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CEO로서 가장 만족하고 어떤 면에서는 희열을 느끼는 것은 이러한 현상들보다도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확신’과 함께 ‘외부인이 한 조직에 들어와서 그 구성원과 함께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특히 내가 평소에 생각해왔던 ‘민주적 리더십이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성과를 혁신의 완성이라고는 결코 말하고 싶지 않다. 아니,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혁신이란 끝이 아니고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 혁신이라는 것은 마치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와 같아서 조금 속도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휴게소마다 쉬고 간다면 종착지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게 마련이다. 따라서 어제의 혁신과 오늘의 결과에 안위하지 않고 내일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혁신은 지속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혁신과 발전이 한 사람의 리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서 지속되도록 혁신 시스템을 완성해야만 한다.
--- pp.284-285
리엔지니어링, 리스트럭처링 등에 성공했다는 기업들은 많으나, 대부분의 경우 도입 2년 내에 변화의 효과가 서서히 사라지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KOTRA는 초기 성과를 통해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큰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해나가면서, 이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예컨대 KOTRA의 조직을 개편하여 본사를 슬림화하는 대신 국내외 무역관에 인력을 대폭 보강함으로써 고객지향적 현장중심조직으로 변화시켰다. 지방무역관은 우리 기업의 해외수요를 찾고, 그렇게 발굴된 수요에 대해서는 해외무역관이 직접적으로 바이어를 찾아주는 마케팅활동을 하고, 본사는 이러한 양 기능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전략을 수립하며 지원을 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도록 했다. (…)
시스템 측면에서 볼 때, 본사의 기능하락을 막고 본사와 현장, 공사와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CRM과 워크플로를 구축함으로써 사업 추진과정을 온라인화했다. 또한 평가를 통한 조직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BSC 성과평가 시스템을 온라인화하여 실시간평가와 피드백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했으며, 전 직원 연봉제를 도입하여 성과에 따른 보상체제를 완비했다. 즉 조직, 사업, 평가, 보상이 시스템에 의해 추진되고, 상호 연계성을 갖는 일관 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변화와 혁신이 지속적으로 정착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 pp.73-74
비전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원들의 참여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전을 설정해놓고도 이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바로 ‘나 홀로 비전’을 만들기 때문이다. (…) 기업의 미래 방향을 설정하는 데 경영진의 의지와 철학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반드시 구성원들의 참여가 전제되어야만 한다. 주요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