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의사라는 세계, 의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새롭게 공부하게 됐다는 정도의 기쁨이었습니다만,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세상에 이런 의사분들이 있구나’ 하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다음번에 인터뷰할 의사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고, 인터뷰 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 했습니다. 연재 당시에 가장 많이 달린 댓글도 ‘우리나라에도 이런 의사 선생님이 있군요. 이분께 진료받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인터뷰하다 보니 그런 의사 선생님들이 많더군요. 독자분들께서도 이 책을 읽으면 그렇게 느끼시리라 믿습니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죽음을 가장 크게 배우게 될 때가 부모님 돌아가실 때예요. 옆에서 지켜보면서 배우거든요. 계속 생각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만약에 내일 내가 죽는다면 오늘 이 일을 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 계속 생각해보고,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이 물음을 떠올려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코로나 때문에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때에도 그런 생각을 수시로 하면 별로 무서운 것이 없어요.(웃음) 내일 죽을 수도 있는데 오늘 이런 일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죽음을 준비하지 않으면 더 나쁜 일들이 일어난다」중에서
음악이 정신과적으로 필요할 때도 있죠. 그래도 사람이 더 중요해요. 내 편이 되어주고, 나를 이해해주고, 나를 격려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좋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이 옆에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은, 내 마음과 닮은, 혹은 내 갈 길을 제시해주는 것 같은 아이돌들, 그런 음악들이 필요한 거죠. 사람의 대용입니다. 심리학 책이나 자기 계발서를 백 권 읽는다고 좋아지겠습니까? 다 성경, 불경에 나온 좋은 이야기들을 반복하고 있는 건데요. 하지만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없을 때는 책이라도 보고, 영화라도 보고 해야겠지요.
---「냉철함과 애틋함을 오가는 노래하는 의사」중에서
뇌와 인간관계를 배제하고 성기의 크기 이런 것만 따진다고 하면 상당히 수준 낮은 형태가 되는 거죠. 물론 성기도 봐야 해요. 아까 말한 것처럼 다 봐야 합니다. 과로 말한다면 정신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내분비내과, 부부 치료 다 봐야 하는 거예요. 그게 성의학입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혈관과 호르몬, 신경계, 그리고 심리적 문제 이렇게 큰 네 개의 영역이거든요.
---「성관계의 방점은 성性이 아닌 관계」중에서
의료법은 사람의 건강권을 위해서 만들어진 사회적 법이거든요. 개인적 법익이 아니에요. 그런데 의료법에 개인적인 모든 기본권을 다 침해해도 되는 조항이 들어가게 만들어놓은 거예요. 저는 ‘그걸 절대로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 수술실을 도살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을 했었습니다. 의사 면허증은 사람을 진료하고 진찰을 하고, 의료 행위를 해서 생계를 유지하라고 주는 것이지, 사람을 끌어들여서 자기 이름으로 열 명, 스무 명을 눕혀놓고, 사람 몸을 가지고 수술 장사를 해도 된다고 주는 게 아니거든요. 그건 사람의 신체권, 생명권이라고 하는 굉장히 근원적인 인권을 박탈하는 겁니다.
---「동의 없는 수술은 악질적인 범죄행위」중에서
내가 잠을 못 자도 병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겁니다. 잠을 잘 못 자는 것은 병이 맞아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우리 몸은 대부분 네거티브 피드백이 되어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내 몸에 칼슘 농도가 높으면 높은 것을 낮추기 위한 기전이 발휘됩니다. 대부분 그래요. 그래야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네거티브 피드백을 유지하는데요, 잠에 드는 기전은 포지티브 피드백입니다. 네거티브 피드백이라면 졸음이 깨겠죠.
---「잘 자고 잘 일어난다면, 인생 잘 살고 있는 것입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