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짱가,
친구야!
오늘은 12월 17일 오후 4시
열이 지금 더 올라
38.3까지, 38.4도였나?
금방 쟀던 것도 헷갈리네.
좀 낮게 나오라고
혀 밑에 세 번 넣고
겨드랑이에도 넣어 보고
별 지랄을 다해서 그나마 그럴 거네.
겨드랑이가 37.8도인가 나오기에
그걸 적어 넣을까 하다가
애새끼한테 걸려
그도 실패했다네.
애새끼는
“중국산 체온계가 그렇지, 뭐.”
퉁명스럽게 말하는데
나는 대뜸 야단부터 쳤다.
“값싸게 공급해 주는 거는 생각 안 하냐.”
무식한 놈.
침대를 짚고 스마트폰에 몇 자 적어서 그런지
손목이 아프다, 폰을 바쳐 들 수 없을 만큼.
4시 건강검진 사이트에
두통, 코막힘, 코가래만 적어 넣었다.
후에 보니 가래도 또 조금 끓는다.
친구가 집 걱정을 해 주셨지.
지어미 전화를 애새끼가 받아 집 소식이야 듣지만
그거야 뭔 대순가,
우리 집구석 얘긴데.
우리 집은 개의치 말게.
선생이라는 작자가
코로나 지키라고 온갖 지원 다해 주었는데
오히려 그 물품을 거꾸로 해 쳐들고
사랑하는 님들께,
우리의 견고한 성에서 방패를 해 들고
밤낮없이 왕사발만하게 눈을 부릅뜨고
경계근무에 나선 모든 분들께
칼날을 세우고 살과 표창을 겨눈
악한 코로나의 등에 올라탄
주제를 모르는 놈이 되고 말았다네.
--- 「곧 죽어도 할 말은 있네」 중에서
* 확진번호: 충북 - 5××(59세 남성)
1. 발병일: 12월 13일 일요일 오후 2시
2. 검체 검사일: 12월 14일 월요일 9시 10분
3. 확진일: 12월 15일 월요일 오전 6시
4.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생활치료센터 입소일: 12월 16일 화요일 오후 4시
- 12월 18일 목요일 오전 8시 체온측정 결과: 섭씨 39도
1. 새벽 사과 부스러진 것 같은 설사
2. 두통, 코가래
3. 관절통 손목, 무릎, 척추가 갈라져 옴
4. 엘보우 통증
6. 마스크는 안 했으나 입술 가운데가 찢어짐
- 17일 수요일 밤 잠들기 전 먹은 약
1. Ebastine 10mg: 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피부염, 두드러기 치료제
2. Ivy dried syrup(시네추라 포) 15ml: 다음?질병으로?인한?기침,?가래?:?급성?상기도?감염,?만성?염증성?기관지염
3. Acetaminophen ER 650mg: 해열?및?감기에?의한?동통(통증)과?두통,?치통,?근육통,?허리동통(통증),?생리통,?관절통의?완화
--- 「곧 죽어도 할 말은 있네」 중에서
부부간 감염률 - 30퍼센트 분석 보고서
곰곰이 생각한다,
공짜밥 먹고 할 일 없으니.
훌륭하신 의사 선생님께서 보시면
‘소가 다 웃을 일이다’ 비웃으시겠지만
배움이 짧으니 아니지 배움이 짧은 것이 아니라
접장으로 먹고 살면서도
천성이 게을러 터져
학업에 정진하지 못한 까닭이지.
또 혹세무민하는 구업을 짓는다.
--- 「참으로 묘하도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