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나 북아메리카의 어떤 책방에서든 종교 부문의 커다란 진열대를볼 수 있으며, 뉴에이지, 이슬람, 유대교, 기타 영적인 생활을 간직하는 자가요법에 관한 책들이 몇 권 안되는 기독교 서적을 압도하고 있음을 종종 보게 될 것이다. 각종 대중 매체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탈기독교', '포스트모던'문화의 특징과 과제는 무엇일까? 이 새로운 문화의 특징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한 국가 내에서도 완전한 문화적 통일성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포스트모던'과 '탈기독교'는 서구 문화의 기본 경향을 묘사하는 말이다. 19세기와 20세기 동안 서구 문화가 각종 대중 매체와 교육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에, 오늘날 지구상 어느 곳을 가
든, 세계화 시대의 핵심적인 요소인 기술을 매개로 하여, 서구적인 관습, 즉 상호 관계를 맺는 방식, 여행하는 방식, 의사 소통하는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유사해졌다. 그 결과 우리가 포스트모던 그리고 탈기독교라고 부르는 현상을 구현하는 문화적인 특징들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이 전환의 과정에서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며 영향을 주고받게 되었다.
예컨대 필리핀, 페루, 나이지리아 같은 나라에서, 고산 지대나 밀림과 같이 외딴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여전히 근대 이전(premodern)의 문화를 지니고 있다. 자기 나라의 서구화된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엄청난 진보를 따라잡으려면, 이들은 먼저 문명 퇴치, 예방 접종, 전기 사용과 같은 근대의 기본을 터득해야 한다. 이런 지역에서 복음 전도와 교회 개척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선교사들은 자발적이든 아니든 근대의 전달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예컨대 원주민의 언어로 성경을 보급하려면 먼주 그들에게 읽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근대화된 수도에서는 사회 계층의 고하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문화적 특징은 포스트모더니티에 속한다. 포스트모던 문화 속의 젊은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회는 새로운 세대를 품을 수 없다. 나는 미얀마, 가나 또는 인도에서 온 학생들의 특징을 비교해 보면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이 새로운 문화적인 경향은 비단 서방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임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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