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장애인들은 일상생활에서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건조환경에 대항해야만 한다. 건조환경은 ‘자연적’ 구조물이 아니라 일련의 사회제도적 관계를 반영한다. 키친(Kitchin)이 제시하듯이, “현재 실행되는 계획은 마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인 것처럼 환경과 건물을 디자인하면서 건물의 이용을 둘러싼 미학과 형식에 대한 근대주의적 관심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 아파르트헤이트’의 사례는 우리 주위에 널려 있으며 , 특히 ‘접근성’의 측면에서 그러하다. 장애인이 직면하는 문제는 분명히 장애의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계단의 존재와 현관 길의 부적절한 디자인으로 인하여 많은 공공건물에 대한 접근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며, 낮은 경사로와 자동문을 이용해서 출입을 가능하게 만든 건물조차도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 위주의 디자인 때문에 내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기존의 사회지리학에 관한 번역서들은 우리나라에 사회지리학을 소개하고 그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에는 기여하였지만, 지난 30여 년간 급격히 성장한 학문적 성과를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 책은 최신의 연구 성과를 아우르며 사회지리학의 본모습을 올바로 소개할 수 있는 개론서로서, 학생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자기가 속해 있는 사회를 새로운 시점에서 발견하고 시야를 대폭으로 넓힐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줄 것이다.<br/><br/>각 장의 말미에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친절하게 주요 내용을 되짚어 주는 요약과 주제에 관해 더 읽어 볼 자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