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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1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0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749458
ISBN10 8995749458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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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 배짱
성적은 좋아서 시험이든 서류전형이든 척척 다 붙는데, 마지막 면접에서 떨어지기를 수십번, ‘손 다쳤다’, ‘국가유공자 본인이다’라는 말만 꺼내면 따가운 시선이 오른손으로 쏟아지며 바로 떨어졌다는 게 육감적으로 와 닿았다.
애경산업 면접에서도 떨어진 날, 그는 터벅터벅 나오던 길을 되짚어가 면접관들에게 수십 차례 입사면접에서 낙방하며 복받친 설움을 쏟아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군대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고...’
그런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은 애경의 장영신 회장이었다. 후련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뽑아달라고 이러는 거 아니라며 한껏 자존심을 세우고 나오는데, 웬 아줌마가 껄걸 웃으며 다음과 같은 말로 갑작스럽게 상황을 반전시켰다.
“지금까지 죽 얘기한 거 영어로 한번 해보세요.”
내 이야기니까 영어로 못할 것은 없지만 하자니 창피하고, 안하자니 실력없다고 할 것이고 진퇴양난이었다. 그래도 안 하는 건 내 마음이지만, 실력없다는 말을 들으면 내 뒤에 올 사람들에게도 안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내 자존심을 건드는 것 같아서 일단 영어로 옮겼고, 애경산업에 입사할 수 있었다.

○ 자신감
입사한지 3년쯤, 대리진급을 앞두고 장영신 회장은 유니레버와의 조인벤처 기념식에서 원고도 주지 않고 통역을 하라고 지시했다. 회장이 이야기할 만한 내용을 모두 글로 옮긴 후 그 내용을 전부 머릿속에 외웠다. 한 문장 한 문장 회장이 한 말을 옮기는 거라면 20일 동안 해도 문제없다. 하지만 회장 혼자 한꺼번에 연설을 다 하고 요약하라고 하면 그때는 내가 외운 걸 모조리 읊으면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두 번째가 맞았다. 거의 5분 정도 회장 혼자 연설을 하더니 생각나는 대로 요약해서 전해주라고 했다. 그 즉시 나는 일사천리로 머릿속에 외운 것을 다 내뱉어버렸다. 직원들은 불안해 하다가 내가 발표를 마치자 우레와 같은 박수를 터뜨렸다. 그때부터 나는 ‘영어 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조인벤처 기념식에서 스타가 된 후 사람들은 모르는 영어는 죄다 내게 물었다. 그들은 내가 밤새 외운 것은 모르고 그냥 머리가 천재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저걸 요약해서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하는지 신기하게 여겼다. 그때 나는 진정한 용기는 필요할 때 막힘없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실력을 갖춰야 나온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인정을 받으면 받을수록 새록새록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면서 자신감의 중요성을 깨달아갔다. 자신감은 동기유발의 근원이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다. 무엇을 하든 딱 한 가지 갖춰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감이었다. 자신감만 있으면 세상에 안 될 것이 하나도 없었다. 자신감을 얻은 다음부터 내가 맡은 제품들은 모조리 큰 성공을 거뒀다.

○ 끈질김
한번은 '시민사회운동본부에서 조사한 결과 각 화장품 회사들이 저급의 레티놀을 사용하고, 그 양마저 허위로 표기한다'는 보도가 9시 뉴스에 나간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언론보도는 한번 잘못 나가면 아무리 사과보도나 정정보도를 해도 수습할 길이 없다. 보도가 나가기 전에 수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부리나케 과학자인 서충석 전무를 데리고 튀어나갔다. 뉴스가 나가면 회사가 큰일이라는 걸 알면서 차장이고, 전무고 다들 그냥 앉아있으면 어떡하냐 빨리 따라와라. 그래서 서충석 전무를 데리고 KBS, SBS, MBC를 모두 돌아다녔다. 그런데 권위주의가 심한 KBS가 가장 문제였다. KBS에 도착했을 때 마침 앵커가 생방송을 준비하러 들어가는 길이었다. 나는 앵커를 붙들고 그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걸 설명했다. 앵커는 이미 때가 늦어 자기가 고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만 했다.
“그런 게 어딨습니까. 아닌데 그대로 보도하면 어떻게 합니까.” “안됩니다. 뉴스는 못 고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못 바꾼다는 게 말이 됩니까.”
KBS에서는 도저히 말이 먹히지 않았다. 꿈쩍도 안했고, 아예 사람을 만나려고 조차 안했다. 담당자난 권위있는 사람은 그런 일이라면 아예 만나주지도 않겠다고 했다. 담당 과학부 기자는 물론이고, 어는 누구도 만나주려고 하지 않는데 이거 안 되겠다 싶었다.
보도국장만이 고쳐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보도국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말도 안 됩니다. 뉴스는 못 고칩니다.” “못 고치는 게 어디 있습니까. 만일 이것이 보도되어 기업이 입는 타격을 생각해보셨습니까. 그리고 만일 이 제품이 잘못 테스트돼서 레티놀 성분이 들어있고 효과도 있다고 밝혀지면 그때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미 보도는 나갔고 그 다음은 사람들이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할텐데 이렇게 되면 국장님 입으로 인해서 기업이 한 순간에 엄청난 타격을 입습니다. 우리가 망하면 책임지시겠습니까. 무엇보다 레티놀이 들어있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보령국회의원으로 있는 당시 류근찬 보도국장이 결론을 내렸다. “시민단체에서 발표한 내용을 우리가 발표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단, ‘애경에서는 이렇게 주장한다’고 보도하겠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시민단체의 주장은 이렇고, 애경의 주장은 이렇다. 즉, 레티놀이라는 성분이 원래 시간이 지나면 날아갈 수 있으니 한 군데에서 그리고 샘플 하나만 가지고 테스트해서 결론을 내릴 것은 아니라고 한다’고 보도해주십시오.”
그래서 뉴스를 고쳤다. 그 시간이 9시 뉴스 시작할 시간으로 모든 준비가 7시 이전에 다 끝난다는데 뉴스를 고쳐서 내용을 정정했다.
거기에 놀란 것은 경영진들이었다. 장영신회장, 안용찬 사장, 제일 놀란 사람은 엉겁결에 따라왔던 서충석 전무였다. 입구에서부터 안 들여보내주는 사람 온갖 엄포와 심지어는 만약 이따위로 나가면 광고 중단한다 이런 소리까지 하면서 거길 뛰어 들어가서 일처리를 하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완전 탄복을 했다.
류근찬 국장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지금까지 KBS 입사 이래 뉴스를 고쳐본 것도 처음이고, 당신처럼 이렇게 자기 일에 집중하는 사람도 처음이었다고 했다. 거기에서 굉장히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 일을 겪으면서 안 된다고 미리 결론을 내놓고 시작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뛰어들어야 된다. 그래야 가능성이 있다. 최소한 밑져야 본전이다.

○ 열정
1. 나는 하나로 샴푸 출시 후 주말에 가족끼리 외식하러 나가거나 아내와 외출했을 때 슈퍼마켓이 보이면 얼른 차를 세우고 들어갔다. 들어가서 우선 하나로 샴푸가 매대 앞에 진열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혹시 뒤에 숨어있으면 끄집어내서 가지고 있던 손수건으로 깨끗이 먼지를 닦아 앞에 세워뒀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 그런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저 내 새끼같은 제품이 어떻게 있는지 보고 싶어서 슈퍼에 들어갔고, 예쁘게 닦아주면 잘 팔릴 것 같아서 닦았고,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 앞에 꺼내놨다. 내가 그렇게 내 제품에 애정을 보이자 슈퍼마켓 사장이 감동하여 소문을 내고 다녔다. 슈퍼마켓 사장이 대리점 사장에게 이야기하고, 대리점 사장이 본사 영업담당 이사한테, 영업담당 이사는 회장한테 이야기했다.
제품을 자기 새끼마냥 여기지, 새벽같이 출근해서 성실하게 일하지, 맡은 브랜드마다 성공을 거두지 여기에 하나로 샴푸가 대박이 나자 내 소문은 업계에 퍼졌다. 이미 부장 정도는 할 능력이 있는데 과장으로 두기에 아깝다고 애경그룹 최초로 과장이면서 부장업무를 취급했고, 그러자 그때까지 내 보스였던 네덜란드 부장과 같은 위치가 됐다. 프랑스인 상무에게 직접 보고하는 생활용품 마케팅 매니저가 된 것이다.

2. 장영신 회장이 나를 부장으로 특진을 시키자 호사다마라고 거기서 각종 악재가 끼었다. 사람들이 아무 이유없이 나를 욕했다. 나는 술도 못 마시고, 어디 가서 나쁜 짓을 한 적도 없고, 오로지 일만 했는데 회장한테는 계속 나쁜 보고가 같이 올라갔다.
어느 날 회장이 도저히 못참겠다고 나를 부르더니, ‘내가 나이 많은 선배들한테 반말하고 다닌다’는 보고가 올라왔다고 했다. “저는 말투가 반말 투로 나올 수는 있으나, 반말을 한 적은 없습니다”고 했더니 ‘너무 설친다’는 보고가 많다고 했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회장님, 설치지 않는 것은 참 쉽습니다. 일을 안 하면 됩니다. 그런데 마케팅은 자재, 공장, 수입 다 접촉해야 합니다. 생산, 홍보, 어디 안 부딪히는 곳 있습니까? 그런데 부딪히지도 않고 조용조용 있으면 일이 안되니 좌충우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일 때문에 그러지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가장 쉬운 방법은 충돌 안하는 것이고, 일을 주도적으로 안하면 충돌할 일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을 계속해야 되니까 충돌은 계속될 것이고, 이런 보고도 계속 들어올 겁니다.”
그때 눈빛에서 ‘그래 바로 너같은 사람이 필요해.’ 굳이 말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회장님의 눈빛에서 그 마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믿음을 준 것이다.

○ 의지
유니레버에서 썬실크 샴푸를 만들 때 유니레버의 정책은 ‘전세계 썬실크 향은 바꿀 수 없다’였다. 그래서 나는 강하게 윗사람을 설득했다. 선실크 향은 서구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이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향 안 좋아합니다. 우리는 그린 후레쉬를 좋아하고, 더 나아가도 그린 플로랄입니다. 우디향이나 머스크향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샤넬같은 명품 향수는 다릅니다. 왜냐면 샤넬을 썼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일부러 바르는, 그저 동조화 현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내 머리에서 나는 향은 소비자조사를 해보면 그린 후레쉬, 그린 플로랄입니다.
당신들이 글로벌로 생각하고, 현지 상황에 맞춰 행동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현지는 한국인데 한국은 그린 플로랄입니다. 샴푸에서 향이 얼마나 중요한데 전세계 썬실크 향을 통일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브랜드나 디자인은 전세계가 같을 수 있지만 내용물만큼은 같아서는 안 됩니다.
나는 수차례 소비자 조사와 사용자테스트를 하면서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썬실크 샴푸의 향이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준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래서 본사를 강하게 설득할 수 있었다. 그래서 유니레버는 글로벌 전략을 바꿨다.
그렇듯이 마케팅은 지극히 상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누구나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알지만, 아는 것과 그것을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시키는대로 하면 되지, 니가 뭔데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의 글로벌 정책을 바꿔라 마래 해?” 이러면 나 역시 반항했다가 월급 안 줄 것 같으니 “네, 알았습니다.” 그렇게 말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월급은 그렇게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시키는 대로만 하면 샐러리맨이 되지만,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면 비즈니스맨이 된다. 비즈니스맨이어야 한다. 비즈니스맨다운 생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그래서 사회나 회사에도 기여를 해야 자기도 큰다.

○ 호기심
1. 저들은 ‘바쁜 아침 샴푸와 린스를 따로 할 시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꺼번에 샴푸와 린스가 하나로 합쳐진 랑데부 샴푸로 감자. 그리고 빨리 회사로 가자’였다. 그래서 강석우가 발로 세탁기 문닫고, 히프로 치고 변우민이 안경 막 밟고 난리가 났다.
그러나 나는 이것은 호기심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즉, 소비자는 샴푸와 린스가 하나로 합쳐지면 리스 따로 쓴 효과가 있을까 궁금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원리를 설명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바쁜 아침을 이야기하지 않고 모발 하나를 뽑아서 샴푸로 때를 쫘악 빼주고, 그 위에 린스로 코팅을 싸악 해줬다. 그게 100% 적중했다. 즉, 소비자 입장에서 보고, 소비자 눈높이에서 어떻게 소비자는 호기심을 채울까 생각하고 그대로 광고한 것이 아주 획기적이었다.

2. KTF에 가서 시장을 돌려보려고 조사를 했다. 그리고 가자마자 가장 친한 마케팅 전공 교수님 몇 분에게 비싼 핸드폰을 보냈다. 마케팅 교수님들이 인맥도 넓고 광고도 잘해주니까 여기저기서 좋은 이야기들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전화는 안되고 메시지만 받는다. 나중에 보니까 전부 부인이나 아이들에게 가 있다.
“아이구, 이거 내가 10몇년을 쓴 번호인데 어떻게 바꿔?”
“나도 어제까지 011 썼었소. 당장 바꿔도 아무 문제 없어요.”
“그 불편을 어떻게 참아? 한번만 봐주라.”
10인이면 10인모두 똑같은 반응이었다. 그때 나 혼자 힘으로는 못 돌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가 생활인 마케팅 교수들도 안 바꾸는데 일반 소비자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은 불보듯 뻔했다. 정말 큰 벽이었다. 싸움에서 벼랑을 계속해서 바위로 때린 들 바위가 깨지지 벼랑이 깨지겠는가. 이 싸움은 터를 바꿔야 하는 싸움이었다.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으면 전쟁의 터를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하면 유도와 태권도 중 내 기술이 태권도라면 상대를 널찍한 곳으로 이끌고 나가야 한다. 그래야 태권도 기술인 이단옆차기도 하고 돌려차기도 하지 좁은 곳에서 뒤엉켜 싸우다 상대가 나를 눌러버리면 발 한번 못뻗어보고 그냥 한판승이기 때문이다.
그때 든 생각이 ‘만일 번호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서비스를 다른 곳으로 선택할 수 있는가’였다. 바로 호기심이었다.
“됩니다.”
“진짜? 기술적으로 되나? 번호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됩니다.”
“그런데 왜 아직 안 하고 있지?”
“법적으로 스피드 011은 이미 등록된 상태입니다.”
“그럼 법적으로 무효심판 청구하게.”
소비자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Speed 011이라는 두터운 성벽에 둘러쌓여 안주해 있는 SKT를 어떻게 동등한 경쟁의 장으로 끌어낼 것인가? 틀을 깨야 한다. 틀이 무엇인가. 바로 011이라는 번호였다. 법으로 SKT가 011을 쓰라고 했는데 어떻게 깨뜨릴 수 있을까? 바로 법에 호소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번호는 개인의 재산이 될 수 없다. 번호는 소비자가 그로 인해 묶임을 당할 수 없고, 누구에게나 공유되어야 하며, 언제든지 좋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번호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서비스는 선택할 수 있는 ‘번호이동성’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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