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프랑스의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있었다 없어진 것, 남아 있는 것, 그리고 최근에 생긴 것을 성실하게 보여 주고자 했다. 물론 내가 전하는 프랑스와 프랑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절대 객관적일 수는 없다. 1980년대 프랑스 북쪽에서 태어난 남자라는 필터를 거쳤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 책의 제목이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인 이유이기도 하다.
--- 「프롤로그」중에서
사귀기 전에는 서로 관심을 보여야 하니까 자주 연락하지만, 연애를 시작하면 메시지를 주고받기보다는 만나서 얘기하려고 한다. 그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 태도 때문에 한국인 연인 입장에서는 연락이 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나아가 ‘잡은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라는 말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 「프랑스 남자, 프랑스 여자」중에서
‘남자 사람 친구’, ‘여자 사람 친구’와의 우정은 정말 가능할까? 어느 문화권에서든 심심찮게 논쟁이 벌어지는 주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프랑스인들은 완전, 100퍼센트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성 친구도 동성 친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 「프랑스 남자, 프랑스 여자」중에서
얼마 전 프랑스에서는 『다른 시선Un autre regard』이라는 만화책이 출간됐는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책은 ‘마음의 부담’에 관한 내용이었다. 남자들은 집안일을 주도적으로 하지 않고, 결국 같은 양의 일을 해도 여자가 남자를 시켜야 하기 때문에 여자가 더 많은 마음의 부담을 진다는 내용이다.
--- 「68혁명이 바꾼 가족」중에서
등록금이 거의 무상에 가까운 위니베르시테와는 달리, 그랑제콜은 학비도 매우 비싸고 긴 기간 동안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저소득층 학생들은 입학을 시도할 생각조차 못한다. 그만큼 저소득층 출신이 정치인이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 「무너진 계층 사다리」중에서
요즘 들어 프랑스 사람들도 이런 ‘전략적 투표vote utile’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최근 프랑스 정계에 과격한 극우파가 득세했기 때문이다. 극우파는 약 20~25퍼센트 정도의 확고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별일 없으면 2차 투표까지 올라갈 확률이 높다. 그래서 요즘 2차 투표는 ‘극우파 vs 다른 후보’ 구도가 굳어져 가고 있다.
--- 「프렌치 폴리티쿠스」중에서
공무원과 민원인의 관계를 보면, 공무원이 ‘갑’이다. 공무원이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꼭 그 공무원의 스타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밀어붙인다. 담당 공무원의 심기를 거슬러서 일이 틀어지면, 모든 일이 그 자리에서 멈춘다. 그냥 끝이라고 봐야 한다.
--- 「행정 지옥은 진행형, 복지 천국은 옛말」중에서
정부는 항상 “우리는 세대 간에 강하게 연결된 하나의 국가다”라고 말한다. 젊은 사람들은 은퇴자들을 위해 세금을 내지만, 이들 역시 늙었을 때는 다음 세대의 부양을 받는다. 이런 연결 고리가 국민들 간의 연대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얘기다.
--- 「행정 지옥은 진행형, 복지 천국은 옛말」중에서
어떤 나라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인에게 ‘한국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하나? 나는 프랑스인의 자격은 ‘프랑스어를 할 줄 알고, 프랑스 여권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프랑스 사람들 다수가 이 생각에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
--- 「누가 프랑스인인가?」중에서
프랑스의 20~30대 젊은이들 얘기를 들어 보면, 남자들도 성 평등을 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남자라고 해서 특별히 우월한 지위를 누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가정에서 아이를 돌볼 때도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 「누가 프랑스인인가?」중에서
프랑스 사람들도 파업에 대해서는 정치 성향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파업을 한다면 지지를 많이 얻고, 자신들의 혜택을 위해 파업을 하면 반대한다. 하지만반대한다고 해도 파업이 있을 때는 불편을 참는다. 프랑스 사람들은 ‘지옥 행정’을 통해 인내심을 배웠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 투덜투덜 불평을 하면서도 말이다.
--- 「프랑스의 밥벌이 고민」중에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 하나 있는데, 몽생미셸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묵은 적이 있는데, 지금은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더 이상 숙박은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아보니 아직도 가능하다고 한다. 언제나 숙박을 받는 것은 아니고, 시즌에 따라서 오픈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모양이다. 인생에서 한번 경험해 볼 만한 꿈같은 체험치고는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난 밤이나 새벽에 수도원 안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건 참 특이한 경험일 것이다.
--- 「지극히 사적인 여행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