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이 지옥보다 흥미가 덜한 곳이라고 누가 함부로 입을 놀렸는가? 천국은 결코 지글거리는 납의 해독을 겪을 수는 없었다. 날개를 접은 채,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 위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미소와 끝없이 이어지는 하프 연주로 권태를 위장한 지품 천사가 있는, 성 베드로의 천국이 그다지 흥미로울 것 같지 않다면, 그것은 기독교인들이 오랫동안 지상에서 천국을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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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서 들려 오는 소리를 녹음하기 위한 설비에 막대한 비용을 들일 필요는없다. [라이트]라는 영국 신문이 전자파를 빌어 저승의 세계에서 오는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가능성에 관해 처음 언급한 때는 1915년이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하여 연구가 시작되었는데. 특히 축음기를 발명한 천재적 발명가. 토마스 알바 에디슨이 사자들과의 통신을 가능케 해줄 기계도 연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랜스커뮤니케이션이 현대기에 들어선 것은 1959년의 일이다.
그 해 6월 12일 영화에 쓸 새소리 녹음작업을 마치고 녹음된 소리를 검토하던 전직 오페라 가수인 스웨덴 영화 감독은 생애에서 두번 다시 없을 만큼 경악하고 말았다. 지빠귀와 방울새 무리의 지저귐 사이로 돌연 째지는듯한 트럼펫 솔로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 p.37-38 녹음:저승의 소리 중에서
동물
사후의 세계에 동물이 있을까? 있다면 무슨 동물이 있을까? 먼저 가축부터 생각해 보라. 이슬람 전설에 따르면, 가축은 최후의 심판 때에 주인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하리라고 한다. 불교도의 지옥 중 한 곳에서는 거대한 닭이 동물을 학대했던 사람들을 갈갈이 찢고 불에 태운다. 당신은 그 가련한 개에게 화풀이를 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 아닐까…. 개
개가 이 세상과 저 세상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개가 동물 중에서 가장 비천한 피조물이고, 불순과 오욕의 동의어(사냥을 돕는 그레이하운드를 제외하고)인 이슬람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개가 사람을 죽음까지 인도하는 안내자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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