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으로부터 새롭게 알 수 있는 사실은 이밖에 또 무엇이 있을까?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구형인가? 다른 모양이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가? 물론 있다. 이것도 바로 중력 때문이다. 중력은 모든 것들을 서로 끌어당기게 하고, 당기는 힘은 거리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같은 거리에 있는 동일한 물체들은 중력의 크기가 같다. 즉, 지구의 표면은 중심으로부터 거리가 모두 같기 때문에 동일한 중력이 작용하여 지금과 같은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세밀하게 관찰해보면 지구의 정확한 모양은 완전한 구형이 아니라 약간 일그러진 타원형인데, 이것은 자전에 의한 원심력이 적도 근처에서 제일 강하게 나타나기 때무니다. 실제의 측정 결과도 지구가 타원체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찌그러진 정도, 즉 이심률까지도 정확하게 알려져 있다. 지구뿐만 아니라 태양과 달 등의 천체들도 중력법칙에 의해 모두 구형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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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이전에는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이 권좌를 차지하고 있었다. 전혀 다른 존재로 여겨졌던 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은 상대성이론에 의해 '4차원의 시공간'으로 통합되었고, 중력을 설명하기 위해 '휘어진 시공간'의 개념이 도입되어 있었다. 따라서 물리학의 주된 무대는 시공간이었으며 중력은 시공간을 변형시키는 원인으로 이해되었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변화를 겪던 무렵에 입자의 운동에 관한 법칙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뉴턴이 발견했던 '관성'과 '힘'의 법칙이 원자에는 통하자 않았던 것이다. 아주 작은 규모(미시적 세계)에 적용되는 법측은 큰 규모(거지석 세계)의 경우와 전혀 딴판이었다. 이것 때문에 물리학은 한층 더 어려워졌지만, 그와 동시에 아주 재미있는 학문이 되기도 했다. 왜 어려워졌을까? 미시세계에서 작은 입자들의 행동방식이 너무나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사람은 미시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이 희한한 행동양식을 체계적으로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분석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 밖에 없었으며,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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