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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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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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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7쪽 | 444g | 130*194*20mm
ISBN13 9788973374588
ISBN10 8973374583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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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삶의 규칙과 절대적인 모순을 이루는 이 사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엄청난, 그리고 이런 상황이라면 충분히 이해해줄 만한 불안을 일으켰다. 총 사십 권이나 되는 세계사 책을 훑어보아도 그런 현상이 있었다는 서술은커녕, 단 한 건의 사례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 낮과 밤, 아침과 저녁 해서 넉넉하게 스물 네 시간이나 되는 하루가 다 가도록 아파서 죽거나, 높은 데서 떨어져 죽거나, 자살에 성공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명절이면 흥청망청한 분위기에 마음도 해이해지고 술도 거나하게 취해 누가 먼저 죽음에 이르는지 내기라도 하듯이 도로에서 서로 먼저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다가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에서도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 p.7

둘 다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었다. 일주일에 한 번 그들을 찾아오는 시골의사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에게 친절하게 치명적인 약을 주사하는 것이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었겠지만, 지금은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 기껏해야 예전에 죽음이 있었을 만한 곳을 향해 환자들을 더 밀어붙이는 정도였다. 그런 것은 소용없었다. 쓸모없었다. 바로 그 마지막 순간에, 죽음은 한 걸음 물러나 다시 거리를 유지하면서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자리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은 사제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 사제는 이야기를 듣더니 하늘을 향해 눈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손 안에 있소, 하느님의 자비는 무한하오. --- p.30

아무도 죽지 않는 나라, 정도를 벗어난 나라에서 온 무덤 파는 용사들, 마피아가 고용했건 스스로 나섰건, 이 용사들이 계속 영토를 침범하는 데 화가 난 데다 외교적인 항의도 전혀 먹혀들지 않자, 이웃한 세 나라 정부는 공동보조를 취해 군대를 동원하여 국경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세 번 경고한 뒤에 발포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여기서 먼저, 마피아 몇 명이 국경을 넘다가 거의 수평 사격을 당해 죽은 뒤, 말하자면 우리가 보통 직업 재해라고 부르는 것을 당한 뒤, 마피아 조직은 즉시 이것을 구실로 개인적 안전과 작전상의 위험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이 제공하는 봉사에 대한 요금을 인상했다는 이야기를 해둘 필요가 있겠다. 자, 마피아 조직의 사업과 관련하여 이 작고 흥미로운 부수적 정보를 언급했으니, 정말 중요한 문제로 넘어가기로 하자. 이번에도 하사관들이 정부의 우유부단과 군 최고사령부의 의심을 우회하는, 전술적으로 흠 하나 없는 작전을 구사하여 상황의 주도권을 잡았고,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의 눈앞에서 대중적 항의 운동의 장려자, 그리고 결과적으로 영웅이 된 것이다.
--- p.6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새해, 새 아침부터 아무도 죽지 않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사고나 질병으로 사람들이 죽게 되지만, 그날 이후 단 한 사람도 죽는 이가 없는 것이다. 치명적인 사고를 당하더라도 불치병에 걸리더라도 죽지 않고 그 상태로 멈춰버렸다. 자연적인 노화, 불의의 사고나 부상, 피할 수 없는 질병 또한 여전하지만 그로 인해 죽는 사람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마치 운명의 여신 아크로포스가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이러한 전대미문의 사실로 인해 국민들은 영원한 삶이 주어진 이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환호하고 이 뜻 깊은 사건을 축하하기 위해 집 앞에 국기를 내다 걸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간 국기행렬은 애국심의 대변자이기라도 하듯 온 나라를 뒤덮어버린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사건이 벌어지지 않으면 필요성을 잃고 마는 장례업체, 양로원, 병원 관계자들은 이러한 이상 현상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넘쳐나는 환자들로 병원은 아수라장이 되고, 누군가 죽어야만 새로운 구성원의 자리가 나는 양로원도 줄어들지 않는 인원 때문에 골머리를 썪기 때문이다. 양로원의 부족, 연금 수급의 문제, 종교 기관의 유명무실화, 그 밖의 사회적인 혼란 등 사회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문제점들에 대해 정부가 특별한 방법을 내세우지 못하고 허둥대는 사이, 죽음 직전의 가족들을 둔 사람들은 그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죽이는 방법을 찾기 시작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사라마구는 논쟁할 필요도 없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다. 그는 주제를 향해 돌진하는 전광석화의 힘이 있고, 그 세부적인 묘사에 있어서도 오래도록 명쾌하게 기억되는 불가사의하고도 불가능할 것 같은 힘을 지녔다.
시카고 트리뷴
문학적 원천과 궁극적인 믿음은 포크너(Forkner)처럼 너무도 확고하기 때문에 삶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 부으며 그 어떤 불가능성도 제기할 수 있는 작가가 바로 주제 사라마구다.
존 업다이크 (『뉴요커』)
주제 사라마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명민하고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소위 지혜라고 부를 만한 자질을 갖춘 가장 예민한 작가이다. 우리는 그처럼 관대한 방법으로 소설 작품을 쓴 그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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