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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은 숲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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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은 숲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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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00g | 130*190*30mm
ISBN13 9788997835034
ISBN10 899783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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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수나
부암동, 성북동, 삼청동, 효자동, 청운동, 소격동 등지에 돌아가며 보금자리를 꾸리고 강북의 쉬이 변하지 않는, 고즈넉한 멋을 즐기며 산다. ‘숲요일’을 만들어 수요일마다 소박한 보따리를 챙겨 떠나는 숲 놀이를 즐기는데 단순히 도시의 트렌드와 멋을 좇지 않고 자연의 절기에 맞춰 살아가고자 자기만의 ‘도시 자연 다이어리’를 4년째 쓰고 있다. 자연과 사람을 향한 믿음이 세상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도시 속 숨겨진 자연을 찾아내 느릿느릿 걷고 그 기쁨을 사람들에게 나누고 있다. 주로 사람이 있는 풍경 사진을 찍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소중해 삶을 기록하는 생활수필가. 현재 ‘밀레의 작업실atelier de millet’이란 곳에서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관찰하며 천천히 만들어지는 것을 소개하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 www.12daltea.1px.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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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숲을 만나러 가자
도서1팀 김태희 (taengee@yes24.com)
2012-07-18
올 여름은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아직까지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고 있다.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것도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런지 선뜻 비행기 티켓을 끊어버리거나 회사에 휴가 일정을 제출하지도 못하고 밍기적 거리고만 있다. 딱 한가지하고 싶은 걸 꼽으라면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곳, 눈 앞에 푸르른 자연이 펼쳐진 곳에서 잠시나마 복잡한 마음을 내려 놓고 쉬는 것이랄까.

요새는 동네 곳곳에 작은 공원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찾아보면 그런 공원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언제 한 번 여유롭게 공원에 가서 걷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서 책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정말 큰 맘 먹고 주말 아침 가벼운 차림으로 나가 본 적이 있다. 처음엔 어색하기도 하고 혼자 뭐하지 싶은 생각에 주위 눈치만 살피며 걷다가 어느순간 초록잎의 나무가, 파란 하늘이, 쏟아지는 햇살이, 듬성듬성 피어난 꽃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송글송글 땀이 맺히면 잠시 앉아 쉬어가기도 한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럴 때면 내가 숨쉬고 살아있다는게 느껴진달까.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 꽃집에서 꽃 한 다발을 샀다. 아쉬운 마음에 집안에 조금이라도 자연의 온기를 남겨두고 싶어졌다.

"수요일은 숲요일"
소격동 어느 골목에 작은 공방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일주일의 가운데 날 하루를 숲요일로 정하고 숲으로 나가기로 한다. 숲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멀리 떠나는 게 아니라 서울에서, 바로 우리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숲으로 안내한다. 험난한 산길이 아닌 하지만 그늘이 되어줄 나무가 있고 사람들의 발길 따라 만들어진 숲길. 그곳에서 때로는 혼자, 때로는 친구들, 가족들과 숲에서만 만들 수 있는 추억을 만든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곳들 중에는 한 번쯤은 걸어봤을 법한 곳들도 많다. 북한산 둘레길, 부암동 백사실 숲, 남산 공원, 삼청 공원길 등. 서울을 벗어나 조금 멀리 가보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 맛보면 더 맛있을 도시락도 손수 준비한다. 함께 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그녀의 세심한 손길이 더욱 마음에 큰 위안을 줄 것만 같다.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같은 직장인들에겐 꿈같은 일이지만 한번쯤은 꿈 꿔볼만한 여유로움이다. 한편으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누릴 수 있는 쉼이기도 하다. 단지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뿐. 이번 주말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나만의 쉼의 공간, 작은 숲을 만날 준비를 해봐야겠다. 작은 바람을 하나 더 보태자면 혼자 보다는 둘이면 더 좋겠다.

「그래서 숲요일에는 무거운 옷차림과 장비는 필요 없다. 가벼운 운동화 하나가 숲요일의 유일한 준비물이다. ... 산도 사람과 천천히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까. 화려한 치장을 하고 산에 오는 이들에게 옷차림이 가벼울수록 숲과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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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깊이 들여다보면 자연만큼 창조적인 오브제가 없다. 어제와 오늘 나뭇잎이 다르고 일주일 전에는 없었던 꽃이 피어나는 봄의 생명력. 나무마다 각기 자라는 속도가 다를 것인데 어쩌면 그 다른 변화의 속도에도 자연은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일까. 부지런한 마음을 갖는다면 4월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가까운 공원을 산책해보라. 매일 다르게 진달래꽃이 피고 벚꽃이 피고 나면 하얀 이팝나무가 피고 서서히 돋아나는 연초록색의 잎들은 잔잔한 봄의 감동을 가져다줄 것이다.
--- ‘봄손님 맞이길’ 중에서
십년 넘게 서울에 살면서 일곱 번 이사를 하는 떠돌이 생활. 그 삶에 적응해가면서도 늘 마음 한쪽이 불안한 20대를 보냈다. 변하지 않고 마음 한편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고향집. 기억 속 모습대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향집의 존재는 살면서 그 자체로 큰 위로가 된다. 오래된 성당이 보이는 길을 지나 낮은 집들 사이로 봄꽃이 피고 골목길 뒷산의 풍경이 보이면 비로소 ‘집에 돌아왔구나’ 하고 안심이 된다. 살면서 ‘집에 돌아왔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던지. 이제는 들에 냉이와 쑥이 자라는 봄이 오면 “나 돌아왔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 ‘엄마의 생일나무’ 중에서
유일하게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산 정상까지 갈 수 있는 곳도 이곳 남산길이다. 버스가 남산길을 돌 때 내려다보이는 서울의 밤 풍경이 자꾸 창문에 기대앉게 만들었다. 도시의 밤만큼 매혹적인 풍경도 없다. 밤에 보는 서울은 더 높아지는 것 같다. 노란 버스가 빙글빙글 산을 올라 서울을 돌아보게 한다. 밤의 그림이 전시된 살아 있는 미술관 같은 남산의 길. 키 큰 나무들이 유연해지는 것은 어쩌면 강인한 바람 때문 아닐까. 견딜 만한 아픔, 견딜 만한 삶이 우리 발 아래 도시 속에 빛으로 줄지어 길을 만들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길을 찾는 일과 같다.
--- ‘사람들과 주고받는 길’ 중에서
수요일에 ‘ㅍ’ 하나를 붙이면 ‘숲요일’이 된다. 나의 제안으로 언니와 나의 평범한 수요일이 특별한 숲요일이 되었다. 수요일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지 말고 숲에 가기로 했다. 주중에 숲의 시간을 끼워 바쁘게 돌아가는 일주일의 템포를 늦추기 위해서다. 매주 수요일이 되면 작업실에 가지 않고 숲으로 간다. 수요일이 되었으니 지하철을 타지 않고 숲길을 걷는다. 정상이라는 목표를 두지 않고 둘레길을 걸으며 여름의 숲이 일러주는 조화로움을 그저 편안하게 느끼며 걷는 일이 숲요일의 목적이다.
--- ‘수요일은 숲요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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