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나는 베네딕트와 줄리언과 제라드 생각을 했다. 그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줄리언이 포함된 그 어떠한 이해 관계도 내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제라드라면 괜찮다. 야영지에 있었을 때, 베네딕트가 접촉한 상대가 그일 것이라고 생각하자 나는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베네딕트가 지금 줄리언과 동맹을 맺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내 불안은 점점 증대될 따름이었다. 에릭이 나를 증오하는 것보다 더 강하게 나를 증오하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줄리언일 것이다. 만약 내가 어디 있는지를 그가 안다면, 나는 커다란 위험에 처해 있었다. 아직 대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아마 이 시점에서 베네딕트는 나를 팔아넘기는 일에 대해 윤리적인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이든 간에 - 그는 내가 무엇인가를 저지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앰버에서는 틀림없이 분규가 일어날 터이기 떄문이다. 나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어느정도 동조할 수조차 있었다. 그는 왕국의 유지에 헌신적으로 전념하고 있었고, 줄리언과는 달리 지조가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와 다퉈야 한다는 것은 유감이었다. 나는 앰버에 대한 내 일격이, 가스 마취 상태에서 이를 뽑을 때처럼 신속하고 고통이 없는 것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었고, 곧 그와 내가 옛날처럼 다시금 같은 편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다라를 만난 지금은, 그녀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되기르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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