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의사가 모든 답을 갖고 있는 것일까? 폐 자체에서 원인을 찾을 게 아니라 뭔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있다가는 평생 유능한 의사만 찾아다니다가, 혹은 신통하다는 약에만 의존하다가, 때로는 병이 낫기도 하고 재발하기도 하면서 수동적으로 내 인생을 끝낼 수도 있다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고통스러운 사이클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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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에서 중요한 요소는 명상의 상태, 즉 ‘산란한 마음을 현재로 모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마음이 현재에 있는 하나의 공간인 ‘몸’으로 모인 상태다. 결국 힐링 명상이란 삶의 모든 부분을 현재에 있는 내 몸으로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케케묵은 감정이든 복잡한 생각이든, 이를 몸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나도 모르게 몸에 밴 것을 몸을 통해 걸러내는 것 말이다. 나아가서는 몸을 움직여 나의 감정과 생각에 영향을 줌으로써 삶
의 전반적인 전환도 일으킬 수 있다.
--- p.35
여기서는 앞에서 살펴본 힐링을 반드시 육체가 낫는 것만으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세 가지 몸, 즉 몸과 에너지(생각과 감정), 영혼이 조화를 이룬 상태로 정의한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질병이란 바로 그 반대로 몸, 에너지, 영혼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상태, 그런 내면의 갈등이 일어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육체의 질병이든 마음의 병이든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될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
--- pp.43~44
내 안으로 들어가는 3단계는 먼저 자기 집으로 돌아와 먼지를 털어 몸의 감각을 깨우고, 그 감각을 그대로 느끼며, 저항 없이 바라보는 과정이다. 이는 몸과 마음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기보다 일단 내 안으로 들어가 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내가 나의 삶의 주인이 되어 인생을 창조적으로 꾸려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p.71
살아난 감각을 느끼고 그대로 바라보기를 반복하면서 마음이 안정을 찾게 되면, 비로소 그 안정된 힘으로 나의 삶을 위한 선택과 창조가 일어날 수 있다. 여기서 ‘나’란 영혼의 나, 많은 생각과 감정을 불태워 더욱 지혜로워진 나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제는 자신감이 생기며,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선택을 할 때도 기존의 경험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과 몸에 모두 이로운, 그래서 남에게도 이로운 것을 선택하게 된다.
--- p.159
절 체조는 전신 운동이다. 팔, 다리, 무릎, 허리 등에 자극을 줄 뿐만 아니라 몸 자체를 바닥까지 완전히 엎드리는 동작을 취함으로써 항상 머리가 하늘을 향하고 있던 자세에서 머리가 바닥을 향하는 자세로 에너지의 흐름을 전환시키는 효과가 있다. 기운으로 따지면, 아랫배로 에너지가 모이고 가슴은 열리며 머리는 가벼워지고 맑아지는 정상적인 흐름을 회복한다는 뜻이다. 신기하게도 이러한 동작을 하고 있으면 파괴적인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복잡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마음이 겸손해지며 세상을 끌어안을 수 있는 열린 마음과 포용심이 생긴다.
--- p.216
청소할 때 먼지가 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내면을 청소할 때 떠오르는 부정의 목소리를 무조건 탓하지 말고 먼저 들어주자. 있는 그대로 느끼라는 말이다. 앞서 ‘의식의 도표’에서 살펴봤던 것처럼 영혼, 혹은 내 진정한 자아는 이 모든 부정의 목소리를 지나서 가장 안쪽에 있다. 따라서 부정의 목소리는 먼지나 쓰레기처럼 모두 밖으로 나와야 하는 것들이다. 옷장 정리를 제대로 하려면 일단 옷장에서 모든 옷을 꺼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 pp.254~255
음악적 표현의 즉흥성과 창의성은 주기적으로 힐링 명상을 연습하면 더 깊고 풍부해질 수 있다. 누군가를 의식하면서 하기보다 내 감정의 응어리를 풀어낸다고 생각하며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면서 이를 솔직하게 표현하면 충분한 힐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평소에 좋아하는 악기가 있다면 시간을 내서 연주해보고, 그게 아니더라도 노래에 나의 감정을 담아서 충분히 표현해볼 것을 권한다. 이러한 활동이 예술가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누구나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수 있고, 어떤 문제 상황도 새롭게 맞이할 수 있는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연습을 통해 예술가의 창조성이 더욱 살아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 p.275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도 죽는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매일 밤마다 잠을 자면서 죽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하고, 쌓아놓으려 한다. 그러다 갑자기 우환이 닥치면 어찌할 줄 몰라 하면서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긴다. 질병이 생기면 스스로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약사나 의사를 찾고 약을 의지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나 역경에 처하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쩔쩔맨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만 넘기면 금방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이러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 p.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