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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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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의 고독

: 시간과 자연을 걷는 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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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60g | 135*205*20mm
ISBN13 9791191278392
ISBN10 1191278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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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노르웨이 저널리스트 토르비에른 에켈룬의 걷기 예찬. 뇌전증 진단을 받고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저자가 걸어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써내려간 글이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걷기 시작하면서 그는 전혀 새로운 사람으로 변했다. 긍정적인 의미에서다. 두 발로 걸으면서 안 보이던 게 새롭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잊고 있었던 추억도 떠올랐다. 삶이 충만해졌다. 걸으면 비로소 보이는 세상의 풍성함을 함께 누려보자. - 손민규 인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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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길은 내 삶의 전반을 일관되게 흐르는 하나의 공통된 맥락이었다. ‘걷기’는 존재의 자연스러운 부분이었다. 걷지 않고는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길은 모든 곳에 있었다.
---p.22

아버지 집 식탁에 앉아 이렇게 오래된 사진을 들여다보는 동안, 내가 여태껏 내 인생의 모든 길을 우리 오두막 뒤로 난 그 작은 오솔길을 중심으로 평가해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 길이 아직도 거기에 있는지, 아니면 무성한 잡초와 이끼로 완전히 덮이거나 주변 풍경 속에 묻혀버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곳에 돌아가서 다시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37

여러 지역을 이리저리 이동하는 행위는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곳에 머무는 것이 이상한 현상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 문화는 이리저리 떠도는 생활방식을 거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p.43

그때 계획처럼 이 새로운 여행 계획 또한 단순했다. 우리는 오슬로에서 가까운 노르마르카숲을 사흘에 걸쳐 걸어서 관통할 예정이었다. GPS나 나침반 없이 오직 태양만을 길잡이로 해서 정해진 길이 아닌 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보통 길을 걸을 때 겪는 것과는 정반대의 경험을 할 기회를 갖고 싶었다.
---p.112

길은 하나의 완벽한 은유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의 감정과 바람을 모두 담을 수 있다. 불신과 믿음, 탄생과 죽음, 생각, 희망, 구원에 이르는 길,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 여행의 시작과 끝. 길은 삶 자체를 형성하는데, 그 삶은 서구 기독교 유산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거기서 삶은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의 여행이다. 인류의 역사는 창조에서 최후의 심판의 날까지의 여정인 것이다.
---p.123

나는 걸을 때 상황이 더 복잡해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모든 일이 더 단순해지고 명확해진다. 생각은 대개 갑자기 떠올랐다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돈다는 말을 많이 한다.
---p.182

자동차 운전을 멈추고 걷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렇게 한 해를 보내면서 나는 서서히 변화했고 봄이 다시 시작되는 문턱에 서 있을 즈음엔 육체적으로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났음을 느꼈다. 나는 새로운 사람, 아니 아주 옛날 사람이 되었다. 미래로 나아가기보다는 과거로 거슬러올라가 이리저리 떠돌며 유목생활을 하던 우리 선조들처럼 방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p.213

세상은 걸어서 여행할 때 황홀한 열린 공간이 된다고 독일의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초크는 주장한다. 그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 숲속으로 더 깊이 걸어들어갈수록, 걷는 속도와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것과 반비례로 내게 점점 더 선명해지는 것 같다. 천천히 걷는 사람은 많은 것을 보지만, 빨리 걷는 사람은 주변을 잘 보지 못한다.
---p.240

저자가 길을 걸으며 체험하고 생각한 것을 글로 썼다면, 나는 운 좋게도 그 글을 번역하고 나서 길을 걸으며 그의 생각을 되새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독자가 저자와 공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렇게 몸으로 직접 저자의 생각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 공감은 깊이를 더한다. 머리로 공감하는 것과 몸으로 공감하는 것의 차이랄까.
---p.27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인간과 신체, 풍경, 그리고 서로의 관계를 축하하는 매력적인 책"
- 워싱턴 포스트
걷기의 기원으로 회귀하려는 욕망. 책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두근거린다.
- 월스트리트 저널
여행의 각 단계는 저마다 나름의 가치를 지닌다. 그것은 우리에게 통행권이 가장 절실한 까닭이 어느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냥 여행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의미한다.
- 뉴욕타임스
에켈룬의 글은 정확하고 간명하며 생생한 은유가 잘 어우러져 있다. (…) 이 매력적인 책은 우리 모두의 내면에 숨어 있는 태곳적 원시성을 툭툭 건드린다.
- 스타 트리뷴
앞으로 내 가슴속 깊이 새겨둘 에켈룬의 지혜로운 생각 두 가지를 고백하자면, 첫째는 “길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라는 것, 둘째는 “길은 혼돈 속의 질서”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지혜는 우리가 섬겨야 할 말이자, 침잠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새롭게 발견하기 위해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 제프 니컬슨 (소설가, 에세이스트)
자유를 잃어버린 줄 알았으나 길에서 행복을 찾은 저자의 진솔한 고백은, 둔감과 냉담에 빠진 대도시 생활자들에게 걷기야말로 삶의 감각과 사유를 일깨우는 가장 정직한 방법임을 알려줄 것이다.
- 이유진 (북유럽 문학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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