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인간 드라마를 지켜보며 느끼는 기쁨 중 하나는 그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그중 다수가 얼마나 기억할 만한 일인지 깨닫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삶이 거기에 잇다. 그리고 역사가 그 무엇보다 웅장한 무대를 제공해 준다고 한다면, 그 무대를 주름잡는 등장인물 다수는 실제보다 거대한 모습이다. 괴물이든, 영웅이든, 자신의 능력 밖의 상황에 처한 절망적인 실패자이든, 각자 야망과 결점을 지니고 있던 과거의 주인공들은 가장 뛰어난 극작가의 상상의 한계조차 뛰어넘는 놀라운 장면을 선사한다. 우리가 그 드라마를 본다면, 그들이 했던 일의 이야기는 평생 동안 우리의 마음에 남을 것이다.
책 맨 처음부터 시작해 전부를 읽을 필요는 없다. 각 항목은 독립적이며, 명확하게 제한된 공간 안에서 그날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으며, 어디에서 왜 일어났고, 그 여파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드라마를 들여다보게 해준다. 따라서 여러분은 가볍게 독서를 시작하여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일에 관하여 읽고 역사 속 중대한 순간에 대한 단편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수록된 항목의 범위가 어떠하든지 간에, 이러한 한 권의 책이 과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전부 다루기란 분명 불가능하다는 것만은 반드시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책을 통해 시도한 것은 잊어서는 안 될 사건들을 선정하고, 그 배경과 결과를 담는 일이다. 어떠한 사건이라도 포함될 수 있는 반면, 우리는 선택의 폭을 제한하여 단 하루 동안에 일어난 사건, 아니면 적어도 그날에 절정에 다다른 사건만을 선정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정치, 군사, 왕조에 관한 것부터-역사의 원자재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문화적, 기술적, 과학적인 것, 독특한 짧은 일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시작은 선사시대부터이지만, 우리가 강조점을 둔 시대는 최근 150년간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한 가지 이유는 서구의 제국이 발달하고 그 결과 역사가 세계화되기 전에는 해당 영토의 국경을 넘어서까지 반향을 일으키는 사건들이 극소수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이 책에 수록되었지만, 흥미로우면서도 본질상 어떤 지역에서만 국한된 많은 다른 사건은 조용히 간과되어 왔다. 19세기부터는 세계의 한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훨씬 더 잦아졌고, 이러한 이유로 이 책에서는 최근 두 세기에 주안점을 두었다.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 역사 1001 Days』에 수록된 어떠한 선정 목록도 결코 결정적인 것은 될 수 없으며, 나는 여러분이 이 책의 선정에 의문을 제기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어쩌면 소망한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러분이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 책임 편집자 피터 퍼타도
--- '소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