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엄청난 자연의 개선이었다. 난자가 우연히 분열해 쌍둥이, 세쌍둥이가 나오던 태생 시절과 달리 한 번에 수십 명씩 태어나니 말이다. --- p.12
엡실론의 정신은 열 살에 성숙하고, 엡실론의 몸은 열여덟 살이 되어야 일하기에 적당해. 쓸데없이 미성숙한 기간이 너무 길어. 그것은 낭비야. 그러니 신체 발육 속도를 소만큼 가속시킬 수 있다면 공동체에 엄청나게 절약이 되겠지! --- p.22
“자신이 해야 할 것을 사랑하는 비결. 모든 조건반사훈련의 목적은 거기에 있어.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사회적 운명을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만드는 데.” --- p.24
어쨌거나 하층계급에서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없애기로 했지만 운송 수단을 소비하는 성향은 없애지 않았다. 물론 전원을 싫어해도 전원에 계속 갈 필요는 있었기 때문이다. --- p.32
“알파 아이들은 회색을 입어. 걔들은 우리보다 훨씬 열심히 공부해. 우리보다 놀라울 정도로 영리하니까. 나는 베타라서 정말 기뻐. 나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우리가 감마와 델타보다 훨씬 좋아. 감마는 멍청해. 걔들은 모두 초록색을 입고, 델타 아이들은 카키색을 입어. 아, 난 델타 아이들과는 놀고 싶지 않아. 엡실론은 더 가관이지. 걔들은 어찌나 멍청한지 읽고 쓸 줄도 몰라…….” 소장이 스위치를 다시 눌렀다. --- p.38
기계는 돌고, 돌고, 끊임없이 돌아야 한다. 영원히. 기계가 멈추면 죽음이다. 10억 명이 지표면에서 허우적거렸다. 바퀴가 돌기 시작했다. 150년 만에 20억 명이 되었다. 바퀴를 모두 멈춰라. 그러면 150주 만에 다시 10억 명이 된다.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을 테니까. --- p.57
“모든 남자와 여자, 아이들은 일 년 동안 아주 많은 소비를 해야 했어. 산업을 위해. 그 결과는…….” (…) “양심적 반대가 대규모로 일어났어. 소비하지 않겠다는 거지. 자연으로 돌아가자.” (…) “문화로 돌아가자. 그래 사실은 문화로 돌아가자는 거였어.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으면 소비를 많이 할 수 없으니까.” (…) “소박한 삶을 주장하는 800명이 골더스 그린에서 기관총에 난사 당했어.” --- p.67
따뜻하고 다채롭고 한없이 우호적인 소마 휴가의 세계였다. 모든 사람이 어찌나 하나같이 친절하고 잘생기고 유쾌할 정도로 재미있는지! --- p.101
“우리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개인을 만들어 낼 수 있어. 그것도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이단은 한낱 개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데서 그치지 않아. 그것은 사회 자체에 타격을 줘. 맞아, 사회 자체에.” --- p.195
지금은 세계가 안정되어 있어. 사람들은 행복하고, 원하는 것을 얻고, 얻을 수 없는 것은 절대 원하지 않아. 사람들은 잘살고, 안전하고, 절대 아프지도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다행히 격정과 노령에 대해서도 몰라.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시달리지도 않고, 격렬한 감정을 느낄 아내나 자식, 연인도 없어. 잘 길들여져서 행동하게 되어 있는 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네. 그리고 뭔가 잘못되면 소마가 있어. 자네들이 자유의 이름으로 창문 밖으로 던진 것 말일세, 야만인 군. 자유! --- p.294
알파로 병에서 나와 알파로 길들여진 사람이 엡실론 세미 모론의 일을 해야 한다면 미쳐 버릴 거야. 미치거나 마구 때려 부술 테지. 알파도 완벽하게 사회화될 수 있지만, 이는 그들이 알파 일을 하도록 해 준다는 조건에서만 그래. 엡실론의 희생은 엡실론에게만 기대할 수 있어. 엡실론에게는 그게 희생이 아니니까. 그들에게는 그게 가장 쉬운 길이니까. --- p.297
기술적으로는 하층계급의 노동시간을 모두 하루에 서너 시간으로 줄이는 것이 아주 간단할 수 있어. 그러나 그러면 그들이 더 행복할까? 아니, 그렇지 않을 거야. 150년도 더 전에 실험을 해 보았거든. 아일랜드 전체가 하루에 4시간만 일하도록 했지. 그 결과는 어땠을까? 불안과 소마 소비의 엄청난 증가였어. 그게 다야. 여가 시간이 3시간 반 늘어나서 행복했느냐 하면 그와는 거리가 멀었어. 오히려 부담이 되어 그것에 벗어나고 싶어 했어.
농업도 마찬가지야. 우리는 원하면 모든 식량을 합성할 수 있어. 그러나 그러지 않아. 우리는 인구의 3분의 1은 토지에 두는 게 좋아. 공장에서 식량을 얻을 때보다 토지에서 식량을 얻을 때 시간이 더 오래 걸리니까. --- p.300
우리 포드 자신도 진리와 아름다움에서 안녕과 행복으로 강조점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하셨지. 대량생산이 그러한 변화를 요구했어. 만인의 행복은 바퀴가 계속 굴러가게 하는데, 진리와 아름다움은 그러지 못해. 물론 대중이 정치권력을 잡았을 때는 언제나 진리와 아름다움보다 행복이 중요했어.
--- p.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