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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호 | 규장 | 2008년 01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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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53g | 153*224*20mm
ISBN13 9788960970441
ISBN10 896097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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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안찬호
하나님이 택한 사람의 특징은 그저 부르심에 따르는 기쁨의 순종이다. 아프리카 케냐 35만 마사이 부족 전체의 명예 대추장으로 추대된 안찬호 선교사는 하나님의 ‘들어쓰심’에 순종함으로써 직접 일하시는 하나님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그는 애당초 현지 문화나 언어를 미리 습득해야 한다는 선교학 매뉴얼을 들고 가지 않았다. 성육신 선교와 자비량 선교 정신을 밑바탕으로, 현지에서 언어와 문화를 직접 배운다는 일념하에 현장사역에 돌입한 탓에 초기에는 본의 아닌 실수를 연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의 즉각적인 순종이 지닌 순전함을 통해 아프리카 오지 사람들에게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전하셨으며, 여호와가 택한 지팡이에서 싹이 나듯(민 17:5) 하나님의 역사가 열매 맺는 이적과 기사를 보게 하셨다.
사역 17년째인(2007년 기준) 그는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며, 케냐 사람들조차 두려워하는 배타적이고 무자비한 마사이들의 거주지에 24개 교회를 세웠고, 44개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의료센터와 3개의 남녀 중 · 고등학교를 세웠다. 또한 그가 학장으로 섬기고 있는 아루샤신학대학에서는 현지인 목회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신앙공동체 시범농장을 세워 마사이의 자립을 도모하고 있다.
아펜젤러 선교대상(2007), 대한민국 국민포장(2003), 한인세계선교사 선교대상(2000) 등을 수상했으며, 감리교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 박사학위(2002)를 취득했다. 임마누엘교회의 파송을 받아 케냐 감리교 일무쿠타니 마사이 지방회 선교목사로 사역 중이다. 가족으로 김정희 사모 사이에 승우, 준형 두 아들과 큰며느리 류민혜와 손자 호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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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마사이 원주민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 나는 기가 막혀서 움직이기는커녕 숨조차 쉴 수 없었다.
‘세상에는 이렇게 살아가는 아이들도 있구나!’ 사람이 사는 모습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동물과 똑같았다.
소똥으로 만든 집에서 살고, 파리 떼가 꼬인 썩은 우유를 마시고, 소의 피를 마셔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아프고 저려와 그냥 있을 수가 없어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왜 제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십니까?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울로 돌아와 강단에 엎드려 기도하던 가운데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
“안찬호! 아프리카로 가라. 내가 너를 위해 준비한 곳이 있다. 그곳에 가서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위해 일해라!”
나는 주께 내 생각을 여쭈었다. “저는 탄광촌에서 새까만 얼굴의 아이들을 돌보고 싶은데요.”
주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훈련시킨 40년은 오늘 너를 들어 쓰기 위한 것이었다.
탄광촌 아이들은 비누로 씻으면 깨끗해지지만, 아프리카 아이들은 비누로 씻어도 여전히 까맣다는 것을 잊지 마라.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내 말을 들려줄 자가 없느니라.”
나는 “아멘!” 하고 대답했다.
(본문 97-99쪽)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엉겁결에 성경책과 설교 노트를 덮은 나는 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성도들은 내가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가만히 자리에 앉아 찬양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차 안에서 그 광경을 목도한 나는 너무나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다시 차 밖으로 나와 비를 맞으며 그들 앞으로 돌아갔다. 미안한 마음에 슬며시 자리에 앉으려는데, 추장이 앞으로 나오더니 나를 일으켜 세우고 성도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내 말이 맞지요? 안 목사님은 기적을 몰고 오는 분이라고 했잖아요! 이렇게 맑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이것이 바로 안 목사님 덕분에 받는 축복입니다. 우리 모두 이대로 비를 맞읍시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안 목사님을 우리의 추장으로 모십시다!”
성도들은 일제히 “옳소!”를 연발하며 환호했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나는 비를 피하려고 애썼던 졸장부에 지나지 않았다. 예배가 끝난 후, 추장에게 물어보았다.
“어째서 예배 도중에 비가 내리는 것을 축복이라고 합니까?”
“예로부터 귀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마을에 오면, 하늘이 영광의 뜻으로 비를 내려줍니다. 바로 오늘처럼 말입니다.”
물이 귀해서 내가 멋모르고 뱉은 침이나 눈물에도 감동했던 그들이다. 그런데 비가 내린 것이다!!
(본문 28-30쪽)


기도를 마치고 막 돌아서려는데, 조그마한 마사이 어린아이가 내 뒤에 서 있어서 순간 움찔했다. 냄새를 풍기는 어린아이의 모습은 엉망 그 자체였다. 나는 깜짝 놀랐다. 이러한 모습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그날 아침에는 이상할 정도로 화가 났다. 어느새 어린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신경질적으로 문을 꽝 닫고 들어오는데, 아내가 얼굴을 내밀며 찾아온 이가 누구냐고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새벽부터 찾아와서 귀찮게 굴잖아. 뻔하지, 뭐. 또 도와달라는 거겠지.”
그러나 사실 그 아이는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아이의 마음을 나름대로 추측한 것이요, 나 혼자 지어낸 것일 뿐이었다. 그런데 아내는 “누군데 그래? 어디 보자”라며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아니, 조프리잖아? 조프리, 너 어떻게 이른 새벽부터 여기에 왔니? 집에 무슨 일이 있는 거니?” 아내는 상냥하게 물었다.
“집에는 아무 일도 없어요. 다만 아버지가 이것을 목사님께 가져다드리라고 하시면서, 오늘이 아빠 생일이니까 시간 있으면 염소 고기를 드시러 집에 오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말하며 아이는 우유 한 병을 내밀었다. 나는 어린아이가 귀한 우유를 가져온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내가 본 것은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거지 같은 아이의 겉모습뿐이었다. 나는 아이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이가 우유병을 내밀며 말했다.
“이것은 목사님 것입니다. 아빠가 목사님께 빨리 가져다드리고 해서 왔는데…” 나는 매우 부끄러웠다. 아내는 가려는 아이를 데리고 들어와 따뜻한 우유와 빵을 내주었다. 그런데 아이가 빵을 절반 정도 남기더니, 주머니 속에 넣는 것이 아닌가?
“제 동생이 많이 아파요. 빵을 먹는데, 동생 생각이 났어요. 사실 목사님께 드린 우유는 동생 몫이었는데, 아빠가 목사님께 드리라고 해서 가져온 것이에요.”
순간 나는 숨이 콱 막혔다.
(본문 115-118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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