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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들을 밤의 창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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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들을 밤의 창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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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60g | 125*200*8mm
ISBN13 9791191262490
ISBN10 119126249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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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수년째 성업 중인,
그 묘한 허기가 떠오를 때마다 가는
밥집이 내 일터 가까운 곳에 있다

‘허기 충전’이란 상호를 내건
저 카운터의 흰머리 사낸 알고 있다는 걸까
한 끼의 식사 같은 거로는
원기가 충전되지 않는다는 걸
아니 충전된 허기가 더 검게 빛난다는 걸

밤새 달빛이 어루만지다 간 알 같은
부화를 기다리는
둥근 지붕의 저 식당에는

아닌 게 아니라
펄럭이던 검정 비닐에 구멍 뚫어
마늘을 심던 벌건 얼굴들의 담배 연기와
인근 공사장 인부들 발꼬랑내 나는 군화와
막걸릴 마시다 시비가 붙어
막 씩씩거리는 짧은 머리의 롱 패딩들

허기의 사촌쯤인 불만과
불만의 양아들뻘인 분노와 상처들이
연탄난로 위 주전자가 흘린 물방울처럼
따그르르, 츠잇츠잇 굴러다닌다

삶에 대한 계획 같은 건 아예 없는,
성실한 것이 아름답다고만 믿지 않는 눈빛의,
부시지 않은 빛 두르고 있는,
음지식물 같은

저들은
먹을수록 충전되는 단단한 허기
맷집처럼 키우러 집요하게
소슬한 저녁들을 찾아오는 게 틀림없다

--- 「허기 충전」
―――――――――――――――――――

두어 달 전 명절 끝날 산책길
인적 뜸한 고향 신작로를 지나다 들었네

점잖지 못하게 왜 그랬어?
오빠란 놈이 동생을 그렇게 하면 어째?
아침 공기 잔잔히 물들이는 어떤 중년의 음성

그 오빤 보이지 않고 하,
누렁이 한 마리가 고갤 숙여
그 말 고분고분 듣고 있는 곁엔
누운 암탉 한 마리

(아마 옛 버릇을 참지 못하고
유순하던 개가 닭을 물었던 모양)

머릿수건을 쓴
그의 아내인 듯한 환한 여인은 또
왜 암말도 안 하고 아궁이에 장작불만 지피고 있었는지 몰라

가축 두어 마리, 가금 대여섯
키 낮은 채송화 분꽃, 해바라기와 사는 필부인
그 사내 부부의 울타리 너머
꿈결같이 들은 그날의 음성과

실수 때문에
가책받은 얼굴로 고갤 숙이던
그 착한 개의 표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내가 다 죄인인 듯 마음이 저려 온다네

알아듣기나 했으려나 그 말?
메아리 소리 곱게 울리던 그날 아침
아 참, 내가 진정 못 본 건 또 무얼까?
--- 「개의 표정」
―――――――――――――――――――

일기예보가 어긋났나,
피서 온 가족은 숫제 물의 지배 아래 들었다
폭풍우의 멱살잡이에 제 성질 못 이긴 창이 덜컹거린다
쿵쿵 우둥퉁 쳐들어오는 물기둥은
햇살에 수런대는 나뭇잎의 기척이며
지저귀는 새소릴 작살내고
배음으로 흐르는 시냇물의 아예 감옥으로 처넣는다
손을 넣어 만질 수도
벌컥 삼킬 수도 없는
저 돌멩이가 다 된 물은 무엇 때문에
혁명처럼,
쿠데타처럼 깡패처럼
세상을 온통 찢을 듯한 훈계로
도회의 더위와 피로 피해 찾아든 식솔들에게
막무가내 가르치려 드는가?
대답할 기회도 주지 않고
오도도 떠는 몰골로 들으라고만 하는가?
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습한 이불 끌어 덮어도
꿈속 몸을 불리는 불길한 새끼 원숭이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는 밤
딱딱한 공기를 더 딱딱하게
음울한 것을 더 음울하게
우리 간까지 슬슬 보는 손아귀에 가슴을 잡힌
세찬 급류의 며칠

돌로 핀 험상궂은 물의 말씀, 그와 맞닥뜨리기 전엔
생이 그리 놀라운 것도 두려운 것도 알지 못했다
--- 「물의 설법」
―――――――――――――――――――

저이만큼
흰 종이가 숨긴 저잣거리를, 가파른 계곡을
잘 파헤치는 이는 드물리

고요와 소음을 가로질러 가는 저이의 발자국이
발자국의 열정이
미소 짓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 표정보다
광산이 거느린 분화구보다
더 뜨거우리

백지의 첩첩계곡 들어가 답답한 것들을
부둥켜안고,
오오래 심해에 갈앉은
겹겹으로 둘러싸인 숨결에 주파수를 맞추는
저 입술이 지나간 백지엔 더 이상 낱장의 평면은 없으리

도약을 위해 고개를 박은 말꽃이 컹컹, 혹은 화들짝
피어날 때까지
저 곡괭이는 죽음마저 따뜻한 체온,
사랑을 캐내곤 했으니

어느새 시큼해진 발자국
뒤꿈치에선 마악,
몇 마리 나비
팔랑체로 넘실거리는 글줄을 피워 올리리니

저이는 가파른 거죽을 갈아엎으면서도 히힝,
눈물이 고인
푸른 힘줄의 울음을 운다
--- 「만년필」
―――――――――――――――――――

초여름 하오 산책길
오늘 내게 놀라운 사태事態는
연 이파리 위
소리 물고 파닥이는 물방울을 보는 일

제 몸에 똬릴 트는
하늘도 해도 털어 내며
굴러 내리는 맨얼굴의 말 알아듣는 일

(……)

머물던 세상, 손 탈탈 털고
한 방울 바다의
중심으로 뛰어드는 일

밀어라 밀어라 바람아
전율하는 이 가슴을
수평선을 기울였다 펴는
세상 가장 아찔한 상쾌 속으로!
--- 「물방울 속으로」 중에서
―――――――――――――――――――

그때 예기치 않은 한 손님이 찾아왔다
내가 쓴 문장 속 식구들이 서로의 목소릴 내며
문 닫고
등 기대어 돌아앉아 있을 때

그는 외계에서 온 것도
문을 따고 들어온 도둑도 아니었는데도
식구들은 몰랐다

공기인 듯
물줄기인 듯
식구들 틈으로 스며들어
모를 소리를 풀어내고 뚫어내고 녹여내는 그의 발걸음을
그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은 더더욱

거짓말같이 한방 가득
맑은 기운이 퍼졌다
--- 「시」 중에서
―――――――――――――――――――

자정이 넘은 설산의 휴양림
깊은 골 따라 랜턴을 비추다
씨앗처럼 심긴 눈동잘 기어이 캐내고야 만다
신음처럼 켜져
무겁게 숨소리마저 보내는
내 몸에도 흐르는 저 살별들을 나는
밤의 창이라 부르고 싶었다

(……)

날갯죽지나 뱃가죽 아래 두근거리는
여린 뼈와 가슴이 내는 저 흐르는 빛의 발광發光은
소심하거나 격렬한 영혼에 더 가깝다
어둠의 옆구리에 손 질러 볼 필요도 없이
못 보던 빛줄기가 그 영혼을 간섭할 때
머루알처럼 또렷이 켜지는 구멍은
때론 표정 감추기 위해 초조를 절반쯤 깨물고 웅크린
창窓이다가도
피로가 더해지면 찌를 태세로 불붙는 창槍!
--- 「그 눈들을 밤의 창이라 부르겠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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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란 놈이 동생을 그렇게 하면 어째”(「개의 표정」). 아이를 꾸중하는 소리가 담장 안에서 들려오기에 슬쩍 들여다보니 쓰러진 닭 옆에 있는 개가 혼나고 있는 게 아닌가. 그 순간 개는 오빠가 되고 닭은 동생이 되고 꾸짖는 이는 아빠가 되고 채송화, 분꽃, 해바라기는 구경꾼이 되는 유쾌한 일탈이 일어난다. 인간과 동물과 식물이 경계 없이 드나드는 신화적 공간이 바로 이웃에 그리고 우리의 삶 속에 있는 것이다.
손진은의 시를 읽으면, 특별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그저 그런 일상이 이토록 풍요롭고 흥미로운 것이었나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그의 시선이 닿으면 보잘것없는 것들은 극적인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으로 무장한다. 별 볼 일 없는 사물이나 흔해 빠진 장면을 놀랍고 신기한 사건으로 만드는 아이의 호기심처럼, 그의 상상력은 지루한 일상을 마법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놀라운 광경을 우리 앞에 펼쳐 놓는다. 자전거 타고 가던 소년이 트럭에 받히는 순간의 비극적 사건은 공중에서 큰 원을 그리며 도는 영혼을 받으려고 “옥색의 공기들”이 “가슴에서 둥근 손을 꺼내 드는” 일이 되며(「추석날 아침」), 글 쓰는 일은 “몇 마리 나비/팔랑체로 넘실거리는 글줄”을 피워 올리거나 “눈물이 고인/푸른 힘줄의 울음”을 우는 경험이 된다(「만년필」). 슬픔도 웃음이 되는 해학, 괴로움도 흥이 되는 넉살이 여기에 더해져서 활기 넘치는 삶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일상과 신화가 서로 스며들고 섞이는 시적 상상력은 코앞의 일에 연연하던 답답한 마음이나 고정관념과 습관에 갇혀 있던 생각을 해방시켜 여유와 자유를 회복하게 한다.
- 김기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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