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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영웅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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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영웅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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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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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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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1.2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0.4만자, 약 3.4만 단어, A4 약 66쪽?
ISBN13 9791156020318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최수돈
1949. 계룡시에서 태어났다. 충남대학교 사학과를 수료하고, 군에 입대. HID 복무 중 월남전으로 파병을 갔으며, 맹호부대 기갑연대 복무하였다. 전역 후 애경그룹 연수원에서 근무. 그 후 큰나무학교 꼴찌교실 원장으로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해 심장수술을 하고 시골에서 염소를 키우고 있다.
저서로 『작은 신들에게 (호산문화)』, 『큰나무학교 꼴찌교실 (제삼기획)』, 『꼴찌교실의 천재들 (서지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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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바나나 농장이 펼쳐져 있었다. 재스민 향기를 닮아 은은하게 풍겨오는 열대의 꽃내음이 코를 간질였다. 저곳에 살면 좋겠다 싶은 곳, 눈길이 가는 위치에는 어김없이 촌락들이 들어앉아 있었다. 너무나 눈에 익은 풍경들이 펼쳐져 있어서 마치 우리네 고향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람이 사는 모습은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 스쳐 지나갔다.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촌락에도 논밭 어디에도 성인 남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것 외에는 전쟁 중인 나라답지 않게 너무 평화로워 보였다.
(중략)
출발하기 전에 병사들은 하나같이 생각했었다.
‘베트남은 전쟁을 하고 있으니 곳곳에 전쟁의 잔해가 널려 있고,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 때 묻은 손을 내밀며 구걸하고 있으리라.’
그런 그림들로만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막상 와보니 그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우리의 과거가 그러했기에 이들도 같을 것이라 지레짐작한 것이었다. 자신들의 오만한 생각에 미안했다.
--- p.17

투코의 세 번째 새벽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직 몸을 눕힐 숙소벙커까지는 완성하지 못해 군데군데 판쵸 우의로 친 텐트가 펼쳐져 있고, 병사 몇몇은 그냥 하늘을 이불삼아 별을 세며 눈을 붙였다. 먼동이 트려는지 별을 빛나게 했던 어둠이 물러나면서 먼 산이 뿌옇다. 벌판에 나직이 깔린 자욱한 안개 속에서 새벽을 알리는 새소리가 들려왔다. 이슬은 지붕 겸 이불인 판초 우의를 적셔놓았다. 병사들이 일어나면서 판초 이불을 들어 올리자 이슬은 낮은 곳으로 모여 물방울이 되어 떨어졌다. 병사들은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아 마셔본다. 목이 말라서가 아니라 이국의 하늘 맛이 궁금해서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병사들은 산뜻하게 일어나지 못했다. 이미 일어난 병사도 일어날 시간이 되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새벽 한기에 추워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병사 몇 명은 눈이 반쯤 감긴 채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스텐 머그잔에서 오르는 김까지 향기롭다.
동쪽 하늘 끝과 먼 산이 닿는 곳에 점점 붉은 빛이 오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은 짙은 회색 한 가지였는데, 지금은 하나하나 제 모습과 제 색깔을 찾아갔다.
--- p.31

변 하사는 쓰러진 포를 세우고 윤 하사를 올려봤다.
“다치지 않으셨습니까?”
다음 명령을 기다리는 눈빛이었다. 그가 본 윤 하사의 얼굴에도 검은 화약이 짙게 묻어있었다. 조명 탓에 저토록 검게 보이는 것이려니 했다. 윤 하사도 변 병장이 기다리는 지시를 내리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야, 변 병….”
윤 하사가 말을 하려 입을 움직이자 검게 보이던 얼굴 부분이 터지면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흘렀다. 변 병장은 너무 놀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윤 하사는 놀라는 변 병장의 얼굴을 보고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했다. 그제야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며 자신이 심각한 부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변 병장은 철모에 꼽혀있는 압박붕대를 빼내 응급처치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윤 하사는 한 방이라도 더 포를 쏘아야 할 상황에 시간낭비라며 변 병장의 손길을 밀어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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