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기를 원한다. 돈도 마찬가지다.
자기를 잘 이해하고 알아주는 사람을 따르게 되어 있다.”
‘푸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돈을 쫓아가지만 돈은 도망가기만 한다
집을 가지고 있지만 은행 것이지 내 것이 아닌 하우스 푸어, 치솟는 전세값을 감당 못 해 월세로 내려앉는 렌트 푸어, 차는 굴리지만 중고로 팔아도 할부금에 미치지 못하는 카 푸어, 대학 다니는 동안 대출한 등록금 때문에 빚더미에서 사회 첫 출발을 해야 하는 캠퍼스 푸어까지. 무엇이든 말 끝에 ‘푸어’만 갖다 대도 누구나 공감할 정도로 우리는 푸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를 더욱 두렵게 하는 건 지금의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도무지 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자리 부족은 아주 오래전부터 국가적인 난제였다. 지금은 그 양상이 더욱 심각해져 일자리를 놓고 아버지와 아들이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버지와 아들 세대는 경제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계 안에서도 예산 다툼을 벌여야 한다. 한정된 소득을 가지고 노후 자금으로 배정해야 할지 당장의 교육비로 써야 할지 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세 자릿수 교육비니 사교육 열풍이니 하는 말들이 증명하듯 많은 이들이 그중 전자를 택하고 있지만, 그게 꼭 현명한 선택인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자식 뒷바라지를 하느라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부모는, 늘어난 여명 내내 자식에게 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그런 사이클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머지않은 날의 핵폭탄이 될 것이며, 이는 잠깐만 생각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간단한 산수 문제다.
이처럼 오늘도 풍족하지 못하고 미래도 불안하기만 하다면 우리 삶의 질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사람들은 그래서 눈에 불을 켜고 돈 벌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방법이 마땅찮다. 부동산은 모기지 상환 주기가 도래하면서 불패신화를 진즉 벗어 던졌고, 은행 금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이미 제로에 가까워졌다. 세계 각국의 경제가 위기를 지속하면서 주식이나 펀드 등의 금융상품에서도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다. 돈을 쫓을수록 돈은 자꾸 도망가기만 한다.
돈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돈과의 교감으로 삶이 바뀐다
저자 역시 돈을 모으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왔다. 그러느라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몹시 인색하게 굴었다. 절약의 미덕을 발휘해 오늘 꾹 참고 저축하면, 사랑하는 이들과 모두 함께 웃을 환한 날이 올 거라 믿었다. 하지만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손주 얼굴 한 번 보기를 소망했던 할머니는 원을 이루지 못한 채 그대로 눈을 감으셨고, 항상 옆에서 힘이 되어주던 여자 친구마저 떠나가 버리고 말았다. 더욱이 평생 노동자로 일하신 후 은퇴하여 비로소 내 집을 장만한 부모님은 사기꾼의 농간에 휘둘려 허망하게 집을 날리고 말았다.
사람도 떠나고 돈도 잃어 맨손으로 다시 일어서야만 했던 그때, 저자는 돈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그동안 자신에게, 그리고 돈에게도 완강하게 채워왔던 족쇄를 풀어버린 것이다. 한국조폐공사에 입사하여 돈을 물리적인 실체로서 관찰하면서부터다. 5만 원짜리 신권이 인쇄되어 팔레트에 실려 나온 광경을 봤는데, 그것은 평소 대하는 상품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이것은 최종 상품이 아니라 상품들을 교환하는 데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는 것뿐이었다. 오돌토돌한 질감과 곳곳에 숨겨진 위조방지 장치, 각도에 따라 바뀌는 색깔 등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짚어가며 관찰하는 동안 저자는 돈에도 표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저자는 ‘돈은 생물’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놀라운 일은 그때부터 일어났다. 예전처럼 안달복달하지 않는데도 돈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어쩌면 예전과 같은 상황임에도 거기 얽매이지 않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작은 차이일까?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 쫓아갈 때는 도망만 가는 것처럼 보이던 돈이, 자신을 위해서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풍족하게 쓰는데도 자꾸만 모인다면? 결코 작은 차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모든 이들이 바라는 부 아니겠는가? 사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은 ‘액수로 얼마’를 뜻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면서 주위에도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닌가? 그런 점에서 저자는 돈을 이해하고 나서부터 부자가 되었다. 돈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돈이 따라오는 사람이 된 것이다.
돈이 따라오는 사람들은 어떻게 다른가
그들의 남다른 습관을 배우자
저자가 주장하는바 핵심은 다음 문장이다. “돈이 나를 따르게 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부자의 마음과 습관을 지녀야 한다. 전등갓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처럼 우리 안에서부터 풍요로움이 흘러야 한다. 가난한 마음과 습관을 가지면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 설령 금전적으로 풍요로워지더라도 내면이 공허하기 쉽다. (…) 돈을 모으고 싶다면, 진짜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유해지고 난 후의 상태를 목표로 정하고 그대로 따르며, 부의 흐름이 자신을 거쳐 흐르도록 해야 한다.”(프롤로그 중에서)
실제 그런 습관이 몸에 밴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저자는 4장에서 ‘돈이 따라오는 사람들의 남다른 습관’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구겨진 돈을 다림질하여 장지갑에 반듯하게 보관하고, 본받고 싶고 영향받고 싶은 이들과 함께하며, 경조사에는 함께 울고 웃을 뿐 아니라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이 그들의 습관이다. 또한 정말 부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상상하여 지금부터 그 모습으로 살아가며, 배운 것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을 습득하고, 무엇보다 돈을 마주 하여 제대로 이해한다. 이해하고 알아주면 돈도 그 사람을 따르게 되어 있다. 그리고 돈이 따라오는 사람들은 미래의 보다 발전된 나를 위하여 끊임없이 자신에게 투자한다. 목표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종이에 적고, 시간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자산을 소중히 하며, 기회를 발견하면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도전한다. 그러면 돈을 끌어당기는 마음의 법칙이 저절로 작동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신도 1만 원권, 5만 원권을 펼쳐놓고 꼼꼼히 살피게 되었다면, 돈이 따라오게 만드는 사람으로서 한 걸음을 디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