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특별한 꿈이 있었다. 영국 국가 감사원 회계사로서 안정적인 삶을 살던 그는 양복을 벗어 던지고 경쟁이 치열한 프랑스 치즈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희생과 어려움을 감내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 낯선 환경과 텃세를 극복하며 새로운 일에 한 걸음씩 적응해 나갔다. 그는 최고의 치즈 상인들 틈에서 치즈를 배웠고, 마침내 미식가의 메카라 불리는 리옹의 치즈 상인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2013년, 그는 프랑스의 모든 베테랑 치즈 상인들을 물리치고 프랑스 최고의 치즈 대회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그는 약혼자인 젠과 함께 치즈에 파묻혀 런던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역자 : 홍상현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에서 환경관리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현재 애들레이드대학교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 연구라는 주제로 박사 과정 중에 있다. 다양한 지식과 경험의 연결 고리가 되기를 소망하며,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 및 지속 가능성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브루노의 농장으로 떠나 온 여행은 프랑스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시작은 여행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정확히는 프랑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궁금함이 여행 동기의 바탕이 되었다. --- 「2장|미식가라면 일생에 한 번은 프랑스」 중에서
모든 것이 갖춰진 편안하고 안락한 곳에서 판에 박힌 삶을 살고 있었다. 일하고, 자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종종 ‘탑 기어’를 틀어 둔 채로 뭔가 신비로운 요리를 시도하는 것과 같은 단순한 삶의 반복이었다. 문제가 될 만한 것이라고는 만약 지금 내가 뭔가 바꾸지 않는다면 이 편안하고 단순한 삶을 평생 이어가게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중략) 사람들은 왜 치즈를 만들고, 숙성하고 파는 것일까? 그 대답은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돈 버는 것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 「5장|치즈와 나」 중에서
나는 틀에 박힌 편안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충분한 월급으로 필요한 것들을 모두 살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도 넉넉했고 몇 년 안에는 집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친구, 가족들과도 함께 잘 지냈고 완벽하게 유쾌한 생활이었다. 문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인가 더 큰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지속적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지금 당장 찾아내서 실행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만 같았다. (중략) 사실 나에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한 사무실에 틀어박혀 나이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꿈을 좇는 것을 포기하고 후회하기 싫었다. --- 「6장|꿈을 포기하고 후회하기 싫었어」 중에서
“안녕하세요, 혹시 멍청이 기름 있어요(Bonjour, je me demandais sivous avez la graisse du conard?)” 동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내가 아주 정중하게‘멍청이 기름’이 있는지 물어봤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사실 내가 말해야 했던 단어는‘conard(멍청이)’가 아닌‘canard(오리)’였다. 사실 지금도 그때 산 ‘멍청이 기름’이 뭐였는지 모르겠다. --- 「10장|행복한 아르바이트」 중에서
내가 영국인이라는 사실이 거리감을 만드는 것은 확실했고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영향을 끼쳤다. 일을 하면서 프랑스어로 대화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적은 없었지만 내 발음은 누가 들어도 프랑스 사람 같지는 않았다. 문제는 꽤 많은 프랑스 사람들이 프랑스만이 최고의 치즈를 만들고 그 어떤 과정에도 외국인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데 있었다. 특히 미식가의 황무지인 영국은 무조건 제외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 「16장|치즈 가게에서 일하기」 중에서
운전석에 앉아 좌석과 거울을 조절하려고 보니 백미러가 없었다. 그 외에는 모든 게 좋았다. 자, 이제 엔진을 켜고, 잠깐! 이거 핸드브레이크가 어디에 있는 거지? 도대체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프랑스에는 핸드브레이크가 없나? 도대체 어디에 숨겨 둔 거지?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
매트 페로즈의 여정은 그 자체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준다. 직업을 선택하는 길목에 서 있는 젊은이들에게, 치열한 직장 생활 끝에 삶의 반환점을 찾아 헤매는 중년들에게, 또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노년들에게 밤하늘의 별처럼 귀감이 된다. 자신이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 그리고 용기를 내어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많은 이들이 잘 알면서도 애써 덮어 두고 있는 그 반짝이는 사실 하나를 매트 페로즈는 조심스럽게 꺼내 들고 밤하늘에 띄워 별이 되게 하였다. 소펙사 코리아 소장 정석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