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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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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

: 네가 살아간다면 피할 수 없는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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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622g | 153*224*30mm
ISBN13 9788996016687
ISBN10 8996016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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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한 씨는 사람이 동물과 뭐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잔에 담긴 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줄리가 물었다. 외국인이라 호칭이 서툴러 그런지 줄리는 ‘가한 씨’라고 직접 이름을 불렀다. 그 소리를 들으니 가한은 가슴이 아련해졌다. 여자에게서 자신의 이름이 불린 게 수십 년만인 듯했다. 헤어진 아내도 아이를 낳고부터는 ‘수빈이 아버지’라고 불렀다.
사람과 동물의 차이? 머리가 좋고, 도구를 사용하고, 말을 할 줄 알고, 글을 쓸 줄 알고, 스포츠 같은 놀이를 만들어 즐기고…….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동물은 태어나면서 어떻게 살지 이미 정해져 있어요. 동물은 자연이나 남이 설계한 대로 살아요. 자라서 교미하고 새끼를 낳아 기르다 죽죠. 인간이 기르는 가축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어요. 가축은 사람이 설계한 대로 알을 낳거나 우유를 짜거나 고기를 제공하고 죽어요. 이처럼 동물은 태어날 때 이미 삶의 설계도가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인간은 달라요. 설계도가 정해져 있지 않아요. 부모라도 아이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될지 알 수 없어요. 인류를 위해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위인이 될 수도 있고 흉악한 범죄자가 될 수도 있어요.”
길거리에서 철없는 여자처럼 금속장식을 주렁주렁 달고 노래를 부르기는 해도 줄리는 철학교수였다.
“그리고 부모가 그 설계도를 대신 만들어줄 수는 없어요. 자신이 무엇을 할지 어떻게 살지, 그 설계도는 자신이 만들어야 해요. 그게 가축과 인간이 다른 점이에요.”
줄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한은 아버지를 생각했다. 아버지는 자신이 만든 설계도대로 가한이 살기를 바랐다. 가축처럼 매순간을 감시하고 행동을 통제했다.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사춘기가 되면서 가한은 저항했다.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대화를 거부했고 이리저리 피해 다니다 마침내 아버지가 만든 설계도를 찢고 축사를 탈출했다. 어쩌면 어머니의 죽음은 핑계였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 다른 생각」

줄리가 떠나고 난 후에도 가한은 한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왠지 창피한 기분이 들었다. ‘가한 씨는 기업가 아닌가요?’ 줄리가 남기고 간 질문이 가슴에 아프게 박혔다.
가한은 자신이 왜 기업을 운영해 돈을 벌려고 하는지 자문했다. 질문을 두 가지로 나눠서 따져보았다. 왜 기업가들은 기업체를 운영하려고 할까?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처럼 즉각 답이 나왔다. 영리추구, 즉 돈을 벌기 위해서다. 줄리는 이 답을 싫어했지만, 가한은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왜 돈을 벌려고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분명했다. 계속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혼자 자문자답하던 가한은 자신이 순환논리에 빠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업을 운영하는 목적과 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자기 꼬리를 문 뱀처럼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순환논리 속에서는 어떤 해답도 나오지 않는다. 가한은 다른 식으로 생각해보았다.
줄리는 어떤 일이 의미가 있으려면 사랑하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사랑하는 대상이 있어야 신념이 생기고, 사랑하는 대상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고 했다. 회사원이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이고, 그래서 열심히 일하게 되고, 가족을 위하는 일이므로 가치도 있다.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기업을 운영하는 이유는 기업 자체에서 나오지 않는다. 사랑하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
기업이 사랑해야 할 대상은 무엇일까? 질문을 바꿔보니 답이 쉽게 나왔다. 고객이다. 기업은 고객을 위해서 존재한다. 기업의 제품은 고객에게 도움이 되고, 그렇게 번 돈을 고객을 위해 쓴다. 이렇게 생각하니 비로소 정리가 되는 듯했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1」

“기업가는 예술가처럼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세상을 뒤바꿔놓는 사람들이에요. 와트의 증기기관, 에디슨의 전등, 포드의 자동차,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세상은 그들이 내놓은 새로운 물건들을 통해 발전해왔어요. 새로운 물건을 만든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기업가들은 예술가와 비슷한 면이 많아요.”
“어떤 점이 그렇습니까?”
가한과 줄리의 시선이 마주쳤다. 줄리의 눈동자는 검고 어두웠지만 밝고 환한 빛이 났다. 가한은 이제 그 빛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검은빛이 철학자 줄리라면 밝은 빛은 예술가 줄리였다. 가한은 블랙홀처럼 점점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느꼈다.
“건축가가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 듯 위대한 기업가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만들어요. 똑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월마트는 다른 마트와 다르고 노드스트롬은 다른 백화점과 달라요. 예술가가 작품에 혼을 불어넣듯 기업가들이 기업에 자신의 혼을 불어넣기 때문이에요. 다른 점은 예술가는 대부분 혼자 작업하지만 기업가들은 그 일을 여러 직원들과 함께 해요.” ---「회사도 사람이다」

사르트르는 사람이 그 어떤 이유도 없이 이 세상에 버려진 고아 같은 존재라고생각했어요. 추구해야 할 어떤 본질도 가치도 없이 살아가는 존재라는 거예요. 때문에 사람은 불안해하고, 절망할 수밖에 없어요. 샤르트르가 쓴 소설에 주인공이 거대한 나무뿌리를 보고 혐오감을 느껴 구토하는 장면이 나와요. 이유도, 목적도 없이 살아야 하는 현실이 참을 수 없었던 거예요. 이와는 달리 사람이 만드는 물건은 목적이 있어요. 칼은 물건을 자르기위해 존재하고 연필은 글씨를 쓰게 하려고 존재하는 거예요. 이처럼 목적을 가진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정작 자신의 목적이 없다니 너무 아이러니한 현실이지요. 절망과 불안 속에 빠져 있는 사람이 이 끔찍한 현실을 탈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 샤르트르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해요. 그리고 사람에게 남아있는 좋은 것을 하나 찾아내요. 그건 바로 자유였어요. 물건처럼 어떤 하나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 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무한대의 자유가 남아있는 거예요. 그리고 자유롭기 때문에 사람은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어요. 샤르트르는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여기서 ‘실존’이란자신이 스스로 선택해서 살아가는 삶을 뜻해요. ---「회사도 사람이다」

줄리는 존재의 의미가 관계 속에서 생긴다고 했다. 가족에게 국한된 지금의 관계를 회사와 직원들로 넓혀나가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이 직원이 하는 이야기는 그 관계를 더 넓혀 고객까지 확장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머릿속을 떠돌던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갔다.
회사는 단순히 돈을 버는 장소가 아니다. 회사원 또한 단순히 돈을 버는 사람이 아니다. 회사원은 일을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하는 일 자체가 인간관계를 넓히고 사회에 기여하는 행위다.
왜 여태까지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생각해보니 이유는 ‘회사 =영리추구’라는 단순한 도식이 머릿속에 너무나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회사는 단순히 영리를 추구하는 기관이 아니다. 회사는 그 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또 해야 한다. 고객과 사회에 기여하고 직원들의 꿈과 희망을 성취하도록 도와야 한다. ‘회사 =영리추구 기관’이라는 말은 오히려 회사의 범위를 좁히는 정의다. 예를 들어, ‘남편 =회사에서 돈 벌어오는 사람’이라는 말에 동의하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 와도 아내를 때리고 아이들을 구박하는 가장이라면 그는 나쁜 사람이다. 가장은 돈도 벌어야 하지만 가정에 기여하고 가족들이 꿈과 희망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좋은 회사는 영리추구가 전부가 아니다. ---「가치 있게 일한다는 것」

가한은 어제 들은 줄리의 말을 떠올렸다. ‘사람은 가치 때문에 상품을 사는 거예요. 그리고 가치는 대부분 관계에서 나와요. 그러니 관계 때문에 상품을 사는 거지요.’
서류를 치우고 책상 위에 목도리를 쭉 펼쳐놓았다. ‘한 올 한 올의 실이 모여 천이 되듯 이 목도리 하나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았을 것이다.’ 가한은 목도리를 들어 볼에 대보았다. 목도리는 따뜻했다. ‘사람들은 따뜻함을 원해서 목도리를 산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도 했다. ‘목도리는 목을 따뜻하게도 하지만 옷맵시를 돋보이게도 한다. 따뜻함보다는 남에게 멋있어 보이려는 마음 때문에 목도리를 사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이 목도리는 가한이 사지 않았다. 가한의 생일을 축하하고 싶은 줄리가 사서 보냈다. 목도리를 두른 채 가한은 ‘관계의 의미’를 이모저모 되새겨보았다.
벨소리가 들려 꺼내보니 줄리가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휴대전화를 든 채 가한은 생각했다. 이 휴대전화 역시 관계에서 나왔다. 휴대전화는 다른 사람이 없다면 아무 의미 없는 물건이다. 가한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무실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나 혼자 만 일하는 사무실이라면 이렇게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들이 보는 사장실이기 때문에 이렇게 꾸민 것이다.’
가한은 줄리에게 답장을 보냈다. ‘퀴즈에 도전하겠습니다. 줄리 씨가 선물한 목도리에는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그 가치는 줄리 씨와 저와의 관계에서 나왔습니다.’
---「혁신은 혼자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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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택 교수가 쓴『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는 가치관 경영을 소설 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호암 이병철 선생이 소설을 많이 읽으라고 하면서 “나는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없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의 지엽보다는 그 저류에 흐르는 기본적인 생각,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전에 내가 쓴『가치관 경영』이 가치관 경영의 핵심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가치관 경영의 내재화 과정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우리 삶과 일의 의미를 되돌아보게끔 만드는 굵직한 인생의 고민들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가치관 경영을 전파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의 출간을 축하하고 함께 기뻐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의 기업은 물론 개인의 삶 역시 가치관 경영이 주는 혜안과 탁견을 통해 어떤 격랑에도 흔들림 없이 정진해나가길 기대한다.
전성철(IGM세계경영연구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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