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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늘 허전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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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늘 허전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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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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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7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98g | 153*224*30mm
ISBN13 9788960602892
ISBN10 8960602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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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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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있는데도 외롭다며 많은 사람들이 호소한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건 맞는 것 같은데, 도무지 내 사람이 된 것 같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한 남녀는 더이상 가까워지지도 친밀해지지도 않은 연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마음속으로 이런저런 의문을 품는다. 시간이 흘러도 관계는 견고해지지 않고 언제든 바람 앞에 꺼질 등불처럼 위태롭게 흔들리는 이것이 과연 사랑일까? 이런 사랑이라면 언젠가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까? 우리가 뜨겁게 불태웠던 열정은 어느날 덧없이 사라지는 것 아닐까? 문득 눈 떠보면 허무하게 재만 남아 있지 않을까? 우리의 관계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불안정한 관계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사랑에 대한 갈증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내 사람이지만 온전히 내 사람이 되지 않는 사람,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언젠가는 떠나버릴 것 같은 사람, 내게 정착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 짝사랑처럼 그를 일방적으로 바라보다가 타들어가는 갈증을 못 이기고 다가갈수록 상대는 내게서 더 멀어진다. 내가 가까워지면 그는 두려워하듯 몸을 사리며 내게서 멀어진다.--- p.20

친밀한 타인이 내 영역 어디까지 들어오게 할 것인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기(self)를 둘러싼 외피와 경계가 흐릿해지며, 타인의 자기(self)와 얽혀 공생하게 된다. 갓 태어났을 때, 나와 타자와 세계가 구분되지 않는 자폐적 상태에서 어머니(혹은 주 양육자)와 공생하는 원리와 같다. 따라서 누군가는 어머니와 아이가 경계 없이 공생하는 상태를 “완벽하게 사랑에 빠진 상태”라고도 표현한다. 이 상태를 벗어나 아이가 자기의 경계를 바로 세우고 타자의 경계를 인식하게 되는 것처럼 사랑도 마찬가지의 수순을 따른다. 자연스럽게 얽히고 융합하면서 서로의 경계를 인식하고 바로 세워주게 되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들은 또렷한 경계를 갖고 있어서 건강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경계가 명확하면서도 아주 유연하다. 하지만 이 부부의 경우엔 정서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단계 자체가 없었다.--- pp.32-33

경계선 성격장애란 무엇일까? 경계선 성격장애는 배우 김혜수가 주연으로 등장한 영화 〈얼굴 없는 미녀〉에도 묘사된 바 있고, 영화 〈위험한 정사〉에서도 잘 그려지고 있다. 성격장애가 매우 극단적이고 부정적으로 강렬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서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되고는 한다. 경계선 성격장애는 대인관계와 자아상에 대한 혼란, 불안정한 정서와 더불어 심한 충동성이 생활 전반에 나타나는 마음의 병을 말한다. 경계선 성격장애를 앓는 사람들의 삶은 천국과 지옥이 번갈아 교차하지만 결국 절망밖에는 없는 추락하는 롤러코스터와도 같다. 연인이 완벽하게 보여 격렬한 사랑에 빠지지만, 한순간 그는 혐오스럽고 실망스러운 존재로 추락한다. 행복할 때는 영원한 봄날을 만난 것 같지만, 불행할 때는 모두 재가 되어버린 절망의 공간에 남겨진 듯하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듯하지만, 금방 불같이 화를 내며 타오를 듯한 분노를 표출한다. 이들이 주로 쓰는 심리적 방어기제는 ‘분리(splitting)’다. 흑과 백으로 나누는 것이다.--- pp.48-49

정신의학적 용어로 ‘연극성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사랑이 제일 중요하고 자신이 제일 주목받으려는 성향이 있다.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유혹적인 것이 특징인데, 정작 안정적인 관계를 맺지는 못한다. 세상 모든 사람을 유혹할 듯 행동하지만,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강렬하고 과장된 감정 표현 아래 껍데기처럼 타인의 반응에 의해서만 존재를 인식하는 텅 빈 자아가 있다. 사람들과 친하고 가까워 보이지만, 관계는 피상적이고 애정에 대한 허기는 멈추지 않는다. 동성친구와 관계 맺는 데 서툴기 때문에 주로 이성들과 친구도 아니고 애인도 아닌 관계를 이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레 ‘어장관리’로 이어져서 주변에 많은 이성을 두고도 어느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하고 맴돈다. 한 사람과 연인관계를 맺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다른 이성에게 유혹적으로 행동하며 연인의 질투를 유발한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대한 통찰이 없기 때문에 본인이 유혹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깜짝 놀란다. 실컷 상대방을 유혹해놓고서는 오리발을 내민다.--- p.59

망상장애가 발병하는 사람들은 본래 의심이 많은 편집증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망상장애는 상대방의 사소한 태도에도 지나치게 예민하게 생각하며 쉽게 앙심을 품고 서운한 일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나, 까다롭고 불평이 많으며 무슨 일이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사소한 일에도 의심을 품는 복잡한 성향은 ‘망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질투망상’의 경우에는 낮은 자존감과 배우자에 대한 깊은 열등감이 기반이 된다. 마음 깊은 곳에 ‘나는 부족한 존재다. 당신이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할 리 없다.’라는 생각이 뿌리 깊이 박혀 있으며, 이런 생각은 배우자가 가진 것으로 전가된다. 즉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무의식중에 배우자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결국 배우자가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혼자만의 생각이 객관성을 잃고 현실 검증력을 상실해 ‘배우자가 외도를 한다.’라는 망상 수준에 이르게 되면, 자신의 믿음을 입증하는 정보만을 찾는데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이고, 그와 반대되는 증거는 무시해버림으로써 망상이 지속되고 강화된다.--- p.73

자기희생형 성격인 사람이 건강하게 사랑하고 자신의 이타주의를 잘 발현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방법은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것이다.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타인에 대한 사랑에 너무 치우친다면, 결국 당신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숭고한 이타주의자라고 하더라도, 서운하거나 화가 날 수 있고 지칠 수도 있다. 때로 당신의 욕구를 위해 거절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떠맡긴 일은 내버려두고 휴식을 취해야 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착취당하고 이용당하는 관계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면 ‘이제 그만’이라 외치고 이별을 선언해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을 먼저 돌보고 온전히 사랑하지 않으면, 타인을 제대로 사랑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이타주의자가 되기 위해선, 내 욕구를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욕구만 신경 쓰고 있을 것이다. 이런 패턴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타인에게서 무엇을 받고 싶은가?’--- pp.85-86

누구나 주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지만, 그 생각이 ‘망상’ 수준에 이르게 되면 그 심각성이 달라진다. 누구나 객관성을 잃고 근거 없는 자기만의 생각에 몰두할 수는 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생각에 다수가 동의하지 않거나 반증하는 증거가 있으면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정하거나 다른 생각을 받아들인다. 또한 자기만의 공상세계가 있다 하더라도 환상과 현실을 혼동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망상’에 이르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근거 없는 자기만의 생각에 파묻히게 된다. 잘못된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고 집착하는 것이다. 망상은 대개 마음 속 깊이 감추어진 콤플렉스와 관련해서 나타난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다는 망상 환자들을 만나 보면, 애정욕구가 오랫동안 결핍된 사례가 많다. 사랑받고 싶은 당연한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보상하고자 공상 세계를 형성하게 되고, 현실과 환상을 혼동하며 망상에 빠지는 것이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좌절되면서 누군가로부터 열렬히 사랑받는다는 망상이 생겨난다. 망상이 만든 세계는 달콤하다. 때문에 이 세계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pp.98-99

무엇 때문에 비쌀수록 열광하고, 쉽게 살 수 없기에 더 갖고 싶어하는 걸까? 현실적인 상황이나 경제력과는 상관없이 명품에 유난히 집착하는 심리는 낮은 자존감과 연관된다.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거나 결함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하다. 자기가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인정에 목마르다. 자격지심 때문에 타인의 사소한 말에도 상처를 받고 복잡하게 생각한다. “혹시 나를 무시해서 저런 말을 하는 건가?” “내가 가난해 보여서 나를 무시하는 건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자존감이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에 비치는 자신을 중시한다. 타인이 나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겉모습이기에 자신을 그럴듯하게 내보일 수 있는 수단이 명품인 것이다. 따라서 명품에 집착하는 심리는 물질과는 분리되지 않는 빈약한 정체성과 관련된다. 즉 명품은 부족한 자존감을 보상하는 수단이자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자기 모습을 상징한다.--- pp.113-114

사람들은 왜 온라인게임에 빠지는 것일까? 온라인게임은 심리학적으로 볼 때 그 자체로 중독이 될 수 있는 요소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시간과 돈을 들이면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으며, 식상해지지 않도록 새롭고 낯선 자극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또한 레벨이 높아지거나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 게임을 지속할 수 있는 유인책이 존재한다. 게임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으니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욕구도 충족된다. 이렇듯 사람들은 게임을 하면서 보상을 얻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뇌는 차츰 중독이 된다. 온라인게임 자체가 가진 중독성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게임중독에 빠지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현실에서 좌절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가족 간의 불화, 학업 성적, 사업 실패,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계속 연애에 실패한 경험도 이유가 된다. 현실에서 자신감을 잃고 무력감이 강해진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을 접하면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시간을 투자한 만큼 레벨이 올라가면서 뭔가 성공한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pp.135-136

현대 여성들은 지나치게 깡마른 몸을 마치 아름다움의 전형인 것처럼 제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살아간다. “마른 것이 아름답다, 당신 몸의 지방을 더 없앤다면 보다 우월해지고 행복해질 것이다.”라며 세뇌하는 대중매체의 압력에서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을 가혹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즉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을 사람이 아닌 상품으로 바라보듯이 자신과 타인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댄다. 결국 타인이 대상을 평가하듯 자신의 신체를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렇듯 자신의 신체에 대한 타인의 관점을 내면화하는 것을 ‘자기대상화(self-objectification)’라고 하며, 이 과정을 통해 여성들은 습관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감시하게 된다. 자주 거울을 보며 몸 구석구석을 점검하고 얼마나 살이 붙었는지 감시하며 자신을 질책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기대상화와 신체점검의 굴레에 빠진 개인은 수치심과 불안을 느끼고, 자신을 수용하지 못함에 이른다. 이것이 사회병리가 마음의 병을 만드는 과정이다.--- pp.148-149

적당한 수준의 강박적 성격은 자신과 타인에게 이로울 수 있다. 근면하고 한결같은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성취에 몰두하며 세부사항까지 결점 없이 일이 완수되는 것을 좋아하기에, 실제로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기도 한다. 도덕적이고 성실하며 미래를 대비하며 저축하기에 훌륭한 배우자감이기도 하다. 그들이 제 역할을 한다면 조직과 가정의 수호자로 활약할 수 있다. 하지만 강박적 성격이 지나친 수준에 이르러 융통성과 개방성, 효율성을 희생할 정도가 되면 자신과 타인을 위해 ‘지나친 완벽주의’를 포기하는 편이 더 이로울 수 있다. 띄어쓰기에 지나치게 신경 쓰느라 정작 마감일 안에 원고를 탈고하지 못하는 작가,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가 정작 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는 회사원, 휴일에도 일을 하느라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남편, 마음을 터놓는 친구 한 명 없이 연구에만 매진하는 연구원, 부하직원의 사소한 실수에도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며 사기를 꺾는 상사, 동료가 일을 자기 방식대로 하지 않을까 봐 불안해서 모든 일을 떠안고 일에만 파묻혀 사는 회사원…. 이들은 ‘완벽한 성취’에 몰두하지만 ‘완벽’보다는 오히려 더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pp.161-162

조증 상태는 왜 위험한 것일까? 조증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판단력이 떨어지고 충동적으로 되기 때문에 위험한 일에 빠지기 쉽다. 예를 들어 조증일 때 판단력을 잃고 과속 운전을 한다든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쇼핑을 한다든가, 문란한 성생활에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 말 그대로 멈출 수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중추신경계를 진정시킬 수 있는 술이나 약물의 유혹을 받기도 쉽다. 또한 조증 상태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감당할 수 없는 무모한 일을 벌려놓기도 해서 조증 상태에서 벗어났을 때면 고통에 빠지기도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사업을 확장하거나, 책임질 수도 없는 일을 새로 시작하고, 못 갚을 돈을 빌리기도 한다. 또한 조증 상태와 우울증 상태가 번갈아 오는 경우가 많은데, 우울증에서 조증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자살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조증이 심해지면, 앞의 사례처럼 망상이나 환각을 경험하는 정신증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증 상태에서는 자신이 신이라든가, 전지전능한 사람이라든가, 위대한 사람이라고 믿는 과대망상(grandiose delusion)이 흔하게 나타난다.--- pp.185-186

회피성 성격인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타인에게 수용받기를 원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길 갈망한다.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받아들여지고 싶은 마음이 강렬한 만큼 사소한 거절의 단서에도 취약하다. 예를 들어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영화를 같이 보러 가자고 말했지만 상대가 중요한 선약이 있다면서 거절한 경우, ‘내가 매력이 없어서 거절했나 보다.’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나 보다.’ ‘역시 나는 열등한가 보다.’라고 생각하면서 좌절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실제로 선약이 있어서 거절한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이렇듯 중립적인 상황을 자신의 부족한 점과 관련지어 생각하며 부적절감을 느끼고 심리적으로 움츠러들기에,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서지도 못하고 사람들의 태도에도 지나치게 예민하다. 그래서 ‘회피’라는 방어막 속에 자신을 가두어버리고, 상처받기 전에 먼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결국 마음의 방 속에 갇힌 채 아무것도 하지 않아 고립과 소외를 자초한다. 회피의 악순환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pp.196-197

우리 인간의 몸은 나태함, 도태, 실패가 얽혀 끊임없이 불만족과 자기부정의 굴레를 만들어낸다. 결국 매체가 제시하는 미의 기준은 ‘이룰 수 없는 이상한(abnormal) 이상(ideal)’이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제법 괜찮은 얼굴과 몸도 이상(ideal)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낀다. 그래서 자신의 신체를 확인하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확인하고, 자기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존재하지도 않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성형을 하지만, 갈증이 그리 쉽게 해소될까? 목마르다고 바닷물을 먹는 것과 같다. 끝나지 않는 욕망을 자극하며 굴러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핍감은 다시 만들어지고 이것은 결국 성형중독으로 이어진다. 행복해지려고 성형했는데, 성형중독이라는 뫼비우스의 띠 안에 갇혀버린다. 이것이 성형중독자의 심리다. 결과적으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놓쳐버리는 굴레에 갇혀 추구하던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자기 모습을 부정하게끔 만드는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불만족의 굴레에 빠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먼저 지금 느끼는 불만족과 불안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살펴보자. 무엇 때문에 불안한가? 당신이 충분히 아름답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한 걸까?--- pp.210-211

태어나서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분노는 인간에게 기본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생존을 위해 이로운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화를 오랜 세월 동안 적절히 다스리지 못하고 억눌렀을 경우다. 분노가 해소되지 못하고 쌓이고 쌓여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이 될 경우 마음의 병이 생기는 근원이 된다. 한국인들은 흔히 ‘울화가 치밀어 못 산다.’라는 말을 하고는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지나치게 억제하고 억압하도록 하는 사회, 개인보다는 집단의 조화를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한국인들은 화가 나도 참고 환경에 순응하도록 길들여진다.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서 오랜 세월 가족을 뒷바라지하며 시집살이를 하고 시댁 어른과 남편에게 순종해야 했던 전통적인 한국 여성들에게 화병이 자주 발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압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무력해지는 개인은 화를 가슴속에 쌓아두며 마음의 병을 키워간다.
--- pp.247-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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