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의 직원들에게 그들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무도 “컨설팅을 한다.”라고 답하지 않는다. 그들은 예외 없이 “우리는 기업과 정부의 성공을 돕는다.”라고 대답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직원들이 어떤 답을 할지는 순전히 경영자 하기 나름이다. 겉만 봐서는 출근하는 직원들의 마음 상태를 알 수 없다. 그러나 그중에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심정으로 마지못해 출근하는 직원도 있고, 그저 승진과 출세를 위해 출근하는 직원도 있다.
그러나 기업의 사명이 올바로 정해지면 그들은 자신이 그런 단순한 이유 때문에 일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기업에 대한 애정도 커질 것이다.---p.34, 풍랑을 헤쳐 나가는 절대동력, 기업의 가치관
기업의 가치관에는 CEO 자신의 가치관이 투영된다. 그렇기 때문에CEO가 점두에 서서 그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임직원의 행동기준이 흔들린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미국 굴지의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핵심가치는 ‘유머’다. 고객과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항공사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를 가장 잘 실천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허브 켈러허 회장이다. 이미 백발이 성성한 그는 기업의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 최고경영자로서의 위엄을 포기하고 종이봉투를 뒤집어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광고에 출연하기도 한다. 소송이 붙은 다른 기업의 CEO와는 팔씨름으로 승부를 가린다. 늘 유머러스하고 즐거운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직원들은 기업의 가치관이 실천되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p.75, 기업 가치관의 전도사, CEO가 해야 할 8가지
1977년, 국내 최대의 철강기업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 열연공장 시공 당시 발전송풍설비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시공된 부분과 설계도 사이에 수 센티미터의 오차가 발견된 것이다.건물은 이미 80% 이상 지어진 상태였고, 그 정도 오차는 슬쩍 덮고 넘어가도 별문제될 일이 없었다. 오히려 다시 지으려고 하면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건물을 폭파하고 처음부터 다시 짓기로 결정했다. 놀라울 만큼 과감한 결정이었지만, 그들은 ‘책임감’과 ‘완벽주의’라는 핵심가치 덕에 이런 ‘쇼킹’한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었다.
사실 ‘책임감’과 ‘완벽주의’는 어느 기업 현장에서도 흔히 쓰이는 문구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이 이를 장식물 정도로 여기고 크게 신경 쓰지 않을 때 그들은 이것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핵심가치로 일관되게 실천했고, 그 결과 지금까지 글로벌 영속기업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p.104, 핵심가치의 조건: 기업의 모든 것에 일관성 있게 적용하고 실천하라
IBM에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영업 단위가 무려 10만 개나 있는데도 기업 경영에는 아무 혼란이 없다. 오히려 IBM은 1915년 주식시장 상장 이래 최고의 주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도산 직전의 위기에 처했던 IBM의 주가는 2002년 샘 팔미사노가 CEO에 취임하면서 3배로 뛰어올랐고, 영업이익은 2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자율적 위임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면서도 경영의 통합성을 유지하는 비결은 확고한 핵심가치에 있다. IBM의 현재 핵심가치는 ‘모든 고객의 성공을 위한 헌신’, ‘회사와 세상을 위한 혁신’, 그리고 ‘모든 관계에 있어서의 신뢰와 개인적 책임’이다.
또한, IBM의 직원들은 모두 그 핵심가치를 잘 알고 열정적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기에 모두에게 자율적인 권한을 부여해도 한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p.62, 핵심가치를 세우면 통합성과 자율성이 동시에 잡힌다
기업 가치관을 실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기업 가치관이 드러나게 하려면 이를 기업 내의 각종 제도에 두루 반영해야 한다.
미국의 생활용품기업 SC존슨의 핵심가치는 ‘가족이 우선’이다. 그래서 금요일에는 회의를 하지 않는다. 주말에는 일찍 귀가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라는 취지다. 사내부부는 함께 해외파견을 보낸다. 일 때문에 부부를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3M이 ‘혁신’과 ‘창의’라는 핵심가치를 지키기 위해 ‘15% 룰’을 제도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유기농 식료품 체인으로 유명한 미국의 홀푸드마켓은‘민주주의’를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로 삼는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의사결정을 직원투표에 부친다. 직원을 채용할 때도 함께 일할 동료들이 직접 면접을 하고, 그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채용이 결정된다.---p.142, 가치관 실천을 위해 일치시켜야 할 3가지
기업은 영적인 존재이며, 영적인 존재의 본질은 가치관이다. 아무리 똑똑한 인재들을 데리고 기업을 경영한다고 해도, 그들의 생각이 모두 제각각이면 기업의 에너지가 집중되지 못하고 불필요하게 낭비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두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줄 전사적인 가치관이 필요하다.
가치관 경영을 실천하면 무엇을 하든 일관되고 명확한 기준에 따르기 때문에 시간과 자원의 유실이 적다. 또한 기업 가치관이 전 직원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구성원 각자에게 일의 의미를 부여해 모두가 즐겁게 일하도록 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의 손실이 적을 뿐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IBM, 소니, 웅진과 같은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의 흥망성쇠는 모두 가치관 경영의 실천 여부에 의해 결정되어왔다. 이들은 가치관의 중요성을 깨닫고 철저히 실천하면서 성공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지만, 이를 소홀히 하는 순간 다시 쇠락의 길을 걷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기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중소기업에게는 가치관 경영이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프롤로그, 절박함 속에서 찾아낸 경영의 마법, 가치관 경영
외환위기로 큰 피해를 입은 다수의 기업은 회생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앞 다투어 새로운 비전을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비전은 대부분 당시에 만든 것들이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비전은 어떻게 되었을까?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실천되고 있을까?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당시의 비전은 대개 컨설팅 기업에서 만들어준 것이기 때문이다. 비전수립 컨설팅이 때 아닌 성수기를 맞이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소위 ‘전문가’들이 기업에 방문해 경영자와 임직원들을 간단히 인터뷰하고, 그 결과를 세계적인 트렌드와 비교해가며 비전을 만들어주었다.
물론 결과물 자체는 세련되어 보였다. 그러나 그 안에 모든 구성원들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말처럼 ‘꿈을 남이 대신 꿔준’ 격이다. 그러니 그 꿈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실천하는 직원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p.119, 가치관 경영 2세대, 처음부터 다시 세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