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좋은 차를 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고, 삶의 질이 높아져서 그런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생에는 내집 마련이 틀렸다’라는 자포자기의 마음 때문에 수입차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전세를 사는 사람이 내집 마련을 포기하니 돈이 남아서 벤츠를 한 대 뽑았다는 씁쓸한 소식을 접하고 필자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경제가 좋고 수입이 늘어나서 고급 자동차를 사는 것은 좋다. 하지만 내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는 대가로 좋은 차를 사는 이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 p.18~19
부자가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마치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복권 1등에 당첨되었다고 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다. 그러나 돈이 너무 없어도 불행한 건 사실이다. 아이가 공부하고 싶다는데 학원도 마음껏 보내주지 못하고, 생일에 외식할 돈도 없고, 사고 싶은 옷이 있는데 돈이 없어서 못 사고, 여행 한 번 가기 어려울 정도로 궁핍하다면 어떨까? 부부간에 다툼이 늘면서 결국 행복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행복의 필요조건인 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 연수입 8,800만 원이 넘어서면 돈의 숫자가 행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 p.26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시작부터 잘못되었다. 첫 대책인 2017년 6·17대책과 8·2대책 내용의 핵심은 핀셋규제였다. 서울 강남 등 과열된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고 대출규제, 세금규제, 청약규제를 강화해서 투기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상황에서 일부 지역이 개발호재나 주택수급 불일치로 문제가 생길 때는 핀셋규제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이미 투자심리가 살아나 있고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상황에서는 핀셋규제가 오히려 주변 지역으로 풍선효과를 야기시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핀셋규제가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 p.59
현시대는 격변의 시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녀들이 공부도 더 많이 했고 직업도 더 좋았고 수입도 더 좋아서 부모세대보다 더 잘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만큼 노력해서 잘살기가 어려워졌다. 부모로부터 부의 대물림을 받은 일부 ‘금수저’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부동산, 특히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느냐 없느냐의 기준에 따라 양극화의 저울 위에 서 있는 위치가 달라질 것이다. 필자는 주택 하나는 보험이라고 생각해서 실수요자들에게 부동산 시장 분위기나 흐름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내집 마련은 하라고 권한다.
--- p.89
가끔씩 주식과 부동산을 비교하는 질문을 받는다. TV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 당시 조영구 씨가 “주식 투자가 좋은가, 부동산 투자가 좋은가”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방송 주제가 부동산이었고 재미를 위해 “부동산 투자가 당연히 더 좋다”라고 말했지만, 무조건 주식보다 부동산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 주식 전문가와 부동산 전문가의 대결 구도를 만들기도 하는데, 그만큼 주식과 부동산은 대표적인 재테크 종목이다. 그런데 절대적인 비교 우위를 단정 지어서 말할 수는 없다. “중식이 좋은가 일식이 좋은가?”와 같이 각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지, 절대적인 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 p.107
굳이 집을 사고 싶지 않거나 다른 이유 때문에 집을 소유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집값이 너무 비싸서, 자금이 부족해서 등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집을 가지고 싶어도 내집 마련을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결국 주택 숫자는 많아도 여러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들도 많고, 다수의 시장 수요자들이 원하는 살 만한 양질(良質)의 주택, 즉 새 아파트가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부가 주택보급률 통계 숫자만 보고 주택이 충분하다고 말하거나 빌라 등 쉽고 빠르게 지을 수 있는 단기주택공급만 늘려 숫자만 채우는 것은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장에서 원하는 ‘전용 59㎡ 이상 중소형 아파트’가 제대로 공급이 되어야만 한다.
--- p.147
내가 집을 사거나 전셋집을 구할 때는 전국 통계보다 각 시나 구별 입주물량 통계를 참고해서 검토하는 것이 좋다. 통계자료는 한국부동산원, 통계청 같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부동산114, 직방, 아실과 같은 민간기관에서도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 다음, 구글에서 검색만 해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분양물량은 입주물량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다. 때문에 현재 분양물량을 예의주시하면 2~3년 후 입주물량 영향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주택인허가 물량도 입주물량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분양물량은 입주물량보다 3년 정도 시차가 있는데 주택인허가 물량은 이런 분양물량보다도 6개월에서 1년 정도 더 빠른 선행지표다.
--- p.152
전 국민이 집을 한 채씩 가지면 과연 주택 문제가 없어질까?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자가보유율이 100%인 국가는 없다. 자가와 임대가 적절히 섞여 주거형태를 이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 64%, 일본 62%, 우리나라 61% 정도로 큰 차이는 없다. 재미있는 것은 유독 루마니아의 자가보유율이 96%라는 점이다. 거의 100%에 가까운 자가보유율을 가진 나라가 우리가 알고 있는 선진국이나 복지국가가 아니다. 왜 루마니아일까? 루마니아가 이렇게 자가보유가 높은 이유는 1990년대 공산주의 시절, 전 국민에게 주택을 가지게 하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 p.197
현재가치는 아파트의 현재가격을 형성하는 요소로, 교통·학군·교육·편의시설 등 주변환경과 입주 연도, 세대 수, 브랜드, 동·층·라인, 평면 타입 등 내부환경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가격에는 현재가치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높다는 건 그만큼 현재가치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돈이 많다면 당연히 가격이 높은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현재가치가 높은 아파트가 침체 시기에 강하고, 상승 시기에 더 탄력적으로 반응을 한다. 또한 전세수요를 구하기도 쉽고, 팔 때도 잘 팔린다. 하지만 제한적인 자금 사정상 현재가치가 좋은 아파트만 선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나의 자금계획 범위 안에서 현재가치의 요소들 중 내가 필요로 하는 현재가치의 우선순위를 정한 후,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현명한 현재가치 투자다.
--- p.217
부동산 가격은 영원히 상승하지 않는다. 가격하락은 있을 수 있지만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하는 폭락 가능성은 낮다. 과거 IMF 경제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2010~2012년 서울 집값 하락 등 집값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 적은 있었다. 하지만 6개월에서 2년 반 정도 지난 후 반등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당시 부동산 가격 폭락을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의 말만 믿고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팔았거나 구입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때늦은 후회를 했다. 어쩌겠는가? 결과적으로 본인의 선택인 것을. 이렇듯 집값 하락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해결해주면서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지가(地價)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때문이다.
--- p.228
내 마음에 드는 옵션을 선택할 때도 이왕이면 조금 더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중적인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말 눈이 아플 정도로 알록달록한 벽지를 사용하거나 사용하기 불편한 옵션을 선택한 경우들을 종종 보는데, 거주하는 동안 본인이 행복하다면 할 말 없지만 향후 매매시에 대부분의 매수자들이 꺼려 한다. 때문에 굳이 돈을 더 들이고도 매도시 불리한 옵션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내가 사는 집이지만 언젠가는 팔아야 하는 집이기도 하니, 나의 기준이 아닌 타인의 기준에서 옵션을 선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p.269
서울 외 경기도, 인천의 수도권 지역 중소규모 택지는 아래의 표와 같다. 과천 과천신도시를 중소규모로 두느냐, 신도시로 두느냐는 판단의 문제인데 규모로 보면 7천 호밖에 되지 않아 중소규모에 두는 것이 맞다. 하지만 워낙 우수한 입지에 인기가 높은 만큼 3기 신도시에도 포함시켰다. 각 지역의 실수요자들이라면 그래도 대단지 새 아파트인 만큼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 특히 1차 광명 하안2, 의왕 청계2, 성남 신촌지구, 2차 과천은 말이 필요 없고, 성남 낙생, 안양 관양, 3차 성남 공영주차장, 용인 구성역, 광명 테크노는 투자 측면에서도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 p.299
대출규제로 신규대출을 받기가 어렵고 금리가 낮아 이자부담도 얼마 되지 않는데, 굳이 전세금을 받아서 대출상환을 할 필요도 없다. 전세금을 받아 투자를 하려니 취득세, 양도세 중과에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늘어나 전세금을 받아 투자하기도 만만치 않다. 최근 집값 상승폭이 커지면서 무조건 오른다는 확신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만약 몇 년 후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전세의 장점은 더욱 줄어들면서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 전세 소멸까지는 되지 않겠지만 월세로 전환되는 비율은 점점 더 늘어날 수도 있을 듯하다.
--- p.315~316
주택을 살 때 취득세를 냈고, 보유하고 있는 동안 매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내고 있으며, 팔 때는 양도소득세도 많이 내야 하는데, 집값 상승 주범으로 몰려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비싼 집을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취득세는 집 살 때 한 번 낸다고 생각할 수 있고, 양도세는 불로소득 환수 차원에서 집 팔 때 차익에 대해 40% 정도 세금을 내줄 수도 있다. 그런데 종합부동산세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으로, 그냥 집을 가지고 있고 보유하고 있는 집값의 합이 공시가격 6억 원이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세금을 매년 내야 한다. 집값이 떨어져도 돌려주지 않는다. 정부에 월세를 주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 p.328
주식과 부동산은 투자의 양대 산맥이다. 수익성과 환금성이 좋은 주식은 안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부동산은 주식보다 안전성이 더 좋다. 우리나라 시장에만 국한해서 본다면 부동산, 특히 아파트 시장은 수익성·안전성이 주식을 앞서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식과 부동산은 선의의 경쟁자이자 한 배를 탄 동료이기에 ‘주식 투자가 더 좋다, 부동산 투자가 더 좋다’ 이런 논쟁은 의미가 없다. 주식 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많아서 주식의 선행지표가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변동 폭이 큰 이벤트가 발생하면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부동산 시장의 6개월 정도 선행지표 역할을 해주곤 한다. 기업, 특히 제조업과 투자자들의 반응 속도를 주식만큼 빠르게 현실적으로 잘 반영하는 지표는 없다.
--- p.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