했다. “공부해.”라는 말은 누구나 부담을 느낀다. 민준이 뿐만 아니라 어떤 아이도 ‘공부해’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부모의 말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하지만 어른이 되어 직업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공부가 꼭 필요하다.”라는 사실을 잘 설명해 주고, 놀이와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어 줌으로써 살아가는 법을 깨우치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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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의 물건을 훔치는 아이에게 “이게 갖고 싶었구나?” “이것을 훔쳐야 하는 무슨 일이 있어?”라고 물어보면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에 그랬다’ 혹은 ‘미운 친구랑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이런 행동을 했다’라고 고백한다. 그러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가 벌인 행동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 아이의 입장이 되어 “너에게 관심을 두지 않아 속상한 마음에 그랬구나.” “그 친구가 미워서 그랬구나.”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다시는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이 없게 된다. 즉 아이의 행동보다는 마음을 먼저 알아주어야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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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엽 : (한참을 생각하며) 음……. 준서를 한 대 때리고 나면 속은 좀 시원해지겠지만 안 되겠죠. 학교에서 혼나기도 하고…….
엄마 : 네가 준서를 때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너의 행동으로 너와 준서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은 하면 안 되잖아. (아이의 행동으로 자신과 친구 준서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말을 해준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창엽 : 준서에게 카톡으로 지난번 현장학습에서 같이 놀자고 했는데 무시해서 미안하다고 해볼게요.(문제해결력, 창엽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한다.)
엄마 : 그래, 우리 아들 대견스럽네. 준서에게 꼭 카톡 보내고 어떤 답이 오는지 엄마에게 알려줘.
창엽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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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적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수혁이 어머니는 부랴부랴 아들이 놀고 있다는 초등학교로 향했다. 그리고 어두컴컴한 운동장에 들어서자마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저 멀리 놀이터 구석에서 검지와 중지 사이에 담배를 끼워 입으로 가져가는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아이는 바로 착하고 애교 많고 엄마 말을 잘 듣는, 사랑스러운 자신의 아들 수혁이었다. 담뱃불에 비친 아들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어머니는 숨이 멎을 듯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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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싸우고 산다면 이혼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혼자’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이혼을 겪은 아이들은 더욱 힘들다. 과거에는 부부가 이혼하는 이유를 일반적으로 ‘성격 차이’로 보았다면 이제는 ‘소통의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부부를 상담하다 보면 각자의 방에서 휴대폰 문자로 “밥 드세요!” “일어나세요!”라고 하는 것으로 소통하는 부부들이 있다. 이들은 아이가 몰랐으면 하는 마음에 그랬다며, 아이들은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몰랐을까? 내가 그들에게 “아이들도 감각이 있는 존재입니다. 바보가 아니에요!”라고 말해주면 부모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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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제 겨우 연필을 잡을 수 있게 된 아이에게 학습지를 시키거나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아이를 문화센터 교육에 밀어 넣고는 “저는 우리 아이에게 지능발달을 시켜요!” 하는 부모를 만나곤 한다. 단언컨대 이는 부모의 무지를 아이에게 강제로 경험시키는 매우 참담한 일이다. 이러한 성장 과정을 거친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율성을 박탈당한 채 시키는 대로만 살아온 세대가 부모가 됨으로써 생기게 되는, 안타깝지만 바람직하지 못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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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통해 현재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툼이 많거나, 코로나 시대 단체 대화방에 끼지 못해 힘들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 긍정적인 부모 역할을 하고 싶지만 자녀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찾아 헤매는 예비부모, 그리고 현재 성장한 자녀와 소통이 어려워 고통을 호소하지만 원인을 찾기 어려운 부모들에게 이 책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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