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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파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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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파는 직업

: 별걸 다 파고드는 광고 AE의 다중생활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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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46g | 133*201*20mm
ISBN13 9788960907461
ISBN10 896090746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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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구중서가   평점4점
  •  특이사항 : 1판 1쇄(2022)임. 책 밑면에 '출판사 증정 문구' 스탬프 찍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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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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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끝없이 예고한다. 아무리 구린 인생이라도, 우리는 무언가로 인해 나아질 수 있다고.
--- p.25

나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 용기는 부족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멋진 세계를 상상하며 사람들과 힘을 합쳐 예고편 정도는 만들 수 있다. 내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인생에서 이어질, 정말 멋있는 영화 같은 본편을 기대하면서. 언제라도 대개봉할 수 있는 인생을 꿈꾸면서.
--- p.25~26

아무리 평범해도, 나의 경험과 똑같이 겹쳐지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밖에 없을 테니까. 80억이나 되는 사람들 중에 나뿐이라니, 정말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이지. 나뿐만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다 그렇다. 나는 가랑이가 안전한 귀여운 뱁새들로 가득 찬 세상을 꿈꾸며 모두에게 외친다. 이 제품을 사세요. 황새는 아니라도 특별한 뱁새가 될 수 있어요!
--- p.34

회사 동료와 ‘일희일비하지 말자’라는 말을 자주 나누기도 한다. 일은 일일 뿐이니까 지나치게 마음 쓰지 말자는 다짐이다. 그런데 쉽게 과몰입하는 나의 특성상 이 말을 지키기가 너무 힘들어서 요즘엔 생각을 바꿨다. ‘나는 사소한 것 하나에도 기뻐하고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야!’라고. 네, 정신 승리 맞고요. 그래도 승리는 승리니까요.
--- p.84

한번은 프로젝트가 끝난 후 회식 자리에서 팀장님에게 이렇게 질문한 적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 중에서 언제 가장 힘드셨어요?”
생각만 해도 울렁거리는 각종 난관들을 떠올리며, 과연 이 프로젝트에서 제일 고생한 팀장님은 무엇을 이야기할지 기대했다. 1차 수정? 2차 수정? 12차 수정? 아님, 예산 협의할 때? 촬영할 때? 대체 뭘까?
“술 마신 다음 날.”
곱씹을수록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는 답이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의 원인이 스스로의 결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나를 휘두를 수 있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나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 p.85~86

주짓수 도장에서는 사람들과 뒤엉켜 쉴 틈 없이 안고 쓰러지는 일이 반복된다. 상대방의 대응에 따라 움직임은 계속해서 달라진다. 그때그때 대처할 수 있는 주짓수 기술을 배우고, 스파링을 하며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주짓수를 배우는 일은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연습 같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참 다정한 구석이 있는 운동이다.
--- p.195

팟캐스트가 아니었다면 시를 읽고 떠오르는 생각 따위 굳이 입 밖으로 꺼낼 일이 없었을 텐데, 매번 다양한 대화를 나눠야 하는 팟캐스트 덕에 내 마음속을 들여다볼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나는 주정과 헛소리를 거듭해가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아갔다. 술은 용기를 주었고 시는 내가 알아야 할 감정을 알려주었다. 어색하기만 하던 마이크 앞은 마음의 밑바닥을 다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내밀한 장소로 변했다.
--- p.223

좋아하는 걸 좋아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했다.
--- p.225

생전 처음 느껴보는 미묘한 무게감이었다. 아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그렇지만 분명한 존재감을 내뿜는. 조그만 발이 내 허벅지를 밟고, 촉촉한 코와 부숭부숭한 입이 얼굴에 닿더니, 인사를 건네듯 말랑한 혀가 뺨을 훑었다. 그러자 솟아났다, 사랑이. 굉장한 기세로. 사랑은 아무것도 없는 건조한 사막에서 대뜸 솟아나는 오아시스 같은 거였다.
--- p.232~233

동물권에 대해 작게라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보태는 일도 중요하다. 그럴 때마다 그럼 고기를 먹지 말라느니 세상엔 동물보다 더 불쌍한 인간들이 많다느니 하는 말들을 듣곤 하지만 상관없다. 이제 나는 똘멩이를 알게 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내 삶을 통째로 바꿀 수는 없어도 어떤 사회를 지향할 수 는 있다고 생각한다. 똘멩이를 통해 마음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사랑에는 총량이 없고, 사랑은 다른 누군가의 몫을 뺏어서 주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 p.23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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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광고하는 직업의 정수, 그리고 그와 불가분의 관계인 환멸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자만이 이런 글을 쓴다. 포장하는 기술을 잘 익힌 후, 그 포장을 죄다 풀어버릴 배포가 있는 자만이 이런 글을 쓴다. 이 책은 김혜경이라는 사람에 관한 하나의 근사한 예고편 같다. 조금은 알 것도 같으면서 그 실체를 궁금해하게 하니까. 가만, 이것이야말로 광고의 본질 아닌가?
- 김하나 (작가, 팟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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