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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 그런 나는 없다
중고도서

무아, 그런 나는 없다

: 나는 정말 확고부동한 존재인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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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302g | 128*188*20mm
ISBN13 9788934943037
ISBN10 8934943033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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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새우서림   평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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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는 말

1. 나는 누구인가

2. 자아는 모순이다


* 자아와 영혼
* 혼
* 인격체
* ‘자아’의 개념적 모순

3. 붓다의 무아

3.1 붓다의 논증
* 무상으로부터의 논증
* 비재귀성의 원리로부터의 논증
3.2 연기로부터의 논증

4. 철학의 무아

4.1 어디까지가 나의 몸인가?
4.2 어디까지가 나의 마음인가?
* 마음의 인과적-역사적 고리
* 언어노동의 분업
* 환경과 분리될 수 없는 마음
4.3 실재하지 않는 나

5. 반론들

5.1 데카르트의 도전
5.2 나는 이 몸과 마음이 합친 전체와 아무 관련 없다

6. 다시 나를 찾아서

6.1 불교는 대자유의 가르침이다
6.2 개인 인격체로서의 나는 존재한다

글을 맺으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믿기 어렵게도 붓다는 그런 ‘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아無我’를 가르치며 정반대의 길을 간다. 불교는 ‘진정한 나’나 영혼 같은 것은 없으므로 우리는 모두 자신을 스스로 내려놓아야 자유롭고 행복해진다고 가르친다. 불교와 나머지 세계종교 가운데 어느 쪽이 옳을까? 본 저술은 불교의 무아론으로 ‘나의 존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하는 작업을 위주로 한다. 점잖게 말해서 논의이지, 실은 격파가 그 목표다.
--- p.7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당황스럽다면, 그것은 오히려 독자가 스스로 건강한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증거다. 뭔가 굉장한 문제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는 철학적 물음은 질문자가 듣는 사람이 답변하기 곤란하게 일부러 문법을 꼬아 놓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이비 철학이 흔히 그렇듯이 이 질문은 지적知的으로 살짝 사기를 쳐 놓아서 멋지게 보일 뿐이다. 사기가 아니라면, 질문자가 스스로 문제를 지적으로 혼동하고 있어서 그렇다.
--- pp.12~13

“나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앞서 '내가 과연 존재하는가?'를 먼저 물어봐야 한다. 내가 이렇게 분명히 존재한다고 느끼고 있는데 무엇하러 ‘나의 존재’에 관해 물어야 하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그러나 느낌으로 나의 존재를 확신한다고 해서 내가 반드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는 평평하고 태양이 지구의 주위를 돈다는 느낌으로 인류가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그 반대가 진리였던 것처럼, 단지 내가 존재한다는 느낌만으로는 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까?
--- p.20

내가 존재한다면 나를 나 이외의 모든 사람 및 사물과 구별해 주는 고유한 속성이 있어야 한다. 이른바 ‘나의 개별적 본질’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 본질이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
--- p.26

진정한 나의 존재와 관련된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의미한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유사한 개념을 분명히 이해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다른 개념과의 비교 및 대조를 통해 뜻이 더 잘 드러나기 마련이어서 그렇다. 그래서 이번 챕터에서는 자아self, 혼spirit 그리고 인격체person의 개념을 설명하고 그 차이를 선명히 드러내 보려한다. 개념을 정리한 후에 ‘진정한 나’를 의미하는 ‘자아’가 개념적으로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이겠다. 개념적으로 오류인 것은 그 개념에 해당하는 대상이 이 세계에 존재할 수 없으므로, ‘진정한 나’는 존재할 수 없고, 따라서 붓다의 가르침인 무아無我가 진리라는 점을 증명하려 한다. ‘진정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의가 독자를 충격에 빠뜨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존재하지도 않는 ‘나’를 찾으려는 헛수고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데 우리의 논의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 pp.36~37

자아self와 인격체person의 차이를 모르고 두 개념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의 두 문장을 살펴보며 그 차이를 확실히 해 두자.
(1) 그는 모진 고생 끝에 다른 사람person(인격체)이 되었다.
(2) 그는 모진 고생 끝에 다른 자아self(영혼)가 되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바뀌어 다른 person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누구도 다른 자아가 될 수는 없지만, 다른 인격체는 될 수 있다는 데 우리는 직관적으로 동의한다. 1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불교는 영원·불변·불멸이라는 자아의 존재를 부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격체의 존재마저 부정하지는 않는다.
--- p.49

어떤 존재자가 물리적, 심리적, 또는 개념적으로 부분들로 이루어진 집합체composite라면 영원히 불변하고 불멸일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원칙적으로 그것을 이루는 부분들로 분리될 수 있고, 분리되는 것은 변하며, 이런 변화는 그것의 파괴와 소멸을 가져오게 되며, 따라서 그것이 영원히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원·불변·불멸인 것은 집합체일 수 없고, 반드시 아무 부분도 가지지 않은impartite 단순체여야 한다. 그래서 영원·불변·불멸이라고 주장되어 온 자아나 영혼은 반드시 단순체여야 한다. 그런데 단순체로서의 자아 또는 영혼은 다음과 같은 철학적 난제에 직면한다.
--- p.52

인도 전통에서, 특히 불교에서는 ‘비재귀성非再歸性의 원리(the principle of irreflexivity)’가 받아들여져 왔다. 한자어로는 뭔가 심오한 진리를 말하는 듯하지만, 뜻을 풀어보면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만한 내용이다. 선문禪門에서 좋아하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예를 들어 설명하면 쉽다. 손가락은 달을 가리킬 수 있지만,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자체를 가리킬 수는 없다. 손가락이 스스로를 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은 아무것도 스스로를 향할 수 없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스스로를 향할 수 없다면 스스로를 싫어하거나 비난할 수도, 또 변화시키려 원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스스로에 대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일도 먼저 스스로를 향할 수 있어야 가능한데 그것이 처음부터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p.65

필자의 직접 논증은 비인과적 관계로 연결된 연기에 의해서도 사물이 자성을 결여한다는 점도 쉽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남편은 부인이 존재할 때만 남편이다. 남편은 부인 없이 그 스스로 남편으로 존재할 수 없다. 스스로 존재할 수 없으니 스스로의 본성, 즉 자성을 가질 수 없다. 그러므로 남편은 자성을 가질 수 없어 공하다. 부인 또한 남편 없이 스스로 부인으로 존재할 수 없으니 마찬가지로 자성이 없어 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논의는 비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연기하는 모든 존재자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 p.79

결국, 마음의 내용은 마음이 아니라 마음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및 사회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고유한 자성을 가지고 존재한다는 마음의 경계를 정할 수 없다. 그런데 경계가 없는 것은 실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래서 내 마음은 분명한 테두리를 가지고 실재하지 못한다. 실재하지도 못하는 마음이 나를 나이게끔 해 줄 수 없다.
--- p.105

진정한 나 또는 참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증명할 수 있는 철학 논증은 무수히 많다. 그래서 이 4장에서 필자는 논의의 폭을 좁혀 초점을 맞추기 위해 내가 실재한다면 상식적으로 나는 몸과 마음을 가지고 존재하는 무엇이라고 전제하고 논의를 시작했다. 그리고는 원칙적으로 몸과 마음이 자성을 가지고 실재한다면 그것들과 그것들이 아닌 것들의 차이가 분명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각각의 경계를 정할 수 없음을 보였다. 그럼으로써 몸도 마음도 실재하는 무엇이 될 수 없다고 논의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 또한 실재할 수 없다는 점을 현대철학의 힘을 빌려 논증했다. 즉, 철학도 무아가 진리라고 말하고 있다.
--- p.107

어떤 주제를 잘 논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능한 반론을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무아가 헛소리라고 주장하는 반대 논의도 진지하게 고려할 때가 되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반론은 가능하면 최고로 강력한 힘을 가진 논증으로 뽑아야 한다. 그리고는 무아의 가르침이 이 가장 강한 반대 논증조차도 때려눕힐 수 있는 최고의 진리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필자는 그런 강력한 두 적수로 (1)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철학과 (2) ‘전체는 부분 이상이다’라는 인류의 오랜 지혜(오해?)를 선택하기로 한다.
--- p.111

그런데 데카르트가 받아들인 절대 진리로서의 ‘생각하는 나의 존재’는 불교의 가르침 ‘무아無我’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각할 수도 없기 때문에, 생각하는 나의 존재는 논리적으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직관적으로 일리 있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서양철학자의 절대다수가 받아들이는 이 진리(?)의 도전에 무아를 가르치는 불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p.120

우리는 먼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에서 이 ‘생각’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데카르트는 이 ‘생각’에 좁은 의미의 사고思考뿐만 아니라 감정, 믿음, 의지, 희망, 추론 등 모든 종류의 의식작용을 다 포함시켰다. 말하자면, 의식의 다양한 모든 작용을 묶어서 ‘생각’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이 유명한 명제에서 데카르트가 분명히 설명하지 않고 얼버무린 채 남겨놓은 부분이 있다.
--- p.121

불교에서 ‘깨달음’은 스스로와 세계에 관한 진리를 깨침으로부터 비롯되는데, 이 또한 근본적으로 자유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 가운데서 스스로에 대한 진리를 먼저 논의하자면, 붓다는 ‘나를 나이게끔 하는 고정불변한 그 무엇’으로서의 자아나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아無我의 진리를 설파했다. 세계 주요 종교나 철학 가운데 불교만이 가진 유일한 통찰이다. 그 나머지는 모두 반대의 의견을 주장했다. 특히 서구인은 영원히 변하거나 파괴되지 않으면서 자신을 다른 모든 이와 구별되는 유일무이한 개체로 만든다는 자아나 영혼이 있다면서 뿌듯해한다. 어느 쪽이 옳을까? 이런 소위 형이상학적인 문제에 분명한 답을 내놓기는 어렵다. 종교의 사제들과 철학자들이 온 생을 걸고 수천 년 동안 논쟁을 진행했지만, 아직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문제를 좀 바꾸어 다른 각도에서 다시 질문해 보자. 어느 쪽이 더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가르침일까?
--- p.143

내가 비록 다섯 가지 부분의 묶음이고, 전체로서의 나는 궁극적으로 허구에 불과하지만(진제), 이 허구는 아주 쓸모 있는 허구이다(속제). 그래서 나는 아뜨만이나 영혼을 가지고 상주하지는 않지만(상주론 배격), 쓸모 있는 허구로는 약 80여 년 동안 묘하게 잘 살아 간다(단멸론 배격). 중도中道에 있는 나의 존재는 쓸모 있는 허구이다.
--- p.154

그런데 현재 불교계 일부에서는 ‘참나’란 실은 ‘무아’를 가르치기 위한 중간 단계로서, 수행자가 ‘참나’를 찾다 보면 결국 그것을 넘어 ‘무아’의 진리에 이르게 된다며 ‘참나’를 일종의 방편方便으로 보려 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불교 교리를 더 융통성 있게 해석할 수 있게 해 주고 또 자비 실천 수행 방식을 더 풍부하게 넓혀 주는 ‘방편’이라는 개념을 좋아한다. 이 편리한 도구는 불교를 더 재밌고 신나는 가르침의 체계로 만들어 준다. 그런데 우리가 방편을 지나치게 많이 쓰다 보면 붓다의 원래 가르침에서 너무 멀리 나가 결국 그의 가르침을 왜곡하게 될 수도 있다는 위험이 있다.
--- p.15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내가 ‘나’라고 할 수 있는 ‘나’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현대철학과 불교로 살펴본 ‘나의 존재’ 증명
왜 무아가 자유의 메시지인가


바야흐로 ‘나답게 살기’를 강조하는 시대다. 나의 경험, 나의 느낌, 나의 취향이 대부분의 가치에 앞선다. 《사피엔스》의 저자인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는 인본주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현대 세계가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둔 일종의 새로운 종교를 신봉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계의 주요 종교는 대부분 그 바탕에 ‘진정한 나’의 존재를 상정한다. 영혼, 자아, 정신, 참나, 뭐라 부르건 그것을 갈고 닦거나, 절대자에게 잘 보이거나, 절대자와 하나가 되거나, 그 나로서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그 ‘나’란 과연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이고 오래된 질문이지만 쉽게 간과하는 이 질문을 저자는 예리하게 파고든다. 미국에서 서양철학을 가르치는 한국인 철학자, 한국의 스님들에게 서양철학의 관점으로 불교를 설명하는 홍창성 교수는 한나절이면 읽을 수 있는 이 간결한 책을 통해 ‘나의 존재’와 불교의 ‘나 없음’을 차근차근 되짚을 소중한 기회를 선사한다.

데카르트의 철학이 지닌 논리적 허점과
불교 교설에 대한 오해를 밝힌다


철학은 논리적으로 모순을 초래하는 개념에 해당하는 대상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가 ‘나’라고 여기는 자아(self), 영혼(soul), 참나(眞我)가 모두 논리적인 모순으로 밝혀진다면, 진정한 나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명확히 구분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기존의 유사 개념을 정의한 다음, ‘진정한 나’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현대철학과 불교의 가르침으로 교차 검토한다. 특히 ‘나의 존재’에 관한 가장 혁신적인 설명인 불교의 ‘무아론’을 심리철학, 언어철학, 형이상학 등 서양현대철학의 통찰을 이용하여 여러 각도에서 논증한다. 이 과정에서 데카르트 논증의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개인 인격체로서의 나’의 존재나 ‘참나’와 무아의 관계, 왜 무아가 자유의 가르침인지 등 첨예한 주제를 하나씩 짚어낸다. 난해한 이론이나 경전의 인용 대신 친근한 일상의 사례를 통해 현대 문명의 바탕을 이룬 서양철학의 논법은 물론, 연기법·무상·오온·공·진제·속제 등 불교의 핵심 개념들까지 쉽고 명쾌하게 해설했다. 이우일 작가의 참신한 일러스트가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서양철학의 논증을 통해 도달한 불교의 무아
나를 탐구하는 여섯 개의 관문


1장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흔한 질문이 사실은 문법이 꼬인 잘못된 물음이라는 분석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이 질문을 바로잡은 다음에 ‘진정한 나’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검토한다.

2장에서는 자아와 혼 그리고 인격체를 비교 및 대조하면서 자아가 무엇인가를 더 선명히 이해한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자아 또는 영혼이 개념적으로 모순이라고 밝히며 자아나 영혼이 존재할 수 없다고 논의한다.

3장에서는 역사상 붓다가 직접 제시한 무상으로부터의 논증과 비재귀성非再歸性 원리로부터의 논증을 통해 무아를 증명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설명한다. 또 붓다의 연기법을 통해서도 무아를 논증할 수 있음을 보인다.

4장에서는 서양현대철학의 논의와 통찰을 이용하여 붓다의 무아를 여러 각도에서 논증한다. 형이상학과 심리철학 그리고 언어철학의 논의가 도입된다.

5장은 불교의 무아론에 대한 서양철학의 가장 강력한 도전인 데카르트의 철학을 고려하고 논의한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그의 명제가 옳다면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아론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다. 그러나 필자는 데카르트의 견해가 오히려 무아론에 의해 반박된다고 논증한다. 그리고는 ‘부분이 모인 전체는 실재한다’라는 우리 일상의 상식이 무아론을 반박할 수 없음을 설명한다.

6장에서는 무아가 자유의 가르침이어서 나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한다고 논의한다. 그리고 불교가 비록 무아를 궁극적 진리로 여기지만, 우리가 성공적인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한 인격체의 존재마저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모두 공空한 인격체로 존재한다고 결론 내린다.

현대철학의 관점에서 불교의 본질을 명쾌하게 설명하여 호평받는 저자는, 어쩌면 정반대일 것 같은 서양철학의 논증과 접근법을 통해 불교의 ‘무아’와 동일한 결론에 도달한다. 막연히 ‘나’라고 믿고 있던 갖가지 나의 정체를 살펴보고 ‘그런 나는 없다’를 증명하는 반면, 법적·도덕적 책임이 있는 ‘인격체로서의 존재’마저 부정하지는 않는다. 일시적 느낌이나 상태, 어설픈 논리의 비약으로 밑도 끝도 없이 그저 ‘나는 없다’ 말하며 ‘무아’를 무책임한 핑곗거리나 초월적 개념으로 삼는 것도 경계한다. 서양철학의 논법으로 서양철학의 허점을 짚어내기도 하고, ‘참나’와 ‘무아’가 양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한국불교의 애매한 상황도 진단하면서, 자칫 허무주의로 오해받기도 하는 ‘나 없음’의 의미와 가치를 입체적으로 정리했다. 어디까지가 나의 몸이고 어디까지가 나의 마음인지, 오온으로 구성된 ‘전체로서의 내’가 실재하는지를 차근차근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각 장을 마칠 때마다 아하! 하는 놀라움이 독자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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