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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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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편지

: 제인 오스틴부터 수전 손택까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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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70*236mm
ISBN13 9791185954769
ISBN10 1185954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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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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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로스앤젤레스에 있으니 사고방식이 새로워지는 것 같네요. 할리우드는 아주 나른하고 미지근한 곳이에요. 프로방스의 격렬함이나 흥분은 없지만 나름의 즐거움이 있어요. 안정을 위해선 역시 금주해야 해요 […] 부패 아니면 무관심이 도처에 만연해요. 영웅 취급을 받는 사람은 위대한 부정부패자 아니면 극도의 무관심자예요. 무관심자란 타락한 작가를 두고 하는 말이에요 […]
새 소설을 쓰고 있어요. 아직 저에게 남아 있는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 당황할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소설은 『개츠비』만큼 객관적이에요. 의도상으로는 그래요. 새로운 아마겟돈은 모든 것을 시큰둥하게 만들지 않고 외려 삶에 대한 욕망을 되살려요 […] ─ F. 스콧 피츠제럴드
--- p.49

저의 저명한 친구께,
급진적인 게 단지 이상일 뿐이라면, 네, 저는 급진적입니다. 모든 관점에서 늘 최선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요구합니다. 속담에서는 최선을 바라다가 오히려 일을 그르친다고 나무라지만요. 빈곤을 용인하는 사회, 지옥을 용인하는 종교, 전쟁을 용인하는 인류는 제가 보기에 열등한 사회, 종교, 인류 같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바는 더 고결한 사회, 더 고결한 인류, 더 고결한 종교입니다. 국왕이 없는 사회, 국경이 없는 인류, 경전이 없는 종교입니다. […] 요점만 간추리겠습니다. 인간이 소망할 수 있는 한, 저는 인간의 역경을 근절하고 싶습니다. 노예제도를 규탄하고, 빈곤을 몰아내고, 몽매함을 교화하고, 질병을 치료하고, 암흑을 밝히고, 증오를 배척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 신념이며, 『레미제라블』을 쓴 이유입니다. ─ 빅토르 위고
--- p.83

사랑스러운 소녀에게,
토요일에 편지하라는 당신의 부탁을 지키지 못한 것을 크게 나무라지 않았으면 좋겠어. […] 나 자신을 당신에게 완전히 바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내 말을 믿어 줘. 당신을 알게 된 첫 주에 나는 당신의 노예라고 편지했지. 다음번에 당신을 보았을 때 당신이 나를 싫어하는 기색이 보이는 것 같아 그 편지를 불태웠지만 말이야. 내가 당신에게 느낀 감정을, 당신이 다른 남자를 처음 보았을 때 그대로 느낀다면 나는 파멸이야. 하지만 그러더라도 당신을 탓하지 않고 나 자신을 미워하겠어. […] ─ 존 키츠
--- p.113

이 편지는 프루스트가 오래전부터 즐겨 찾던 카부르의 해변 휴양지에서 가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쓴 것이다. 프루스트는 징집될까 봐 아직도 전전긍긍하며, 한때 자신의 운전사, 비서, 연인이었던 알프레드 아고스티넬리가 5월 안티베에서 조종사 훈련을 받던 중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데 슬퍼한다. 프루스트는 강박적인 자기반성에 빠진 채 깊고 얕은 슬픔을 반복한다. 그리고 이 감정을 후일 여러 권으로 출간될 장편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A la recherche du temps perdu』(1913-27)의 주인공 샤를 스완을 통해 묘사할지도 모른다고 귀띔한다. 하지만 곧 한탄한다. ‘그럴 필요도 없지.’ 이미 오래전부터 허구 세계에서 한 번 살았던 인생을 다시 살고 있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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