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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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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두지

: 비운의 실학자, 조선의 국방 청사진을 그리다

이덕리 저 / 정민 등역 | 휴머니스트 | 2020년 06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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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576g | 151*224*20mm
ISBN13 9791160804102
ISBN10 116080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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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서설 비운의 실학자 이덕리와 『상두지』의 국방 기획

『상두지』 권1
서문(序文)
둔전의 제도[屯田制]
둔졸의 모집[募屯卒]
둔졸의 급료 제도[制屯?]
성터 마련하기[置城基]
성첩 쌓기[築城堞]
둔전의 설치[置屯田]
갈오로 물을 끌어오는 법[渴烏引水法]
귀차설(龜車說)
맹화유(猛火油)와 솔기름[松??]
소가죽[牛皮]
동선령(洞仙嶺)과 청석동(靑石洞)
정장(亭障)
둔군(屯軍)의 1년 치 비용
전지(田地)의 비용
벽돌
박서(朴犀)의 옛 벽돌
상진(尙震)의 계책
이세재(李世載)의 둔전 경영
황신(黃愼)의 대동법(大同法)

『상두지』 권2
통론(通論)
요고성의 제도[腰鼓城制]│길을 닦고 도랑을 설치하는 방법[開道設溝法]
은성의 발막[隱城撥幕]
평지에 함정을 설치하는[平地設險] 세 조목
성둑[城塢]
거도(鋸刀)
요고포(腰鼓砲)
선자포(扇子砲)
분통(噴筒)
솔기름
무쇠검[水鐵?]
종이갑옷[紙甲]
주작포(朱雀砲)
사륜차(四輪車)
삼륜차(三輪車)
익호우(翼虎牛)
현조포(玄鳥砲)
괴자차(拐子車)
조교(弔橋)
화차(火車)
기이한 제도 세 조목[三條奇制]
동포(銅砲)│연노(連弩)│설교(設橋)
일통제론(一統諸論)
빙차설과 빙차도설
빙차설│도설(圖說)
형천(荊川) 당순지(唐順之)의 『무편(武編)』
철(鐵)
모기령(毛奇齡)의 『후감록(後鑒錄)』 초록
산보(山堡)로 막아 지킬 때 대처하는 방법[山堡防護之法]│돌대포에 주술을 걸 때 막는 방법│끈과 기둥으로 성을 무너뜨리려 할 때 막는 방법│불을 뿜어 성을 공격할 때 대처하는 방법│뇌석과 곤목(滾木)을 쓸 때 막는 방법
『만사합지(蠻司合誌)』 초록
쇠갈고리와 파산호로 낭떠러지를 타고 오르는 방법[鐵?爬山虎緣崖之法]│줄사다리와 갈고리, 노끈으로 원숭이처럼 올라가는 방법│죽패, 화준, 속멸을 쓰는 방법│포석(?石)으로 여공거(呂公車)를 공격하는 방법
곡식을 헤아리는 셈판[量穀數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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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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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제도부터 건축과 전술, 무기 제조까지
조선 국방 정책의 근본을 재창조한 보기 드문 실학 저작


『상두지』는 조선 후기의 지리와 기후, 경제와 군사 정보에 관한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평시와 전시 각각의 방어 체제와 무기 체계를 정밀하게 논한다. 기존의 국방 관련 서적들이 병법서면 병법, 진법서면 진법에 관해서만 기록했다면, 『상두지』는 한 사람이 전부 집필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분야의 묘안을 상세히 설명하고, 그 실행 방안을 단계별로 정리했다. 조선을 수호할 국방 기조의 정형을 새로 짜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자 한 것이다.

이덕리가 국방 개혁의 시작점으로 꼽은 둔전(屯田) 조성에 관한 내용을 예로 들면, 『상두지』는 그저 ‘둔전이 좋으니 만들어야 한다.’라는 당위적인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역대 중국의 둔전 제도를 살피고, 조선에서 둔전을 운용할 방안으로 둔전 설치 지역과 규모, 둔전용 토지를 사들일 재원 마련책, 산간 지대의 수리 시설 설치 방안, 둔졸의 모집 대상과 운용비 마련 및 급료 지급 방식까지 빠짐없이 서술했다. 어중간한 견문으로는 넘볼 수 없는 수준의 자세한 방책을 제안함으로써 실제로[實] 쓸모있는[用] ‘실용’의 미덕을 오롯이 실현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상두지』는 군사 요충지에 무슨 성(城)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이 성을 지키기 위해 어떤 전술로 병사들을 다루어야 하는지, 각각의 전술에 알맞은 무기를 어떻게 만들고 사용해야 하는지 마치 DIY 가구 조립 안내서처럼 차례차례 설명한다. 마지막에는 변방의 이민족이나 농민군과의 공성전에 시도되었던 각종 전법, 그리고 무기 생산을 위한 제철과 제련에 관한 내용까지 종합했다. 이런 점에서 『상두지』는 전근대 시기 국방 시스템의 총체적 혁신안을 내보인 희소한 저작으로, 그 자료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성터를 골랐거든 구덩이를 몇 자 깊이로 파고 돌로 가득 메운다. 그 뒤 2장 5척 너비의 얇은 널빤지를 성터 위에 가로질러 놓는데, 한쪽은 성 두께의 기준으로 삼고, 다른 한쪽은 흙틀의 골격으로 삼는다. 그 양쪽 끝을 묶어 널빤지 사이에 흙을 채워 쌓는다. 하지만 바닥에 쌓는 널빤지를 많이 가져와 즐비하게 잇대놓고 뭇사람이 힘을 모아 함께 만드는데, 일제히 소리를 맞춰 달구질한다. (…) 치첩(雉堞) 바깥쪽은 아래위가 똑같아야 하니 너비를 줄여서는 안 되고, 치첩 안쪽은 줄을 이루는 것이 좋다. 『통전(通典)』의 방법에 위쪽 너비를 아래쪽의 절반으로 줄이라 한 것은 내 생각에 반드시 그럴 것은 아닌 듯하다. (_ 「성첩 쌓기[築城堞]」 중에서(57쪽))

‘국제적인 차(茶) 무역으로 재원을 마련한다’
18세기 조선의 안보 현실에 맞춤한 실용적 국방 담론


『상두지』는 조선의 안보 현실을 고려한 정책 방향 설정과 자신의 국방 구상안을 실현할 재원 마련 방법과 같은 거시적 담론도 과감히 제기한다. 조선 초기, 기병전 중심으로 짜였던 군제와 전술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조총 앞에 무력화되며 보병 중심 운용으로 대폭 수정되었다. 하지만 명나라 군대가 후금에 대패하고, 조선 역시 정묘·병자호란을 겪으며 북방의 기마병이 주적으로 자리하면서 기병 전술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었다. 이덕리는 이처럼 국방 전략의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 변화를 면밀히 읽어내 각종 군사적 조건에 최적화된 방어 체제와 이를 뒷받침할 특성화된 무기 체계를 갖출 것을 건의했다. 특히 병자호란 당시 황해도와 평안도의 곧고 평탄한 도로를 타고 후금의 기병이 빠르게 남하한 데 반해, 조선의 방어 체계는 산성 위주여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뼈아픈 역사적 사실을 조목조목 반영했다.

이덕리가 자신의 구상안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국제적인 차(茶) 무역을 제의한 부분은 『상두지』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덕리는 한 해 1만 근의 차 생산에 5천 냥의 비용을 들여, 포장·운송 및 인건비와 창고 물류비용을 제하고도 1년에 순수익으로 8만 냥 이상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나아가 해마다 생산량을 늘려 100만 근의 차를 채취하면 1년에 800만 냥을 얻게 된다고 했다. 가난한 백성의 생계에도 도움이 되고 국가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게 되므로, 이를 국방 비용으로 지출하면 그야말로 국방 재정의 기반을 일거에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획이 아니겠느냐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덕리의 제안은 안타깝게도 조선 사회에서 아무런 반향도 일으키지 못한 채 잊히고 말았다. 오히려 130여 년이 지난 1925년 식민지 조선에 들어온 일본인들이 이 가능성을 재조명했고, 1940년 태평양전쟁 당시 보성 차밭에서 4만 개의 떡차를 생산해 몽골 전장에 납품하기도 했다. 조선에 들어온 지 몇십 년도 되지 않은 일본인들이 금방 알아챌 만큼 조선의 차가 지닌 잠재적 부가가치가 높았기에, 이덕리의 주장이 공론에 그치고 만 역사는 더 씁쓸히 다가온다.

영남과 호남에는 곳곳에 차가 있다. 만약 한 말의 쌀을 1근의 차로 대납하게 하고, 10근의 차로 군포를 대납하도록 허락한다면 수십만 근을 힘들이지 않고 모을 수 있다. 배로 서북관의 개시(開市)에 운반해 월차(越茶)에 인쇄해서 붙여둔 가격과 같이 1냥의 차에서 2전의 은을 받으면 10만 근의 차로 2만 근의 은을 얻을 수 있고, 돈으로는 60만 전이 된다. 이 돈이면 한두 해가 못 되어 45개의 둔전을 설치할 수 있다. (_ 「둔전의 설치[置屯田]」 중에서(69~70쪽))

살아서는 연좌제로 귀양 가고, 죽어서는 정약용으로 오인된
비운의 실학자 ‘이덕리’의 이름을 되찾다


이덕리의 『상두지』는 이제껏 정약용의 저술로 잘못 알려져 왔다. 더불어 학계뿐 아니라 직계 후손들조차 ‘이덕리’라는 인물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수백 년을 이어온 이 오해와 무지는 이덕리의 기구한 운명에서 비롯한다. 이덕리는 당대 글솜씨로 명성 있던 문사들의 시문을 엮은 『병세집』에 박지원, 이용휴 등 쟁쟁한 문인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릴 정도로 상당한 문명(文名)을 뽐냈다. 그러나 친형 이덕사가 정조 즉위년에 사도세자의 복권을 청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대역부도에 몰려 사형에 처했고, 이에 연좌된 이덕리 또한 진도에 귀양 가서 19년을 지내다 영암으로 이배되어 2년 뒤 쓸쓸히 세상을 떴다. 자식 셋도 동시에 함경도와 전라도, 경상도로 뿔뿔이 유배되어 이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에서 잊혔다. 외딴 섬에 갇힌 처지에서도 이덕리는 나라에 보탬이 되겠다는 충정을 담아 『상두지』를 저술했다. 그러나 유배된 죄인이라는 신분을 고려해 자신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감췄기에 살아생전 그의 뜻을 알아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 『상두지』 한 권은 부서진 집, 비가 새는 거처에서 해진 옷에 이를 잡으면서 얻은 것이 대부분이다. 농사짓는 것도 버리고 직분 너머의 것을 생각했으니, 나를 알아줄 것도 나를 죄줄 것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있을 것이다. 잠시 가을바람이 서늘해지고 이른 곡식을 방아 찧을 만할 때를 기다려 이 책을 소매에 넣고 가서 먼저 광범문(光範門) 밖으로 달려가 그다음에는 비변사의 제공에게 고하리라. 만약 혹 칭찬만 하고 채택하지 않는다면, 곧장 내년 봄 임금께서 원행(園幸)하시는 날에 임금의 수레 앞을 범하는 죄를 피하지 아니하고 배다리 곁에서 절하고 이를 올려, 당나라 대종(代宗) 때 남자 순모(?模)가 광주리와 자리를 가지고 가서 30글자를 바쳤던 고사를 본받겠다. (…) 공(公)이 야인(野人)에 이름을 가탁하고자 하였으므로 권도(權道)로 이 서문을 써서 자신을 감추었다. (_「서문(序文)」 중에서(41~42쪽))

이덕리 사후 10년 즈음, 정약용이 『상두지』를 손에 넣게 된다. 정약용은 『상두지』를 읽고 난 뒤 그 꼼꼼한 주장에 감복하여 자신의 저술에 세 차례나 인용함으로써 세상에 이덕리의 이름과 이 책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렸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상두지』가 도리어 정약용의 저작으로 잘못 알려졌고, 이덕리가 세상을 뜬 지 22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그의 존재는 망각의 저편에 묻혀 있었다. 조선 말기의 문신 김윤식은 자신의 시문집 『운양집』에 “근세에 정다산이 『상두지』를 지어, 관서의 직로에 성을 쌓고 보루를 설치하고자 했다. 내가 일찍이 그 정확한 논의에 감복했었다.”고 쓴 바 있다. 『상두지』 저자에 대한 이와 같은 오인은 조선 최고의 실학 사상가 정약용만큼이나 이덕리가 경륜과 실력을 갖춘 위대한 실학자였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이다.

지난 15년간 이덕리의 생애와 저술을 추적해온 정민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한 해를 꼬박 몰두하여 『상두지』를 세심히 교감하고 온전히 완역했다. 생동감 가득한 관련 도판을 부지런히 찾아 수록했고, 낯선 전문 용어에 관한 주석을 상세히 달아 이해를 도왔다. 『상두지』는 국방 안보 시스템을 개혁하고 병장기 운용 체계를 쇄신하여 장차의 국가적 환난을 대비하자는 충절과 신의에서 발아한 이덕리의 대표 저술이다. 이번 완역을 시발점으로 『상두지』가 지닌 국방사적 가치와 의의에 관한 연구가 한층 활발해져 그간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졌던 실학자 이덕리의 위상에도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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