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식 말씀기도는 주님과 함께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식탁엔 나와 주님만이 앉았다. 내가 좋아하는 잡곡밥, 된장국, 김치, 생선, 오이냉채와 산나물 등이 보이고, 주님 가까이에는 빵, 양고기, 몇 가지 수프와 소스가 있다. 식탁 가운데에 포도주가 담긴 유리잔이 반짝거린다. 주님이 아바 하나님께 빵을 들어 감사하고 축사하신 후 우리는 기뻐하며 함께 먹고 마신다.
미처 못 나눈 일상 이야기, 유머, 웃음, 감탄, 칭찬, 격려, 위로가 오간다. 가끔 축배의 잔도 높이 든다. 주님 눈빛엔 온통 나를 향한 각별한 관심과 사랑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식사가 끝날 무렵, 주님이 내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신다.
“인유야,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거듭 물으신 후, “내 양 떼를 먹여라” 혹은 “돌보라” 하신다. 그리고 내가 묻는 몇 가지 물음에 자세히 답하신다. 나는 오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고 듣는다. 끝으로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는 나를 따르라”
나는 일어나 주님 손을 붙잡고 함께 걸어간다.
(중략)말씀기도는 그와 나(He&Me)의 만남이 아니라 당신과 나(You&Me)의 만남이고 대화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님과의 인격적이고 개인적인 대화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매일 말씀기도에 들어설 때, 성경이나 말씀을 단순한 책자나 활자로 대하는 습관이 없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그것은 윤리 교과서나 소설, 논픽션, 연설 혹은 뉴스가 아니다. 오늘 나를 하늘 성소로 부르시는 그리스도 예수님이고, 그분의 음성이다. 그러므로 영원한 육신을 입고 오늘 내게 친구로 오신 주님을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맞아들여야 한다. (85,86쪽)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
1. 자신이 택한 성경구절, 성경 읽기표 혹은 1년 1독표에 따라 말씀을 읽는다.
-깊이 묵상할 필요는 없다. 나는 정독 수준으로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말씀이 나타나면 노트에 적는다. 계속 읽으며 중요한 말씀을 차례로 기록한다. 이때 기록한 말씀 사이에 두어 줄 정도 칸을 띄어둔다. 하나님께 받은 감동이나 가르침을 짧게 기록하기 위해서다. 혹시 말씀을 노트에 적는 중에 하나님의 가르침, 감동, 계시가 있으면 빈칸에 적는다.
2. 노트에 적힌 말씀을 의미 단위(단어, 의미 있는 절, 한 문장, 혹은 한 단락)로 끊어 읽으며, 그 내용을 놓고 친구와 대화하듯 주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가급적 의미 있는 짧은 단위가 더 강력하다. 주님은 처음에 성경 말씀으로 말씀하신다. 그 말씀에 대한 반응은 회개, 감사, 간구, 감탄, 찬양, 사랑의 고백, 질문, 상세 설명 요청, 탄식, 변론, 투정, 다툼, 화해, 침묵 등이 될 수 있다.
말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가슴에 담겨지지 않은 신앙적 모범 답안도 삼가라. 서툴고 우왕좌왕해도 좋으니 정직하게 반응하라. 그러면 상황에 맞게 하나님이 더 자세히 설명하거나 계시하실 것이다.
말씀기도를 처음 시작할 때는 반응이 서툴고 짤막할 수 있다. “고마워요, 하나님”,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만으로도 충분하다. 하나님이 마음에 감동을 주시거나 들릴 듯 말 듯 속삭이실 때 가급적 당신의 입술과 몸으로 반응하길 권한다.(91,92쪽)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