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어린 원님은 이렇게 명령했어. “자! 이 수숫대를 절대 꺾지 말고, 자네들 도포 소매 속에다 한번 집어넣어 보게.” 하지만 그렇게 큰 게 들어갈 리가 있나. 다들 우물쭈물할 뿐이지. 순간, 어린 원님이 소리쳤어. “예끼, 이놈들! 불과 서너 달 큰 수숫대도 소매 속에 안 들어가는데, 열한 해나 큰 나를 너희 소매 속에 집어넣고 쥐락펴락 멋대로 하려고 해!” 관리들은 아차 싶었지. 그래, 고개도 못 들고 덜덜 떨기만 했어. 그 일이 있고 관리들은 원님을 얕잡아 보지 못했어. ---「지혜로운 꼬마 원님」에서
영감은 냄새를 따라갔지. 아, 그랬더니 글쎄 며느리와 아들이 사는 집이네. 집 안을 둘러보니, 예전에 자기가 지어 줬던 집은 분명한데, 방마다 쌀가마니가 수북하고, 베틀까지 놓여 있지 뭐야? 그래서 며느리를 불렀지. “며느리야!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그러자 며느리는 부자 영감을 반가이 맞으면서 이렇게 말했지. “사람은 먹고 놀기만 하면 안 됩니다. 부지런히 일하면 못 먹는 법이 없지요. 그래서 저희도 그 이튿날부터 나무해서 팔고, 또 길쌈도 해서 팔았어요. 그러니 그럭저럭 살게 되더라고요. 아버님께서 살림살이 하나도 안 보태 주셔도 이렇게 잘살고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재산 지킨 부잣집 며느리」에서
어린 신랑은 여전히 이리저리 말썽만 피우고 돌아다녔지. 아직은 어리니까 노는 게 일이지, 뭐. 하지만 신부는 일을 해야 하니까 얼마나 귀찮겠어. 그래서 신부가 신랑을 지붕 위로 휙 던져 버렸지. 그런데 이런! 그 순간 시어머니가 집에 들어오다가 그걸 봤지 뭐야! “아니, 지금 뭐 하고 있는 게냐?” 시어머니가 소리를 쳤어. 신부는 바른대로 말했다가는 쫓겨나겠다 싶어서 벌벌 떨고만 있었지. 그런데 그때, 어린 신랑이 지붕 위에 열려 있는 호박 넝쿨을 쥐고서는 “각시야! 이 호박을 딸까, 저 호박을 딸까?” 하더래. 휴! 십년감수했지 뭐야. ---「신부를 감싸 준 어린 신랑」에서
“좋다! 그렇다면 네 말대로 아침에 심었는데, 저녁에 따 먹지 못하면 넌 죽은 목숨이다.” 아들은 눈 하나 깜짝 않고 대답했지. “예, 그러지요. 그런데 이 오이씨는 방귀를 한 번도 안 뀐 사람이 심어야만 아침에 심어서 저녁에 따 먹지, 한 번이라도 방귀를 뀐 사람이 심으면 그리 안 된답니다.” 이 말을 들은 대감은 버럭 화를 내면서 나무랐어. “예끼, 이놈아! 세상에 방귀를 안 뀐 사람이 어디 있더냐!” 그러자 아들은 대들었지. “그럼 어찌 우리 어머니가 방귀를 뀌었다고 소박하셨습니까?”
---「아침에 심어서 저녁에 따 먹는 오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