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남녀들은 회사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또 이해받고 싶어 한다. 직장생활과 개인적인 삶의 조화를 찾아내려는 욕구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다들 자신이 하는 일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와 자신이 맡은 책임들을 어떻게 잘 조율해나갈 수 있을지 알고 싶어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모두가 인정받은 느낌과 성취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아직도 나와 다른 성을 지닌 사람이 뭘 필요로 하고 뭘 기대하는지 알지 못한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표현하지도 못하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지도 못한다.---p.9
생각해보면, 우리는 지금껏 자신이 지니고 있는 천성을 억누르고, 진짜 자신으로 행동하는 대신 남녀 모두 똑같이 행동하려고 애써왔다. 서로 보완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하기보다 서로 경쟁하도록 부추겨졌으며, 이것이 직장생활에서나 개인생활에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불행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여자와 남자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거의 모든 일을 다르게 한다. 의사소통하는 방식도 다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결정하는 방식, 갈등 해결방식도 다르다.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감정을 처리하거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우리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음을 얻게 되는 시간은, 남녀를 별도 그룹으로 나눠 이성과 함께 일할 때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다. 남녀가 섞여 있을 때는 별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다가, 따로 나눠놓기만 하면 곧바로 힘든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것은, 세계 어느 나라든 함께 일하는 남녀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거의 똑같다는 점이다. 가정교육이나 교육수준이나 문화가 다 다른데도 늘 비슷한 태도와 행동패턴들이 언급된다.---pp.29-30
1960년대 이후로 남녀의 역할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세월이 흐르면서 서로에 대한 기대치에 더 많은 혼란이 추가되었다. 사실 지난 50년간은 꽤나 파란만장했다. 그런데도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고, 여전히 여성 혹은 남성이 무엇에 의해 움직이고 무엇에 반응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이제껏 우리는 남자와 여자가 똑같지 않다는 사실을 외면했다. 서로 똑같음을 강요하고 서로 똑같기를 기대한 채, 이성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남자처럼 행동하도록 여자를 몰아가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본성대로 행동한다는 이유로 남자들을 비난하지도 말아야 한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때 대화가 달라질 수 있다. 잘못된 가정이 아닌 현실을 근거로 기대치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면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서로를 가치 있게 여기기 위해 더 노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함께 성공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pp.75-76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많이 물어보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정보나 지식을 얻고자 하는 욕구도 있지만, 남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수준까지 여자들이 물어보고 또 물어보는 것은 주로 다음의 네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함이다.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질문하고, 관련된 프로젝트나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기 위해 질문한다.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해, 그리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질문할 때도 있다.
남자들은 대체로 많은 것을 물어보지 않는다. 남자들은 여자들과 달리 모두의 의견을 일치시키려는 경향이 없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할 때조차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혼자 생각하고 처리하려 한다. 합의를 이루기보다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편이고, 요구사항을 말하거나 피드백을 제공할 때는 보다 직접적인 방식을 택한다. 문제에 압도되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한,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을 것이다.---p.173
여자들이 남자와 다른 관점과 가치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로 다른 관점을 고려하는 것이 최고의 행동방침을 찾아내는 최선책이며, 더 많은 관점을 포함시키는 것이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임을 깨닫는다면, 남자들도 여자들의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일터에서 성공이라는 수확을 거둬들이려면 폭넓은 관점과 행동이 혼합되어야 한다.
남녀 모두 유대감을 쌓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 방법은 꽤나 다르다. 남자들은 서로 교감하기 위해 사실과 통계를 공유하지만, 여자들은 관찰과 경험을 공유한다. 남자들은 더 솔직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지만, 여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넌지시 암시하거나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흥미로운 것은, 남자들이 자신의 솔직함을 생각하고 소통하는 가장 논리적인 방식이라고 믿는데 비해, 여자들은 은근하고 포괄적인 접근방식이 더 많은 토론을 자극하므로 자신의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믿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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