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과 통찰로 난공불락을 넘어서라
-- 최세라 (rasse@yes24.com)
김치냉장고 국내 점유율 54% 딤채, 국내 1위 밥솥기업 쿠쿠. 삼성과 맞붙어 당히 1위를 차지한 대표상품이다. 딤채의 마케팅 성공사례는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유명해 영국 대학에서도 소개되기도 했다. 총 5개분야 계열사만도 36개에 달하는 삼성의 철옹성을 비집고 들어가 자수성가해 더욱 삼성과의 격차를 벌려가고 있는 기업들, 이들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2002년 세계 브랜드 파워 32위, 2003년에는 25위의 자리로 승승장구 중인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나이키, 폭스바겐, 캐논을 뒷전으로 밀어내 버린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이다. 올해로 신경영 10년째를 맞는 삼성은 또한번 도약의 용트림을 준비중이다. 이 책은 이렇게 질주를 멈추지 않고있는 '삼성'만을 이기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 책이 아니다. '삼성'은 소위 '잘나가는 회사'의 대명사일 뿐이다. 저자는 '전략 16가지'와 '통찰을 얻는 14가지 방법'을 삼성과 연관지어 말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제시된 총 30가지의 방법은 비단 삼성뿐만 아니라 세계 1위 기업인 코카콜라, 소니 등을 넘어 설 수 있는 원칙을 알려준다.
삼성과 싸워 이기는 16가지 전략
여기에는 마케팅을 위한 기초 전략들이 아주 자세하고도 쉽게 설명되어 있다. 핵심 경쟁력 소유 및 유지, 혁신성, 핵심고객확보, 존재의 이유, 협공, 강점과 약점 이용하기, 벤치마킹의 실체 등 이는 한 제품이 탄생되어 그 이름 값을 하기까지의 과정과 필수요소들이다. 오토바이의 대명사인 혼다, 세계적인 할인매장 월마트, 세계최대 운송업체 페덱스, 사무기기 최대업체 캐논, 모토로라를 따돌린 애니콜, 월평균 매출이 150억원을 넘는 롯데 자일리톨껌 등의 기업과 제품들이 모두 이런 16가지 전략의 모체들이다. 여기에 코카콜라 대 펩시콜라, 청하 대 이화, 혼다 대 야마하 등의 성공 대 실패 사례가 이 전략들의 성공여부를 확실히 입증해 준다. 무엇보다 마음을 끄는 부분은 끝장 볼 때까지 물로 늘어지라는 충고.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순간 한 발 더 나아가야 승화의 단계에 이를 수 있다.
백척간두 갱진일보(百尺竿頭 更進一步) : 백척의 장대 끝에 서서 다시 한 발을 내 딛어라
삼성과 싸워 이기는 통찰을 얻는 14가지 방법
세계적인 엘리베이터 제조회사인 오티스(OTIS)가 처음 만든 엘리베이터는 너무 느려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돈과 기술을 들이지 않고 간단히 해결되었다. 엘리베이터 안에 거울을 붙인 것. 거울을 보느라 이용자들은 더 이상 불평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생각의 전환이 얼마나 다른 결과를 얻게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마케팅의 기본 전략은 실제로 통찰에서 나온다. 남들과 다른 관점과 해석은 엄청난 이윤을 창출하는 에너지의 보고이다.
새로운 관점, 낯섬과 공감대의 조화, 문사철(文史哲)의 겸비, 몰입과 버림, 작은 차이의 소중함, 근육 학습(Mussle Learning) 등의 14가지 방법은 비단 마케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평생 학습의 기본자세이자 인생을 대하는 본래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제 '삼성'이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인생'이라는 거대한 난공불락의 요새를 바라보게 된다. 골리앗을 무찌른 다윗이 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알게된 것이다.
이 책을 덮게 되면 몇가지 꼭 해보고 싶은 것이 남는다. 일단 영화로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와호장룡>이, 책으로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다시 보고 싶어진다. '정' 생각나는 초코파이도 먹고 싶고, 게토레이도 시원하게 마시고 싶다. 더 많은 기업들의 성공 혹은 실패 사례를 들고, 더 전문적이고 복합적인 마케팅 법칙을 가르칠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은 그런 메세지를 남기지 않는다. 익히 알고 있는 쉬운 사례들을 통해 우리에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동기를 불러 일으킨다. 이 책은 지식을 말하지 않는다. 마케팅을 하는 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자세에 방점을 찍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표지만큼이나 매력적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