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 여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한림대 정보통계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반지 전쟁』을 접해본 뒤 대학교에 와서 국내 판타지 소설인『용의 신전』을 읽고 판타지 소설에 푹 빠지게 되었다. 제일 좋아하는 국내 판타지 소설은『귀환병 이야기』이며, 현재 통신에『아린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결국 발의 힘을 빼서 앉은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디라다 또 다른 방법을 찾았다. 사람의 아기도 걷기 시작할 때는 무언가를 잡고 일어서듯이 나도 무언가를 잡고 서면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주위에는 잡을 만한 게 없었다. 생각다 못한 나는 벽을 짚고 일어서기를 시도하기로 했다. 그러자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벽이 있는 곳까지 어떻게 가느냐 하는 것이었다. '에휴~ 산 너머 산이로구만.'
결국 생각해 낸 게 기어가기였다. 나는 다시 몸을 엎어뜨려서 최대한 손과 다리를 열심히 움직여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내 몸의 무게가 정말 무거워서 나는 몸을 들어올려 기어가는 게 아니라 몸을 땅에 대고 끌고 갔다. 그래서 벽이 내가 앉아 있던 곳과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벽까지 가는 동안 나는 5번이나 가다 쉬다, 가다 쉬다를 반복했다. '헥헥헥, 도대체 해츨링은 몸무게가 얼마인 거야? 내 몸이긴 하지만 인간적으로, 아니, 드래곤적인가? 하여튼 너무 무겁다. 기어오지 말고 차라리 몸을 굴릴 걸 그랬어.'
겨우겨우 벽에 손을 터치한 나는 몸을 다시 뒤집어 일으켜 앉았다. 그리고 벽에 몸을 지탱하고 다리에 힘을 주어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우이차아아~' 몸을 일으키는 게 얼마나 힘들었던지 겨우겨우 일어서기는 했지만 다리가 후들거려서 꼼짝도 못 했다. 까딱 잘못하다간 힘들여 일어섰는데 다시 주저앉을 것 같았다. 하지만 몸 하나 일으키기 위해 쏟은 나의 땀과 힘이 너무나 아까워 이를 악물고 버텼다.
'드디어 섰다. 하지만 너무 힘들다. 몸 하나 일으키는 것이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디 걸을 수나 있겠어?' 앞으로 걸을 일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하자 온몸에 힘이 쫙 빠지면서 나는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다시 일어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일어나길 포기하고 그 자리에 엎어졌다. 땅에서 차가운 기운이 올라와 너무나 시원했다.
그렇게 있으려니까 졸리웠다. 오늘은 정말 너무 힘든 하루였다. 곁눈질로 옆을 바라보자 마른풀이 폭신하게 깔린 내 자리가 보였지만 거기까지 갈 엄두가 나질 않았고, 지금은 움직인다는 것 자체도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서 눈을 감고 자버렸다. 위에서 엄마가 황당하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렇게 내가 태어난 첫날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