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랑을 하면 미쳐요. 사랑 이외에는 아무것도 못해요. 전 전화를 3분 이상 못하거든요. 그런데 밤을 새워 통화를 해요. 전화기가 뜨거워져서 잠간 식혔다가 또 한다니까요. 집 앞에 가서 밤새 기다리고 그 사람 만날 생각하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고 그 사람 없인 죽을 것만 같고…….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닫지요. 아, 내가 미쳐 있구나.”
그가 그런 불타는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니 내 가슴이 다 뭉클하다.
“우와, 멋지네요. 그런 사랑 해본 지가 언젠지…….”
--- '흔들리고 싶은 과묵한 푸르름, 이현우' 중에서
“제가 몇 가지 깨달은 바가 있어서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어요. 우선 ‘대박’을 터뜨리면 일단 한 텀을 쉰다는 것, 그리고 쉬는 이유가 사생활과 절대 연결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늙어가는 것을 보여 주려면 아예 다 보여 주고, 그렇지 않으려면 아예 보여 주지 말자는 것, 아마 이 세 가지를 지키면 어느 누구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가끔 예전에 활동했던 연기자나 코미디언들의 소식을 접할 때가 있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잠깐의 그들 모습은 아, 정말 세월을 실감케 한다. 그러나 아줌마, 아저씨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그 모습을 매일 매일 보고 있으면 그들이 늙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다. 내가 내 나이를 매일 매일 실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는 자신의 세월을 숨김없이 매일 매일 보여줄 작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보여 주지 않으려는 것이 있다. 자신의 사생활이다. 보통의 경우처럼 자연인으로서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이유 말고도 그에겐 남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 '내면의 아름드리 놀이터,이경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