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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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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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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320g | 188*254*10mm
ISBN13 9788973223558
ISBN10 897322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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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구리 료헤이(栗 良平)
일본 홋카이도 출생. 고등학교 시절 취미 삼아 안데르센 동화를 번역한 것을 시작으로 구연동화의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발표한 단편 〈우동 한 그릇〉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정식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아들의 행진곡이 들려온다〉 등이 있다
저자 : 다케모노 고노스케
다케모도 고노스케(竹本幸之祐)는 일본 영상기획의 설립자로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주요 작품으로 〈천칭의 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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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손님이 가게를 막 나가고 이제 슬슬 문 앞의 옥호屋號막을 거두려던 참에 출입문이 드르륵 하고 열리더니 한 여자가 아이 둘을 데리고 들어왔다. 여섯 살, 열 살 정도로 보이는 사내아이들은 새로 사 입힌 듯한 편한 옷차림이고, 여자는 계절이 지난 체크무늬 반코트를 입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상냥하게 맞이하는 여주인에게 여자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 우동…… 일인분만 주문해도 괜찮을까요?”
- 〈우동 한 그릇〉 10페이지

주문을 받은 주인은 그들을 슬쩍 바라보며 “예, 우동 일인분” 하고 대답하고는 우동 한 덩어리에 반 덩어리를 더 넣어 삶았다. 둥근 우동 한 덩어리가 일인분이다. 손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는 주인의 배려로 넉넉한 양의 우동이 삶아진다.
- 〈우동 한 그릇〉 12페이지

“저, 여보…… 서비스로 삼인분 줍시다.”
조용히 귓속말을 하는 여주인에게 주인은 “안 돼. 그러면 오히려 불편할 거야.”라고 말하며 우동 한 덩이 반을 삶았다.
- 〈우동 한 그릇〉 14페이지

셋이서 한 그릇밖에 시키지 못했는데도 우동집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해 주신 얘기도 썼어요. 쥰은 그 목소리가 ‘지지 말아라! 힘내! 살아갈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대요. 그래서 쥰은 어른이 되면, 손님에게 ‘힘내세요!’, ‘행복하세요!’라는 속마음을 감추고, ‘고맙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제일의 우동집 주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어요.
- 〈우동 한 그릇〉 22페이지

“저희는 십사 년 전 섣달그믐날 밤, 일인분의 우동을 주문했던 사람입니다. 그때 한 그릇의 우동에 용기를 얻어 셋이 손을 맞잡고 열심히 살 수 있었습니다. (중략) 그리고, 우동집 주인은 되지 않았습니다만 교오토의 은행에 다니는 동생과 상의해서 지금까지 인생 가운데서 최고로 사치스러운 일을 계획했습니다. 그것은, 섣달그믐날 어머니와 함께 삿포로의 북해정을 찾아와 삼인분의 우동을 주문하는 것이었습니다.”
- 〈우동 한 그릇〉 30페이지

“그래서 우리 가게에서는 형식보다 기본을 중시하라고 하는군요. 그것도 매뉴얼인가요?”
“바로 그거예요. 그 마음을 잃으면 생각과 행동이 이상해져 가게가 단순히 돈과 물건의 교환소가 되어 버리죠. 그럼 자동판매기로도 충분하지 사람은 필요 없어지지 않겠어요?”
“훌륭한 많은 분들과 만나고, 그분들과 마음이 통하니 우리 일의 기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요, 인간을 이익과 손해의 대상으로만 생각한다면 서로 즐거워지는 일의 멋을 포기하는 거예요.”
- 〈마지막 손님〉 58페이지

게이코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았다. 내 어머니도 병상에 계신다. 어머니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을 때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고 하시면 나 역시 무슨 일이 있어도 사러 달려가겠지. 그랬을 때 내가 달려간 가게에서 나에게 어떻게 응대해 주면 기쁠까. 게이코는 이렇게 생각하며 내가 대접 받았을 때 기쁜 그대로 손님에게 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 〈마지막 손님〉 65페이지

스탠드를 밝히고 책상 앞에 앉은 게이코는 일기장에 시를 한 편 쓰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손님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 한 사람의 손님의 생활을 위해 나의 이익을 버린다 / 인간으로서의 아름다움을 우리 상인들의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다
- 〈마지막 손님〉 75페이지

게이코는 가져온 과자의 포장을 풀어 시로도에게 건네주었다. 그것을 제단에 올린 게이코는 염주를 꺼내 향불을 올리고 분향했다. 그리고 기도했다.
“처음 뵙는 손님, 이 세상 마지막에 우리 가게의 과자를 먹고 싶다고 말씀하신 분, 미처 시간을 대지 못해 정말 서운하셨지요. 떠나시는 길에 생전에 좋아하시던 과자를 갖고 가시라고 왔습니다. 모쪼록 편안히 쉬십시오.”
- 〈마지막 손님〉 108페이지

열아홉 게이코가 손님의 마음에 성심껏 보답하려고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눈을 맞으며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엔 눈물이 참을 수 없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에게서 받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기쁜 감정의 충격이었던 것이다. 상인에게 이런 멋진 세계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러던 중 문득 ‘상인의 모습에서 앞치마를 두른 부처님의 모습을 본다’는 말이 떠오르며 게이코의 모습이 천사처럼 느껴졌다.
---- 〈마지막 손님〉 110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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