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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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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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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628g | 152*215*22mm
ISBN13 9791196614263
ISBN10 119661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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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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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미래〉
“한국은 전후에 경제성장과 규범적 발전이 같이 이뤄진 유일한 나라입니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되었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 가치를 다른 어느 것과도 거래할 수 없다는 규범의식이 널리 정착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이에 관해 내가 틀리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중요한 결실입니다. 일본도 비슷하지만 자기확신에 찬 우익이 강합니다. 반대로 한국은 지식정보 혁명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가 이끄는 역동적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있어요. 역사에 대한 자기성찰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모습입니다.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려는 힘이 여기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반목과 대립의 심층심리를 넘는 새로운 사유의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용기 있게 20세기 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선택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에는 이런 미래지향적 요구가 강합니다.”
---「2013년 인터뷰」중에서

〈정치 발전을 위한 공론장의 역할〉
“[한국의 잠재력을 키우려면] 자유의 영혼에 생기를 넣어 그 에토스로 시민 의식을 풍요롭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정치의 상대는 의견이 다른 파트너일 뿐 적이 될 수 없습니다. 적극적인 쌍방향 소통이 필요합니다.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각 부문의 소통 지수 개발도 바람직합니다. 아직도 국가 위주의 낡은 20세기 정치가 맹위를 떨치는 동아시아에서 왜 한국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번째 나라가 될 수 없는가를 나는 묻고 싶습니다. ”
---「2013년 인터뷰」중에서

〈종교의 역할〉
“해인사에서 팔만대장경을 관리하던 종림 스님과의 치열했던 대화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스님의 대답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고 그때부터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철학적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보기에 불교는 신의 관점과 같은 개념적 공간을 구축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 불교는 생각할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는 사물의 모든 속성을 점차 부정하여 ‘존재가 사라진’ 점에 이르렀고, 결국 근본적인 ‘무(無)’의 소실점에 이르렀습니다. 그러한 ‘무’는 구체적인 긍정적 대상을 모두 버리고 나서 남은 마지막 것입니다. 아마도 불교는 유일신앙 교리와 유사한 추상화 수준을 달성한 유일한 세계 종교일 것입니다.”
---「2006년 인터뷰」중에서

“만일 한국인들이 지금까지 추구했던 근대화를 계속 추구하면서 동시에 문화적인 정체성을 보존하고자 한다면, 한국에는 매우 중요한 문화적인 유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불교와 유교는 좋은 자산입니다. (…) 불교의 순수한 내적 초월 윤리와 공동체 지향적 성격이 강한 유교가, 밖에서 보는 관찰에 불과하지만, 한국인들에게 근대화 과정의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1996년 인터뷰」중에서

〈치열한 논쟁과 인물평〉
“그렇습니다. 나와 롤스 사이에 논쟁이 있었습니다. 롤스는 나의 이론을 형이상학적이거나 포괄적이라고 보는 반면, 본인의 이론은 일종의 정치 이론이며 세계관이 중립적인 이론이라고 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포스트 형이상학 철학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 롤스는 미국인으로서 이것저것 좌우를 고려할 필요 없이, 언어철학, 인식론, 심지어 도덕 이론을 고려하지 않고서도 정치 이론이라는 특수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그의 관점입니다. 나는 이런 롤스의 주장 또는 자아 인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부록 ‘나는 왜 롤스와 다른가: 하버마스의 중국 베이징 베이하이 대화’」중에서

“내 친구 기든스는 훌륭한 사회이론가이지만 훌륭한 정책 자문 역할까지 하는 것은 좀 더 기다려야 할 듯합니다. 지금까지 ‘제3의 길’의 윤곽은 상당히 불투명합니다. 제3의 길 정책은 주로 ‘인적 자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학교교육, 직업교육, 재교육, 평생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물론 나쁘지 않습니다. 그것은 분명 노동자의 유연성도 촉진할 것입니다. (…) 지금까지 ‘제3의 길’로 제시된 정책들은 인간 존엄성의 기준에 따라 초고속 자본주의를 제어하기보다 오히려 노동자들을 세계시장의 기능적 명령에 적응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수세적’입니다. 이에 비해 ‘공세적’ 전략은 20세기 3/4분기에 관철되었던 서구 국민국가의 전통, 즉 정치와 시장의 균형을 초국가적 차원에서 다시 재건하려는 것이지요.”
---「1999년 인터뷰」중에서

“포스트 모더니즘과의 대화에서 상대방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논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나 역시 의도적으로 싸움을 걸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이것은 푸코, 데리다 등이 취했던 입장에 대한 비판적 리뷰의 성격을 갖습니다. 이런 도전에 대해 그들이 즐거워할 것으로 나는 생각했었습니다. 학문의 일상적인 업무가 이런 것들이니까요.”
---「1995년 인터뷰」중에서

“푸코는 현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그의 저작은 ‘세계의 지평을 여는’ 힘을 갖고 있지요. 어떤 사회학자도 그러지 못했고 오직 소수의 철학자만 그랬을 뿐입니다. 또한 푸코의 방법은 일상적인 상호작용의 모세혈관 속에 자리 잡은 보이지 않는 권력을 미시적으로 분석하는 데 안성맞춤이지요. 나 자신도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체계적으로 왜곡된 의사소통’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늘 푸코의 담론 분석이 그런 현상에 대한 연구의 모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999년 인터뷰」중에서

〈실천적 지식인 면모〉
“나의 독일통일 논쟁은 독일이 다시 민족주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나의 공포는 틀렸습니다. 민족주의 흐름은 분명 강했지만 1990년대 중반이 되면서 상황은 개선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물을 수 있겠지요. 만일 민족주의 감정의 위험을 비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식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이런 것들입니다. 국가 공론장에서 중요한 쟁점을 제기하고 이끌어 가는 논쟁을 하는 것, 이것이 지식인의 책무입니다.”
---「2013년 인터뷰」중에서

“하버마스는 모든 비판에 열려 있는 소통을 옹호했기에 선택을 획일화하는 폭력 노선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학생운동권은 또 다른 비판으로 응수하지 않고 대학을 점령하는 폭력 행위로 맞섰다. 이로써 큰 곤경을 치렀다. 하버마스는 급진화된 학생운동에 공개적인 비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운동의 결과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프랑크푸르트대학교를 떠나 슈타른베르크 연구소로 갔다. 이것은 공적 지식인의 귀감이 되는 모습이다.”
---「2012년 탐방기」중에서

〈여성운동 평가〉
“페미니즘은 여러 이유로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여성운동은 오늘날 유일하게 성공적인 것은 아니지만 가장 강력한 사회운동입니다. 둘째, 다른 운동과 비교할 때 순수하게 비폭력적입니다. 셋째, 성에 따른 관계를 변화시키면서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제도, 즉 가족과 사회화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으로부터 사회 일반으로 여성적인 가치를 옮겨 갑니다.”
---「1995년 인터뷰」중에서

〈공식 대화보다 흥미로운 인터뷰 후기〉
“2014년 여름, 하버마스는 우리를 따뜻하게 반겼지만 필자에게 꽤 마음에 걸리는 질문을 했다. 요지인즉 왜 인터뷰를 보수적인 신문에 넘겼느냐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했다. 그에게 보낸 편지에서 필자는 어느 신문의 요청으로 인터뷰를 하는가를 분명히 적었지만 보수적인 신문이라고 쓰지는 않았다. 통일 문제는 진보와 보수를 떠난 민족의 문제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이제 보수와 진보의 틀을 벗어난 글로벌한 학자가 아니냐고 물었다. 하버마스는 자신의 사진, 이미지, 대담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이용되는가에 대해 여전히 민감한 것 같았다. 그는 필자에게 인터뷰는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인터뷰 말고 친구 자격으로 오면 언제나 환영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2013년 인터뷰 에피소드」중에서

“우리는 서로 친구가 되었기에 무엇이건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영희가 하버마스에게 SNS를 통한 신속한 소통 방법을 가르쳤다. 유럽에서 많이 사용하는 왓츠앱 이용 방법을 보여 주었는데, 하버마스는 서툴기는 했지만 곧잘 따라 했다. 사용하는 데 익숙해지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들과 딸에게 이 방법으로 소식을 전하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하버마스는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2018년 탐방기 에피소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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