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다시는 후회하지 않도록 아이의 사춘기를 제대로 준비하며 가 봐요. 강의나 집단 상담 때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 때문에 망쳐지면 어떡하지? 내가 잘못 키워서 안 좋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있으세요. 어쩌면 육아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서도 내가 실수하면 안 되고 피해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 아닐까요? 육아를 통해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바뀔 수 있어요. ‘나와 아이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 안에 있는 힘을 믿으면서 가야 해요. 정말 긴 시간 함께 가야 하거든요. 사춘기는 10여 년 동안 아이와 살아오면서 그동안 어떻게 왔는지 돌아보고, 아이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시기라고 생각해 보세요. 마치 병인 것처럼 부모를 힘들게만 하는, 얼른 지나가야만 하는 시기가 아니에요.
---p7. 「들어가는 글」 중에서
부모님이 하라면 하라는 대로 잘 따르던 아이가 이제는 말 한마디에도 분노의 레이저 눈빛을 발사해요. 방문을 잠그려 하고, 조금만 뭐라 해도 신경질적인 말투로 대꾸하고, 심지어 친구들한테 하듯 욕을 할 때도 있어요. 예의 없는 행동에 화가 나서 부모님이 분노하면 아이도 참지 않고 더 안하무인으로 나와요. 부모님도 움찔할 정도로요. 오죽하면 엄마가 올리는 손을 아이가 잡는 날이 온다고 하겠어요. 집에서만 이런 모습을 보이면 참을 수 있겠는데 친구 관계에서나 학교생활에서도 삐거덕대는 일들이 생깁니다. 친구들에게 심한 말을 하고, 심지어 때리거나 싸움을 하기도 해요. 학교나 학원 수업을 빼먹고 결석하거나 선생님에게도 반항할 때가 있어요.
---p16. 「사춘기 파도가 몰려온다」 중에서
사춘기는 아이의 뇌로는 안 되니까 확장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하는 시기예요. 만 10년 동안 잘 쌓아왔던 뇌 속의 구조들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다시 차곡차곡 재배치 하는 거죠. 뇌는 20대 초중반까지 성장해요. 뇌의 제2 탄생기라 할 정도로 더 많은 가지와 뿌리를 뻗고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요. 종합적인 사고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새로 태어나면서 중요한 것은 남기고, 필요 없거나 쓸모없어진 신경회로와 신경세포들을 솎아내요. 이 일을 하느라 아이가 충동적이 되고, 어떨 때는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기도 해요. 엄마, 아빠를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아이도 살아갈 준비중이라 그렇다는 것을 꼭 알아주세요.
---p50.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이유가 있다」 중에서
‘화’는 보통 ‘2차 감정’으로 표현될 때가 많아요. 화가 난 감정뿐만 아니라 여러 감정이 얽히고설켜서 표현된다는 뜻입니다. 화를 참고 안 내려 해도 결국에는 더 크게 터지게 되죠. 화 속의 진짜 감정들을 알아주어야 마음이 가벼워져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인 자녀가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충할 때 욱하고 올라와요. 그때 느끼는 감정 단어로 ‘괘씸하다, 못마땅하다, 지겹다, 야속하다, 초조하다’ 등을 찾았어요.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담임선생님에게 연락이 오고 결국 내 몫이 되는데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아이를 보면서 속이 터지고 화가 나는 거죠. 그 마음의 감정 단어를 찾아서 내 마음부터 공감해 주세요. 상황을 객관적으로 적고, 감정 단어로 진짜 마음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토닥
이며 공감하는 거예요.
---p94. 「공감은 하는데 표현하는 건 왜 이리 어렵죠」 중에서
모든 사람에게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주기능이 있어요. 같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어도 형제, 자매마다 가정에 대해 다르게 인식하는 이유는 중요한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에요. 엄마가 형과 동생에게 간식을 조금 다르게 주어도 감정형인 형은 엄마가 자신을 덜 사랑한다고 여길 수 있고, 사고형인 둘째는 엄마가 공평하게 주지 않은 것은 잘못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속상해하고 마음이 상한 형에게 “너는 이런 걸 갖고 울고 그러니, 속이 좁게 왜 그래, 양보하는 마음도 없니?”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또 공평하지 않다고 따져 묻는 동생에게 “너는 이런 일로 뭘 그렇게 따지니, 그냥 먹으면 되는 거지,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니?”라고 했을 때, 아이는 어떤 마음일까요?
---p141. 「자녀의 강점 칭찬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