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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다크 버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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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다크 버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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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552g | 140*210*25mm
ISBN13 9788954688024
ISBN10 8954688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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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게 언제 시작되었는지 꼭 집어 말하기는 쉽다. 햇살에 흠뻑 물든 그의 교실로 내가 걸어들어갔고 그의 시선이 처음으로 나를 들이마시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언제 끝났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정말 끝이 나긴 한 거라면 말이다. (…) 십 년 혹은 십오 년 뒤, 그의 육체가 무너지기 시작할 때, 그가 의지할 사람은 아마도 나일 것이다. 이 사랑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리라. 나는 전부 다 내던지고 뭐든 할 것이다, 마치 충직한 개처럼. 그리고 그는 받고, 받고, 또 받을 것이다.
--- p.16

때로는 그에게 연락할 때마다 그게 내가 하는 일의 전부인 것 같다. 그의 주위를 유령처럼 맴돌고, 그를 과거로 끌고 가고, 그때 있었던 일을 다시 얘기해달라고 부탁한다. 단 한 번이라도 그 일을 이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왜냐하면 나는 아직 그 시간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 p.92

나는 그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문이 든다. 그가 먼저 나를 만졌고, 내게 키스하고 싶다고 했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매번 첫 걸음은 그가 떼었다. 나는 강요당하지 않았고, 내게 싫다고 말할 힘이 있다는 걸 알지만, 그건 내가 책임자인 것과는 다르다. 하지만 어쩌면 그는 그렇게 믿어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믿어야만 하는 것들의 긴 목록을 갖고 있는지도.
--- pp.137∼138

내가 그에게 상처를 준다고? 그런 힘을 지닌 내 모습을 상상해보려 애쓴다. 그의 심장을 움켜쥐고 있는 나를, 내가 마음대로 괴롭힐 수 있는 그의 심장을. 그러나 내 손안에서 박동하고 고동치는 그의 심장을 상상해보아도, 여전히 실권자는, 나를 끌고 다니고 이리저리 쥐고 흔드는 것은 그의 심장이다. 나는 거기 매달린 채 그것을 놓지 못한다.
--- p.230

“어린 여자애를 해치려면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할까요? 어린 여자애가 그 일을 극복하려면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할까요? 둘 중 누가 더 강한 사람일까요?” 질문이 허공에 떠 있고 대답은 자명하다?강한 사람은 피오나다. 나도 강한 사람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사람.
--- p.282

나는 우리 위 허공에 떠다니는 것들을, 나의 분노, 수치심, 상처를 외면한다. 그것들이야말로 정말 괴물 같다, 말할 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이야말로.
--- p.372

루비의 아득한 목소리가 내게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묻지만, 날 겁먹게 한 건 바로 진실이라는 것을, 진실의 거대함과 적나라함이라는 것을 루비는 알고 있다. 진실은 숨을 곳을 주지 않는다.
--- p.385

그러나 실제로 자신들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그들은 과연 무얼 했던가? (…) 전부 다 쇼처럼 느껴진다. 왜냐하면 나는 그 쇼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두 손을 들고, 종종 있는 일이잖아요, 혹은 그 사람이 설령 무슨 짓을 했더라도 그렇게 악랄한 짓일 리는 없어요, 혹은 그걸 막기 위해 내가 무얼 할 수 있겠어요? 라고 말하는지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하는 변명들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변명에 비하면, 그 변명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 pp.522∼523

나는 그녀가 멀어지는 것을 본다, 소문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 한때 소녀였던 여자가. 나 역시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다. 그 사실을 이렇게 선명하게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 이것은 너무도 작은 깨달음이다. (…) 나는 처음으로 그의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 그가 되지 않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할 수 있다.
--- p.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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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다크 버네사』를 ‘화제의 책’이나 ‘중요한 책’ 같은 말로 표현하는 건, 여성 작가가 여성의 경험에 대해 쓴 작품에 으레 따라붙는 뻔한 수식어로 책의 가치를 폄하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그런 수식어를 훨씬 뛰어넘는다. 마치 낙뢰를 받아내는 피뢰침처럼, 눈부시게 세공된 이 소설은 소녀들을 향한 성적 대상화를 미화하는 유명한 책들에 대범하게 맞선다.
- 워싱턴 포스트
권력과 해악에 대한 지극히 복잡하고 창의적이며 비상한 고찰.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뒤흔든다. 한 치의 타협도 없는 단단한 작품. 수많은 여성들이 고통스럽게 공감하며 읽으리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정말로 읽어야 하는 건 남자들이다.
- 이코노미스트
『마이 다크 버네사』는 비범한 성취다. 이 걸작은 절묘한 긴장감과 분위기로 당신을 압도하고 공포에 빠뜨리고 감동시킬 것이다. 러셀은 버네사가 인생의 비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겨운 과정을 극히 섬세하고 생생하면서도 고통스러운 디테일을 통해 묘사한다. 『마이 다크 버네사』를 읽을 때는 며칠 스케줄을 비워둘 것. 이 작품에 완전히 사로잡혀버릴 테니까.
- 에스콰이어
눈부시고 경이로운 데뷔작. 『마이 다크 버네사』는 진실이 지닌 무서운 힘을 보여준다. 이 소설의 명료함에는 인간적인 정서가, 그 여운에는 오싹한 냉기가 감돈다.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작품.
- 길리언 플린 (소설가)
작품의 분위기와 시점을 탁월하게 활용한 걸작. 이 책은 독자에게 억지로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매혹적이고 충격적이며 빼어난 작품.
- 크리스틴 루페니언 (소설가)
『마이 다크 버네사』는 참혹한 승리의 이야기다. 복잡하고 영리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도저히 시선을 뗄 수가 없다. 케이트 엘리자베스 러셀의 데뷔작은 예상과 클리셰를 뒤집고, 다층적이고 암시적인 서사를 통해 성적 학대가 일으키는 피해의 광범위함과 지속성에 대해 더 철저한 이해를 이끌어낸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목구멍으로 감정이 울컥 치밀어오르는 가운데 밤이 깊도록 책을 놓지 못하게 될 것이다.
- 릴리 킹 (소설가)
『마이 다크 버네사』는 내 마음을 부숴놓았다. 십대 소녀와 교사의 관계를 다루는 이 감동적이고 맹렬한 이야기는 주인공 소녀가 어떻게 청소년기를 강탈당했는지를 보여줄 뿐 아니라 그후로도 오랜 세월에 걸쳐 트라우마가 생존자의 삶에 미치는 여파를 따라간다. 강한 흡인력과 탁월한 필력을 보여주는 중대한 작품. 나는 이런 책을 기다려왔다.
- 줄리 번틴 (소설가)
책 한 권이 이토록 나를 사로잡은 게 얼마 만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교묘한 심리 조작과 권력의 남용에 대한 소름 끼치는 초상.
- 제인 케이시 (소설가)
중독적이고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 이 소설은 여성과 학대, 그리고 피해자성을 둘러싼 담론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형성시킬 힘을 지녔다.
- 데이지 뷰캐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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