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조망을 확보한 부엌 맞벌이로 늘 시간에 쫓기는 부부에게 가족의 커뮤니케이션을 꾀하는 시간과 식사시간, 집안일을 하는 시간은 아무래도 한정적으로 집약된다. 이럴 때 귀중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전망도 좋고, 마음도 안정시키는 곳이라면 바쁜 하루의 피로를 함께 풀 수 있으리라. 보통 거실이나 식당은 햇볕 좋은 남쪽으로 창을 배치하는데, 남쪽에 이웃집이 바싹 붙어 있으면 전망이 좋을 수가 없다. 대신에 N씨 집 동쪽에는 대지 저편으로 멋진 바다 경치가 펼쳐져 있다. 낮에 줄곧 비워두는 이 집은 한낮의 햇볕보다 조망을 우선으로 한 LDK(Living-Dining Kitchen:거실과 식당, 부엌을 병용한 형태) 배치를 하기로 했다. 큰 배가 유유히 항해하는 그림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이 멋진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천장까지 닿는 큰 창은 LDK 벽의 대부분을 사용하는 넓은 개구부(開口部:건축물의 채광이나 환기, 출입 등을 위해 낸 창이나 출입구 부분)로 만들기 위해 건물의 구조를 벽의 양을 걱정할 필요 없는 중량철골조(고중량에 견디는 강도가 높은 철골 구조재)로 했다. 현관에서 거실로 들어가는 입구는 이 창을 향해 사선 45도로 설치해 놓아, 문을 열면 눈앞에 탁 트인 시원한 바다 풍경이 들어온다.
--- p.13~15
아이와 만나는반가운 그곳, LDK 30대 M씨 부부의 집에는 밝고,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2층의 LDK를 추천했다. 그 이유는 2층일 경우에는 지붕 모양을 이용해서 복층구조(여러 층의 건물 내부에서 천장이나 마루를 두지 않고 몇 개 층을 훤히 뚫어놓는 구조)와 같은 높은 구배천장으로 처리함으로써 같은 넓이에서도 1층보다 넓게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동선은 LD를 지나 방으로 가게 했다. 문을 열면 거실의 일부가 되기도 하는 LD를 늘 가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도록 배치했다. 부엌은 LD와 하나로 된 오픈 타입으로, 부엌일을 하면서도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부엌 안쪽에는 음식물 쓰레기와 깡통, 빈 병 등을 일시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작은 서비스 발코니를 만들었다. 이곳은 2층에 부엌을 배치했을 때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보물 같은 공간이다. 그 옆의 세면실로 이어지는 미닫이문을 열면, 계단 공간을 둘러싸고 2층 전체를 돌아다닐 수 있어 동선도 원활하다. 개방형 오픈 부엌도 거실에서 보이는 시선을 고려해, 가전제품이나 자주 쓰는 도구를 수납한 곳에는 거실에서 보이지 않는 높이까지 계단 공간의 난간을 겸한 요벽(腰壁:지반 또는 바닥면에서 높이가 90cm 정도인 벽)을 설치했다. 오픈 부엌에서는 환기팬의 커다란 후드가 '부엌'이란 느낌을 갖게 하므로 거실에서 보이는 시선을 고려해 후드 없이 직접 빨아들이는 그린하이키를 설치했다. 불 가까이에서 빨아들이는 방식이므로 냄새가 퍼질 염려도 적고 깔끔한 모양의 환기팬이다. 부엌에서 식당으로 이어지는 긴 카운터는 다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리대보다 높이를 약간 낮추었다. 이곳은 생일 모임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날에는 상을 차리는 공간으로, 혹은 아이들의 작품 전시 코너로, 평소에는 컴퓨터를 놓고 집을 관리하는 코너로 이용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LD의 벽에는 단란한 가족사진을 붙이는 코르크보드를 걸어 따뜻한 분위기가 나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 p.99~103
가정 선생님의 통찰력이 엿보인 이상적 부엌 K씨 집은 맞벌이 교사로 생물을 가르치는 K씨와 가정을 가르치는 K씨 부인이 고등학생 딸과 함께 살고 있다. 가사는 부부가 분담하고, 식생활을 비롯해 생활하기 좋은 방 배치와 집 점검에 이르기까지 이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리모델링 전의 집은 수납공간이 적고 설비 기기도 부족했다. 그래서 뒷정리와 설거지, 청소 등 집안일에 늘 쫓기고 있었다. 또한 통풍도 좋지 않아 좀더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지내고 싶다는 희망으로 이번에 거실과 수돗가, 특히 부엌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했다. 원래 부엌은 일부가 경사진 변형이었지만, 남쪽에 정원이 있고 동서로 통풍이 되는 상태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경사 부분을 좀더 늘려서 부엌문을 서쪽으로 확보했다. 부엌문은 닫은 상태에서도 바람이 잘 통하도록 내리닫이(두 짝의 창문을 서로 위아래로 오르내려서 여닫는 창)를 달아 서쪽에서 부는 바람을 끌어들였다. 통풍이 잘 되는 이 부엌문은 흙 묻은 채소를 보관하는 장소로도 쓰이고 있다. 부엌문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개수대 앞과 세면실, 욕실 등에 루버 창을 설치했다. 이중 창문은 한쪽 면만 바람이 통하지만, 루버 방식은 전면으로 바람이 들어오고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2층 천장에 설치한 대형 환기팬을 돌리면 집안 전체에 바람이 불어 여름엔 에어컨 없이도 지낼 수 있다. 설거지 담당인 남편의 바람으로 빌트인 식기세척기가 있는 시스템키친을 설치했다. 조금이라도 수납공간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환기팬은 그린하이키를 사용하고, 후드를 설치할 자리에는 상부 수납장을 달았다. 가열대 가까이에서 배기가 되므로 청소의 번거로움을 덜게 되었다.
--- p.197~199
예산은 미리 확실하게 정한다 사용 가능한 금액이 얼마인지 확실히 알고, 부족하면 주택융자나 은행에서 빌릴 방법을 생각해 둔다. 너무 아슬아슬하게 예산을 세우면 나중에 힘들게 되므로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한 뒤에도 유지·관리에 돈이 들고, 몇 년 후에는 수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에는 벽이나 바닥을 벗겨내 보면 부식되어 있어서 기둥까지 바꿔야 할 경우도 있으므로 조금 여유를 가지고 금액을 정할 필요가 있다. 주택융자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조건도 다양하기 때문에 성급히 판단하지 말고 팸플릿을 받아서 꼼꼼히 조사하도록 한다.
--- p.362
설계사무소와 건축업자를 현명하게 고른다 부근 건축사무소에 의뢰를 하든, 설계사무소나 리모델링 전문회사에 의뢰를 하든 간에 되도록 신중하게 결정하기 바란다. 단지 아는 사람이니까 맡긴다든지, 유명하니까 맡긴다는 식으로 결정하지 않도록 한다. 일단 직접 만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지부터 확인한다. 너무 바쁘거나 서툴러서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못하는 사람과는 일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에 주택 설계나 공사를 별로 해보지 않은 사람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실제로 해온 일을 보여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의문점이 있으면 질문하고 성실하게 답변을 하는지 확인한다. 또한 인테리어 취향은 감성의 문제이므로 자신의 성향과 너무 다를 경우 포기하는 편이 낫다. 어쨌든 주거지는 자신의 생활을 숨김없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없으므로 이 사람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도중에라도 바꾸겠다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건축사무소를 고를 때 너무 먼 곳의 업자는 완공하고 나서 보수나 수리가 필요할 때를 생각해 피하는 것이 좋다.
--- p.363~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