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유곽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기에 육체에 정상적인 애정의 기쁨, 이 없었다. 따라서 이 여자와의 동거에 남자로서는 거기에 가장 큰 불만, 이 있을 테지만, 정조관념이 없다는 것도 보기에 따라서는 신선한 것으로, 가정적인 어두움이 없다는 점이 노무라는 마음에 들었다. 유희의 상대로 그 유희에는 마지막 만족이 결여되어 있지만, 어쨌든 늘 유희적인 관계에 있는 것만으로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노무라는 생각했다. 전쟁 중이 아니었다면 같이 살 마음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모든 것이 파괴될 것이다. 살아남아도 노예가 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가정을 건설하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 사카구치 안고 「전쟁과 한 여자」 중에서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나도 조금 이상하기는 했다. 얼마 전까지 아유코의 정부였던 고로와 실실 웃으며 오토리사마 구경을 가다니, 나의 신경도 평범한 사람과 조금 다른 구석이 있는 듯했다. 그러고 보니 아유코도 어떤 마음이었던 걸까? 고로와 만날 약속이 있었다면 S군이 함께 가자고 했을 때 거절하면 됐을 텐데, --- 아무래도 아유코의 신경 역시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듯했다. / 나는 조금 전에 아유코의 오빠를 평범한 사람과 신경이 다른 구석이 있는 사내인 것처럼 이야기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는 모두가 그런 듯했다.
--- 다카미 준「신경」 중에서
인간의 일생은 지옥이어서, 촌선척마(寸善尺魔), 라는 건, 참으로 옳은 말입니다. 1치의 행복에는 1자의 요사스러운 일이 따라옵니다. 인간 365일, 아무런 걱정도 없는 날이, 하루, 아니, 한나절 있다면, 그건 행복한 사람입니다.
--- 다자이 오사무 「비용의 아내」 중에서
오카다는 병기를 전부 버림으로 해서 온몸으로 전쟁을 거부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이유도 없이 방화, 살인, 상해, 강도, 강간을 행하는 전쟁이야말로 일반 사람의 신경으로는 견딜 수 없는 광적인 행동으로, 그것을 거부하여 정신이 이상해져버린 오카다와, 그것을 견디며 혹은 그것을 즐거워하며, 그것을 거부한 오카다에게 잔인한 린치를 가한 분대장 들, 그리고 그것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본 우리들 중 누가 진짜 광기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일까? 나는 전쟁이라는 광기를 견디지 못한 오카다의 신경에서,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건강함을 느낀다.
--- 다나카 히데미쓰 「사요나라」 중에서
스스로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테지만 그는 자존심의 작용으로 생겨난, 무엇인가에 대한 적대의식에 끊임없이 탄력을 붙여가고 있는 소년이었다. 상처받기 쉬운 자존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끊임없이 승리감에 굶주려 있었다.
--- 오다 사쿠노스케 「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