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들어가자 아이들 모두 영택이 생일 잔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영택이 어머니가 반 아이들을 거의 다 초대했나 봅니다.
'야, 너 오늘 찔뚝이네 갈 거냐?"
"아니, 안 가, 너는?"
"나도 갈까 말까 생각 중이야."
"그래, 어쩐지 좀 찜찜하지 않냐?"
아이들 대부분은 영택이의 초대를 떨떠름해했습니다. 까닭은 말하지 않았지만 영택이가 장애인이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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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택이 가방을 들어다 주는 대신 석우는 청소와 주번 두 가지 일을 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들은 그런 석우를 부러워했습니다.
" 석우는 좋겠다."
"그러게 말이야, 우린 청소하는데 쟤는 만날 그냥 가네."
"아, 치사하다, 치사해."
석우가 듣가 못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습니다.
"야, 그러면 내가 청소할 테니까 너네가 가방 들고 갈래?"
그 말에 아이들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아냐, 아냐 됐어."
"찔뚝이, 쫄짜 돼서 가방 들고 가는 것보다 청소하는 게 낫겠다."
아이들은 다시 시끄럽게 떠들며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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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학교 가는 길에 석우는 영택이네 집 초인종을 누릅니다. 그러면 영택이어머니가 나와서 가방을 건네줍니다.
석우는 가방 두 개를 메고 학교까지 걸어갑니다. 혹시라도 다른 아이들이 볼까 봐 부지런히 갑니다.
" 야, 재는 왜 가방을 두 개나 들었냐?"
"공부 못하는 앤가 봐."
"아냐, 아냐. 숙제를 많이했나 봐."
"바보 아냐?"
보는 아이들마다 석우를 약올렸습니다.
"이거 내 가방 아니야! 찔뚝이 거야."
처음에는 큰 소리로 아이들에게 고함도 질러 봤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여전히 석우를 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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