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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를 위한 관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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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404g | 170*225*20mm
ISBN13 9788947529570
ISBN10 8947529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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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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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전지은
저자 전지은은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어린이 책을 만드는 기획사에서 일했다. 아이들의 마음과 지혜의 성장을 돕기를 꿈꾸며 다양한 분야의 어린이 책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어린이를 위한 배려》《어린이를 위한 화해》《대한민국 어린이라면 꼭 알아야 할 우리 역사 100대 사건》《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우리 땅 독도》 등이 있다.
그림 : 안경희
그린이 안경희는 대학에서 옷을 공부하다 다시 ‘최초의 꿈’이었던 그림으로 돌아왔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게 가장 즐거워서 학교 시간표에 날마다 미술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린 책으로는 《선생님은 너를 사랑해》《커서 뭐가 될래?》《다문화 친구, 민이가 뿔났다!》《남자들은 왜?》《물리야 물리야 나 좀 도와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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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의 마음속에서 커다란 돌덩이 하나가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다른 친구들이라면 몰라도 예빈이만큼은 다를 줄 알았다. 다들 윤지를 따돌리고 윤지에게 무서운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예빈이만은 옆자리를 꿋꿋이 지켜줄 줄 알았다. 며칠 동안 어색하게 지내기는 했지만 금세 예전처럼 사이가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날 저녁, 윤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제 난 친구 같은 거 안 사귈 거야. 다 필요 없어. 다 필요 없다고!”
그 후 윤지는 정말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새 학년이 되고 학원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친구들이 윤지와 가깝게 지내고 싶어 했지만 윤지는 늘 그런 아이들을 피하고 멀리했다. 그리고 오로지 뛰어난 과학자가 되기 위해 공부에만 매달렸다.
--- p. 26

“지금 네가 적은 이름의 아이 중에서 내 마음대로 네 명을 고를 거야. 그리고 일주일에 한 명씩 종이에 그 아이 이름을 써서 너한테 보낼 거란다. 그러면 넌 그 아이와 일주일 안에 친구가 되는 거다.”
“네?”
윤지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일그러졌다.
“일주일에 한 명씩 친구를 만든 과정을 나한테 편지로 써서 보내거나, 아빠와 여기에 올 때 가지고 오면 돼. 만약 네가 그 아이들을 친구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 내가 로봇 자료를 주마. 딱 한 달만 하면 되는 거야. 알았니?”
“할아버지, 그건 너무 어려워요.”
윤지는 자신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직 해보지도 않았잖니?”
--- p.31

할아버지는 주머니에서 작은 수첩을 꺼냈다. 그리고 그 수첩에 뭔가를 적어 윤지에게 건넸다.
‘관심 갖기, 먼저 다가가기, 마음 알아주기, 칭찬하기, 함께 웃음 나누기’
“이 다섯 가지 키워드를 꼭 기억하거라. 미션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야. 일종의 요점 정리지.”
--- p.69

“아참, CD는 고마웠어. 그런데….”
도훈이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실은 CD보단 네가 내 취미를 알아봐줘서 더 고마웠어. 지금까지 아무도 몰랐거든. 친구도, 아빠도.”
“정말?”
“난 음악이 좋아. 듣는 것도 좋고 부르는 것도 연주하는 것도 다 좋아. 그런데 아무도 내가 그럴 거라 생각을 못하나봐. 내가 너무 공부를 잘해서 그런가?”
윤지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튼 네가 그걸 알아봐줘서 고맙고 신기했어.”
“그래? 그럼 그 보답으로 휴대전화 좀 줘봐.”
“왜?”
윤지는 도훈이가 손에 쥔 휴대전화를 낚아채듯 빼앗았다. 그러고는 도훈이 휴대전화로 자신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다.
“이게 내 번호야. 심심하면 메시지 보내. 방해되니 전화는 하지 말고.”
윤지가 휴대전화를 도훈이에게 돌려주며 괜히 부끄러워서 새초롬하게 말했다.
“쳇, 전화하라고 해도 안 해.”
도훈이도 부끄러운지 휴대전화를 주섬주섬 주머니에 넣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 p.129

분명히 전화는 받은 것 같은데 웬일인지 상대방은 아무 말도 없었다.
“나야, 윤지. 잘 지냈니?”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윤지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응, 너도 잘 지냈지?”
살짝 떨리는 것 같은 예빈이의 목소리였다. 할아버지가 보낸 종이 고양이에는 바로 ‘한예빈’이라는 이름이 또렷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 p.150

윤지야, 할아버지는 우리 예쁘고 똑똑한 손녀딸이 친구들과의 문제 때문에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게 너무나 안타까웠단다. 그래서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나길 바랐지만 너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동안 그 상처를 잊지 못하더구나.
할아버지는 사는 동안 많은 발명품과 장난감을 만들었지. 그런데 지금 내 곁에 남은 건 그 수많은 물건들이 아니라 나를 믿어주고 따라줬던, 그리고 나와 친구가 돼줬던 사람들이란다. 그렇지만 할아버지라고 해서 그 사람들과 늘 즐겁기만 했던 건 아니었어. 때론 상처를 주기도 했고 또 받기도 했지.
윤지야, 너는 어쩌면 앞으로도 이따금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그 아픔 속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는 걸 기억해라. 내가 아플 때 누군가 보내주는 다정한 눈길과 손길, 그리고 소중한 위로의 말을 잊지 말거라.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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