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누구에게든 공평하게 주어진다. 우리 몸과 뇌는 여러 가지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다. 쉽게 말해 ‘이 시간에 이런 일’을 하면 질과 속도가 올라가고, 작업 효율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이상적인 24시간 사용법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사용법을 몸과 뇌의 시간에 자신의 업무 계획을 끼워 맞추면 항상 최상의 컨디션에서 평균 이상의 업무를 해낼 수 있게 되는 것 이다. 지금까지 마음먹은 대로 업무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당신의 재능이나 능력,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시간대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생체 리듬에 따라 일을 하면 당신의 뇌는 최대한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 「두뇌 리듬이 업무의 질과 속도를 결정한다」 중에서
인체의 이상적인 리듬은 오전에 머리를 쓰고, 오후에는 짧게 가수면을 취하고, 저녁이 되면 몸을 움직여 밤에 질 높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이를 기상 후 4시간 이내에 햇빛을 보고, 6시간 후에 눈을 감고. 11시간 후에 자세를 고치는 ‘4·6·11 법칙’이라고 한다. 나는 이를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두뇌를 가장 창조적으로 만드는 법칙이라 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가장 잠이 오는 시간대’와 ‘가장 정신이 맑은 시간대’가 언제인지 질문해보자. 자신의 생체 리듬을 파악한 다음, 이것이 어긋났다면 4·6·11 법칙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 생체 리듬은 구조상 하나의 리듬이 바로잡히면 그것을 기준으로 다른 리듬이 따라가게 돼 있으므로 이 법칙을 완전히 실천할 필요는 없다. 그중에서 하나만 해보거나, 제일 쉬워 보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 「 ‘4·6·11 법칙’으로 두뇌 리듬을 바로잡자」중에서
“저는 새벽에 잠이 깨면 항상 2시 25분이더라고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스스로 잘못된 프로그램을 짰기 때문이다. 뇌 프로그램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도 아무렇지 않게 작동한다. 뇌 프로그램이 잘못 짜이지 않도록 새벽에 잠에서 깨도 시계를 보지 말자. 알람시계를 뒤집어놓고 자고, 밤에 화장실에 갈 때도 시계를 보지 말아야 한다. 처음 3일 정도는 시계를 확인하고 싶어 좀이 쑤시겠지만 4일이 지나면 딱히 시간을 확인할 이유도 없어 서서히 시계를 보지 않는 습관이 들게 된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는 일도 확실히 줄어든다. 설령 새벽에 시계를 봤다고 해도 “괜찮아. 몇 시든 상관없어. 나는 6시에 일어날 거야”라고 되뇌면 다음 날부터 올바른 프로그램이 작동한다. 코르티솔이 3시간 동안 혈압을 서서히 올리는 만큼, 아침잠에서 깨어나려면 강한 압력이 필요하다. 우리 몸은 늘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잘 때는 누워 있기 때문에 몸속의 수분이 수평을 이루며 차 있다. 그런 상태에 있다가 몸을 일으키면 당연히 몸속 수분이 아래로 쏠려 역행하듯 혈관이 물을 빨아올려야 한다. 이런 능력이 떨어지면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기 힘들다.
--- 「속으로 ‘앞으로 ?시간 더 잘 수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중에서
일 잘하는 사람이 아침에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다른 요소에 방해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뇌 구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갓 출근한 시간대에는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높을수록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흥미 대상이 한정적으로 제한된다. 태아 때부터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아침에 출근해서 곧바로 상사에게 어떤 제안을 올리면 반응이 둔해진 상사는 부하 직원이 올린 제안서를 한 귀로 흘리거나 면박을 주고 자신의 지론을 펼치는 상황이 연출되기 쉽다. 선천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되는 사람을 제외하더라도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늘어나는 시간대에는 누구나 공감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새로운 제안이나 보고서에 대한 흥미의 폭도 좁아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제안서를 열심히 준비한 입장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린 아침 시간대에 한시라도 빨리 상사에게 보고하고 싶겠지만 상대의 리듬을 고려한다면 이런 타이밍에 제안을 한다면 성공 확률이 낮다. 이 시간대에는 혼자 결정을 내리고, 그 후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상사에게 제안서를 올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 「출근해서 제안서를 올리면 거절당하기 십상이다」중에서
회의에 들어갈 때 사람마다 약간의 흥분을 느끼는데 이것 때문에 졸음이 가려진다. 실제로 뇌는 자고 있는데 졸음을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그런데도 회의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의욕이 넘치지만 기분과는 반대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이 멀어진다. 기분에 따라 졸음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생체 리듬을 조절해야 하는 것이다. 오후 시간에 회의에 들어가면 이미 뇌는 잠들어 있다. 그런데도 어물쩍 회의를 하다가 꾸벅꾸벅 졸지 말고, 그전에 1분이라도 좋으니 잠시 눈을 감아라. 또 앞으로 장시간 운전해야 하거나 집중해서 일하고 싶을 때도 시작하기 전에 1분간 가수면부터 취하자. 바로 뇌에 선수를 쳐서 졸음을 물리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꾸준히 해보면 회의 중에 꾸벅꾸벅 조는 일은 사라진다.
--- 「기상 8시간 후에는 활동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여기서 한 번쯤 저녁에 사무실에서 일하는 모습을 관찰해보자. 엉덩이를 앞으로 쭉 빼고 의자에 눕다시피 앉아서 작업하는 사람, 턱을 괴고 다리를 꼰 채 작업하는 사람 등 바르지 않은 자세는 체온을 내려 하루 리듬의 힘을 약하게 만든다. 엉덩이를 앞으로 쭉 빼고 앉는 ‘선골 자세’는 골반 안쪽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다. 손으로 턱을 괴고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자세도 뼈로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근육을 쓰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체온이 내려가 정신이 멍해지면서 졸음이 찾아온다. 실제로 체온을 효율적으로 올리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를 보면 등과 엉덩이, 그중에서도 특히 골반 안쪽 근육에 많이 들어 있다. 왠지 자꾸 나른하고 졸음이 오는 사람은 골반 안쪽 근육이 너무 느슨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앉거나 다리를 꼬고 앉으면 업무 능률이 떨어진다」중에서
수면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그 작업을 충실히 진행할 수 있도록 뇌에 수면 작업 장소를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침대에서는 자는 것 이외의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수면을 잘 취하려면 대뇌가 진정해야 하는데, 자려고 눈을 감아도 15분 동안 잠이 오지 않으면 이후 1시간 동안은 잠잘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15분이 경과하면 대뇌는 각성하는 시간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1시간 동안 침대 속에서 잠을 자지 못하고 꾸물거리기만 할 뿐이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라고 침대 속에서 버티다 보면 뇌는 ‘침대=생각하는 장소’라고 인식해 버린다. 이렇게 되면 밤에 자려고 침대에 들어갈 때마다 생각부터 먼저 하게 된다. 15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으면 과감하게 침대에서 벗어나자. 침대 밖에 머물다가 1시간 정도 지나면 다시 졸음 신호가 오기 때문에 그때 침대로 돌아가면 된다.
--- 「‘침대=생각하는 장소’로 여기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중에서
생체 리듬을 망치는 원인 중에서 최악으로 꼽는 ‘간식을 입에 달고 있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밥을 먹은 후에도 배가 충분히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식사할 때 전체적으로 음식물을 씹는 횟수가 적으면 만복 호르몬인 ‘렙틴(Leptin)’의 분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식사 후에도 배가 덜 찬 느낌이 지속된다. 어린 시절, 식탁에서 부모님이 “꼭꼭 씹어 먹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해도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다. 씹는 것이 워낙 자연스러운 행위여서 의식하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해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씹는 동작을 의식하는 훈련을 해보자. 음식을 씹을 때는 젓가락을 내려놓자. 식사할 때 젓가락을 쥔 손을 한 번 쳐다보라. 입에 음식물을 넣자마자 젓가락으로 다음에 먹을 음식물을 자르거나 집어드는 사람은 음식물을 충분히 씹기도 전에 삼키고, 다음 음식물을 입으로 가져간다. 씹는 횟수가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 입에 음식물이 들어가면 다 씹어 넘길 때까지 젓가락을 식탁에 내려놓자. 이렇게 하면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씹지 않고 음식물을 빨리 입으로 가져갔는지 알게 될 것이다.
--- 「음식을 씹을 때는 젓가락을 내려놓아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