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제가 쓴 책 『식품정치Food Politics』가 처음 나왔을 때, 책 제목에 대한 사람들의 처음 반응은 “대체 음식과 정치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지?”였습니다.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같은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들어가며」중에서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한 사실은, 식습관의 기본 원칙은 진짜 간단해서 마이클 폴란은 단 세 문장으로 이렇게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음식을 먹어라. 너무 많이 먹지 말아라. 채소 위주로 먹어라.”
이 말 속에 중요한 게 다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충고를 따르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복잡한데, 무엇을 먹을지 결정할 때는 다른 사항들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필수영양성분을 섭취하려면 고기도 먹어야 하고, 건강과 장수를 생각하면서 비만과 그로 인한 제2형 당뇨, 심장 질환 등과 같은 문제들도 따져야 돼요. 게다가 오늘날처럼 온난화 문제가 심각한 시대에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해야죠. 가격도 감당할 만해야 하고, 구하기도 쉬워야 할 뿐만 아니라 전통과 문화적 선호도 무시할 수 없어요. 물론 맛도 좋아야겠죠. 누구나 이 모든 것을 지키기는 힘듭니다.
---「건강한 식단은 개인의 몫일까」중에서
음식에 대한 선택이 누구의 책임인가 하는 논쟁은 끝이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적 책임인가, 식품 환경에 따른 결과인가 하는 문제도 마찬가지죠. 저는 둘 다 책임이 있다고 보지만, 식품 산업이 미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에 저는 매번 놀랍니다. 인터넷에서 ‘비만에 영향을 주는 것’을 검색하면 가족이나 또래 집단, 건강, 종교, 비용을 포함하는 수많은 그래프가 뜹니다. 식품 산업의 마케팅이요? 없어요. 솜씨 좋은 마케팅은 눈에 띄지 않는 법이니까요. 비욘세가 펩시콜라를 마실 때 노골적으로 광고하는 티가 나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모르는 겁니다.
---「세상엔 맛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중에서
식품 자본주의는 늘 세계적인 현상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겁니다. 저소득층 국가의 사람들이 가난을 지긋지긋하게 여기는 게 너무 당연합니다. 미국과 유럽을 부러워하며 유명한 식품 회사들을 번영의 상징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식품 회사는 이런 시각을 더 부추기기 위해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종종 현지의 푸드 시스템을 망치기까지 합니다. 저는 코카콜라가 미얀마에 진출한 것에 관해 쓴 적이 있습니다. 이전까지 미얀마에서는 당이 첨가된 탄산음료가 판매된 적이 없었어요. 심장병과 제2형 당뇨는 자본주의 외부 비용인 거죠.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방식」중에서
탄소 배출량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면, 더 심각해지는 걸 막을 수는 없을까요? 이를 위해 우리는 산업형 농업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그것들은 과학자 아니면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 것들입니다. 농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비율의 추정치를 모아 보니 정말 흥미롭더군요.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에서 35% 사이에 있었고, 운송, 냉장, 농약 생산 등에 드는 환경적 비용까지 포함하면 50%에 달할 때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먹는 것들과 기후 변화의 상관관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