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삶의 규칙과 절대적인 모순을 이루는 이 사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엄청난, 그리고 이런 상황이라면 충분히 이해해줄 만한 불안을 일으켰다. 총 사십 권이나 되는 세계사 책을 훑어보아도 그런 현상이 있었다는 서술은커녕, 단 한 건의 사례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 낮과 밤, 아침과 저녁 해서 넉넉하게 스물 네 시간이나 되는 하루가 다 가도록 아파서 죽거나, 높은 데서 떨어져 죽거나, 자살에 성공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명절이면 흥청망청한 분위기에 마음도 해이해지고 술도 거나하게 취해 누가 먼저 죽음에 이르는지 내기라도 하듯이 도로에서 서로 먼저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다가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에서도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 p.7
둘 다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었다. 일주일에 한 번 그들을 찾아오는 시골의사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에게 친절하게 치명적인 약을 주사하는 것이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었겠지만, 지금은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 기껏해야 예전에 죽음이 있었을 만한 곳을 향해 환자들을 더 밀어붙이는 정도였다. 그런 것은 소용없었다. 쓸모없었다. 바로 그 마지막 순간에, 죽음은 한 걸음 물러나 다시 거리를 유지하면서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자리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은 사제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 사제는 이야기를 듣더니 하늘을 향해 눈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손 안에 있소, 하느님의 자비는 무한하오. --- p.30
아무도 죽지 않는 나라, 정도를 벗어난 나라에서 온 무덤 파는 용사들, 마피아가 고용했건 스스로 나섰건, 이 용사들이 계속 영토를 침범하는 데 화가 난 데다 외교적인 항의도 전혀 먹혀들지 않자, 이웃한 세 나라 정부는 공동보조를 취해 군대를 동원하여 국경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세 번 경고한 뒤에 발포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여기서 먼저, 마피아 몇 명이 국경을 넘다가 거의 수평 사격을 당해 죽은 뒤, 말하자면 우리가 보통 직업 재해라고 부르는 것을 당한 뒤, 마피아 조직은 즉시 이것을 구실로 개인적 안전과 작전상의 위험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이 제공하는 봉사에 대한 요금을 인상했다는 이야기를 해둘 필요가 있겠다. 자, 마피아 조직의 사업과 관련하여 이 작고 흥미로운 부수적 정보를 언급했으니, 정말 중요한 문제로 넘어가기로 하자. 이번에도 하사관들이 정부의 우유부단과 군 최고사령부의 의심을 우회하는, 전술적으로 흠 하나 없는 작전을 구사하여 상황의 주도권을 잡았고,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의 눈앞에서 대중적 항의 운동의 장려자, 그리고 결과적으로 영웅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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