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독자들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가이드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책 전체를 읽지 않더라도 핵심 포인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모두가 분주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 시대에 책 읽기를 즐겨 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 선별된 목록을 제공하면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책이다. 선택 대상이 된 책들은 대부분 실용서와 트렌드서 그리고 미래 전략서들이다. 간혹 인문학을 포함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비즈니스맨을 위해 선별된 책들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는 책들이라고 생각한다. _ 서문 중에서
오늘날 책 읽기는 예전처럼 인기 있는 활동이 아니다. 그러나 소비 주체로서의 삶이 아니라 생산과 투자 주체로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사람이라면, 책 읽기 습관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결국 승자는 자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 즉 창의적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상물의 소비가 대세를 이루는 시대지만, 다수가 가는 길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책과 영상물이 낳는 가치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간격이 놓여 있다. 가치와 재미, 투자와 소비, 묵직함과 가벼움, 성찰과 찰나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살아가야 이 험준한 세상 변화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_ 서문 중에서
자서전 성격이 강한 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이 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하나는 1992년 이래 IT업계 최전선에서 능력을 발휘해온 사람이 현재의 기술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의 시각을 통해 기술 변화의 전모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다른 하나는 나델라가 리더십의 최고 요건으로 꼽은 ‘공감’에 관한 이야기다. “공감은 부침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고백처럼 MS의 부활을 가능케 한 리더십의 요체는 그가 가진 공감 능력이었다. 공감은 타인의 입장에서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심적 상태를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리더십과 공감의 상호관계는 다음과 같다. “공감 능력은 리더십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모든 사람에게서 최선을 이끌어내는 힘이기도 하다. 공감 능력은 개인이나 팀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노력과 관련된 것으로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 pp.17~18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다른 형식의 스토리텔링과 달리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목적을 갖고 있어야 하고,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돼야 하고, 믿을 만해야 한다. 세 가지가 적절히 버무려질 때 효과가 나온다. 특히 리더에게 스토리텔링은 중요하다.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스토리는 리더가 가진 것 중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말한다. 그만큼 리더십의 핵심이다. 데일 카네기도 “사람을 대할 때는 논리의 산물이 아니라 감정의 산물로 대하는 것임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일찍이 수사학에 관한 명저를 남긴 아리스토텔레스도 설득의 세 가지 주된 형태를 로고스(논리), 에토스(개인의 신뢰도와 성품), 파토스(감정적 연계)라고 주장한 바 있다. --- p.35
불황의 칙칙한 분위기가 사회를 감싸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세라그룹의 이나모리 명예회장이 주는 메시지는 또렷하다. 상황이 어떻든 간에 ‘왜 나는 처음 이 일에 뛰어들었는가’, 그리고 ‘이 일은 올바른 것인가, 그른 것인가’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누구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을 바로 세우는 질문, 사업가의 자질과 능력을 키우는 법, 무너진 조직을 혁신하는 법, 가시밭길도 헤쳐나가는 성공 방정식, 마지막까지 잊지 않아야 할 초심 등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어느 페이지에서부터 읽어도 갖가지 지혜들로 가득 차 있다. 마치 잠언을 읽는 것처럼 줄을 긋고 마음에 새기고 싶은 문장들이 그득하다. --- p.47
독일에서 인더스트리 4.0이 등장한 이유는 제조 분야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가 이런 환경에서 제조업을 해야 한다면 인더스트리 4.0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SAP코리아의 정대영과 보쉬코리아의 하희탁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각 사의 변화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 할리데이비슨의 요크 공장, 보쉬의 홈부르크 공장, 독일 블라이햐흐 공장 등에 대한 소개가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지멘스 공장 내 모든 기계장치는 통합 운영 소프트웨어에 연결돼 있고, 1000개의 센서와 스캐너가 부착돼 있어 기계 이상이나 불량품을 감지해낸다. 수만 개의 부품에는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어 조그만 이상이 생겨도 즉시 어떤 부품이 잘못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컴퓨터가 분석하는 데이터는 1일 5000만 건 정도가 되고, 연간 182억 건이 넘는다. --- p.72
가벼운 것의 하이퍼모던한 혁명은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바이오테크놀로지까지, 나노 물체에서 첨단 기술 제품까지, 날씬함에 대한 숭배에서 가벼운 먹거리까지, 활강 스포츠에서 긴장 해소 테크닉까지, 패션 경향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가벼움은 하찮고 무의미한 유행이 아니라 총체적인 사회적 사실로 자리 잡고 있으며, 세계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가벼운 것의 문명은 결코 가볍게 사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사회적 규범의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삶은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업, 불확실성, 빠듯한 일정, 삶의 무게감은 훨씬 묵직해지는 시대가 됐다. --- p.108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뭘 원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의 10대가 미래 소비자로 성장하면 그들은 자동차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자동차의 특성을 기계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그들은 운전 자체를 시간 낭비로 간주하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뭐든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저자들의 주장은 이렇다. “자율주행차의 기술적 준비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다만 그 기술을 받아들일 사회적 준비가 덜 돼 있을 뿐이다.” --- p.117
근래에 우리 사회에서 분노를 사고 있는 갑질과 같은 문제도 상대를 배려할 줄 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당신을 존중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는 태도로 표시된다. 이 때문에 때때로 태도는 사실 그 자체보다 중요하다. 장소와 환경에 맞는 시의적절한 태도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전달할 수 있다. “모든 동료를 똑같이 존중하고 친절하게 대하며 늘 올바른 태도를 보여라. 항상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칭찬과 격려, 축하, 사과를 아끼지 말아라.” 이처럼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실천하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타고난 품성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훈련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 p.127
“지식에는 사람을 니힐리즘에 빠뜨릴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새겨둘 필요가 있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 가운데 노년에 허무주의에 빠지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자본주의적 지식은 경제적 유용성에 합당할 경우 가치가 높은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용성이 없는 모든 지식은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실용적인 목적이 아니더라도 자신에 대해, 삶에 대해, 그리고 사회에 대해 알고 싶은 욕구에 기초한 독서가 필요하다. 읽는 의미를 스스로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식이 가져올 수 있는 허무로부터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다. 독서를 통해 우리는 타인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불황 속에서도, 역경 속에서도 큰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다르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항상 통념과 다른 힘찬 주장을 펼친다. --- p.149
가난한 백인 가정에서 자란 저자가 빈곤층을 돕기 위한 국가 정책에 대해 내뱉은 일갈은 의미심장하다. “자립 의지가 없다면 그런 것들은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다.”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한 사회적인 구호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저자는 가난의 책임이 무기력, 불성실, 무책임, 무계획 등과 같은 개인적 잘못에 기인하는 바도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평생 무책임과 마약에 젖어 산 어머니와 그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려 하지 않는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스스로 지키려는 의지가 없다.”
--- p.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